Z세대를 중심으로 ‘소버(Sober, 술에 취하지 않은) 라이프’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소버는 금주하거나, 취하지 않을 정도로 소량의 알코올만 섭취를 하는 음주 방식을 뜻한다.
채용 플랫폼 캐치가 Z세대 1,801명을 대상으로 ‘음주 빈도’를 조사한 결과, Z세대의 음주 빈도는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혀 마시지 않는다’는 응답이 31%로 가장 많았으며, ‘거의 마시지 않는다’가 25%, ‘월 1~2회 마신다’가 23%로 뒤를 이었다. ‘주 1회 이상 마신다’는 응답은 21%였다.
음주 정도에 대한 질문에서는 ‘보통(취했지만 의식이 또렷한 상태)’으로 마신다는 응답이 41%로 가장 많았고, ‘조금(살짝 취기가 오른 상태)’이 34%로 뒤를 이었다. 이어서 ‘아주 조금(전혀 취하지 않은 상태)’이 19%를 차지했으며, 그 이상으로 ‘많이(기억이 희미해질 정도)’ 마신다는 응답은 6%에 불과했다.
‘술을 마시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스트레스 해소, 기분전환’(52%)이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서’(46%), △‘친목도모 및 어색함 해소’(30%) 순이었다. 이 외에도 △술과 안주가 맛있어서(15%) △동아리, 학회 등 행사 참여를 위해(13%) △새로운 경험을 위해(8%) 등의 응답이 나왔다.
선호 주종으로는 ‘맥주’와 ‘소주’가 각각 39%, 24%로 가장 많았다. ‘하이볼(13%)’이 그 뒤를 이었으며 △와인(8%) △칵테일(7%) △위스키(5%) △막걸리(3%) △무알콜 주류(1%) 순으로 나타났다.
즐거운 술자리를 위한 필수 요소로는 ‘자율적인 참여’가 42%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어서 △편안한 분위기 조성(19%) △음주 강요하지 않음(18%) △맛있는 안주, 좋은 장소(10%) △적당한 시간에 마무리(8%) △체험과 즐길거리(2%) △함께하는 사람들(1%) 순이었다.
Z세대의 소버 트렌드는 건강을 중시하는 성향과, 음주 강요 문화에 대한 거부감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들이 코로나19 시기에 단체 음주 문화와 멀어진 경험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도 비슷한 문화가 자리잡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18∼34세 중 술을 마신다고 답한 비율은 62%로 20년 전보다 10%P 낮아졌다. 일본 여론조사기관 빅로브 조사에서도 20∼24세의 약 80%가 ‘술을 먹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지난 4월 영국 시장조사업체 민텔의 조사 결과, 16~25세 응답자의 40%가 ‘술 소비를 제한한다’고 밝혔으며, 주요 이유로는 ‘알코올의 정서적 영향’이 꼽혔다. 이밖에 ‘칼로리 걱정’과 ‘비용 절감’ 등의 이유가 나왔다.
또 틱톡에서 소버 라이프를 뜻하는 #sobercurious(소버 큐리어스) 키워드로 게시된 동영상은 각각 10만 개 이상 업로드 되었으며, 이에 동참하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