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의 창업자 장중머우(모리스 창)가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한국 정치를 비판해 화제다.
지난 10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모리스 창은 자신의 자서전 기념 기자회견에서 TSMC와의 경쟁에서 뒤처진 삼성과 인텔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경쟁력을 두고 “기술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와 정치권의 탄핵 논란이 삼성전자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그는 “현재 한국이 처한 혼란스러운 상황이 삼성의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리스 창은 삼성전자가 TSMC 추격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몇 가지 기술적 문제”에 있다고 봤다. 이는 삼성전자가 TSMC에 앞서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에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도입했지만 수율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의 협력에는 부정적이었다. 그는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메모리 사업을 하고 싶어 했고 (나에게)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 협력하자’고 했다”며 “TSMC가 삼성과 협력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으며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대규모 적자를 겪고 있는 인텔에는 경영 전략에 문제가 있었다고 봤다. 모리스 창은 “인텔은 파운드리 전략에 문제가 있었고 이제는 최고경영자(CEO)도 사임했다”며 “아마 두 문제 모두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TSMC에 대해선 “경쟁사가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모리스 창은 미국 반도체 회사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서 25년간 근무한 뒤 반도체 산업의 분업화를 예견하며 ‘파운드리’라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가지고 대만으로 돌아왔다. 1987년 TSMC를 창업해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으로 이끌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