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로제도 '오피스코어'…트렌드 따라가는 '킥'은[최수진의 패션채널]

오피스코어 핵심 아이템 슬랙스
스타일 살릴 수 있는 '핏' 가장 중요

미쏘 기장 선택 가능한 핏업팬츠 인기
8월~11월 매출, 전년比 150%↑

왼쪽부터 제니, 로제. (사진=제니, 로제 인스타그램)
올해 패션업계는 과하지 않고 차분한 스타일이 유행했습니다. 올드머니룩, 스텔스 럭셔리, 드뮤어룩…. 공통점은 '절제미'죠. 단정하고 차분한 의상을 매치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보여주는 겁니다.

요란하고 갈등 많은 경쟁에 지친 사람들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벗어나 조용히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현대 사회의 분위기가 패션 트렌드에도 스며든 거죠. '조용한' 휴가, '조용한' 사직, '조용한' 해고. 패션업계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조용함'을 원하고 있거든요.

'오피스코어(Office Core)'가 유행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오피스코어는 사무실을 의미하는 ‘오피스(Office)’와 자연스러운 멋을 추구하는 스타일인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로, 직장룩의 일상화를 의미하는 신조어입니다.

캐주얼이 아닌 재킷, 셔츠, 슬랙스 등이 오피스코어룩에 해당하죠. 1990~2000년대의 남성 정장 디자인 특징인 파워 숄더(어깨 라인이 두드러지는 형태), 클래식 테일러링(고전 정장 느낌이 나는 재단) 등 Y2K 요소가 들어간 게 특징입니다.

블랙핑크 멤버인 제니와 로제도 슬랙스 패션을 종종 보여주고 있는데요. 오피스코어 핵심 아이템으로는 슬랙스가 있습니다. '느슨하다'는 뜻의 형용사 슬랙(Slack)에서 유래된 단어로, 1930년대 여유 있는 헐렁한 바지나 군대용 작업 바지를 지칭했죠. 현재는 깔끔하면서도 편안한 실루엣의 바지를 통칭하는 말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에는 신축성이 우수하면서도 깔끔한 실루엣을 연출할 수 있어 일상복부터 오피스룩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사진=미쏘


기본 아이템으로 인기가 좋은 슬랙스 핏은 '와이드'와 '부츠컷'입니다. 와이드핏은 통이 넓은 루즈한 실루엣으로 편안함과 스타일리시함을 동시에 살릴 수 있으며, 핀턱 디테일로 세련미를 더할 수 있습니다. 부츠컷은 허벅지 라인까지는 슬림하게 떨어지다가 종아리 선부터 자연스럽게 퍼지는 실루엣으로,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를 주고요.

이 슬랙스의 '킥(Kick, 한방)'은 딱 떨어지는 핏(Fit)이라는 걸 아시나요. 너무 짧거나, 너무 끌리면 오피스코어의 멋이 안 나기 때문입니다.

이랜드월드의 여성 SPA 브랜드 미쏘는 이 '킥'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여성 고객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핏업팬츠'를 선보였거든요. 핏업팬츠는 160cm와 165cm 기준으로 기장을 별도 출시하는 등 내 키와 체형에 딱 맞게 ‘나만의 핏'을 만드는 게 이 제품의 핵심입니다. 14년간 쌓아온 미쏘의 디자인 및 생산 노하우를 담아 한국 여성 체형에 가장 잘 맞는 핏으로 디자인됐고요.

매년 바뀌는 트렌드와 고객 조사를 통한 피드백을 반영해 상품 디테일을 수정하면서 핏업팬츠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 8월부터 11월 28일까지 핏업팬츠(데님, 슬랙스 포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슬랙스는 FW시즌 매출 기준 전년 동기 대비 70% 더 팔렸다고 합니다.

이랜드 미쏘 관계자는 "올해에도 슬랙스의 Y존 핏이 더 깔끔하게 떨어질 수 있도록 힙 사이즈를 2.5cm 수정하는 등 고객 피드백을 적극 반영했다"라며 "앞으로도 사이즈와 핏, 컬러 등 고객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하여 하나의 스타일도 선택지를 세분화한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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