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만난 최태원 "불확실성 공포 가장 커…정부 외교력 절실"

"무쟁점 법안 연내 통과" 당부
"韓 정상 작동 긍정 시그널 될 것"

우원식 국회의장과 4개 경제단체장들이 12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초청 경제단체 비상간담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우원식 국회의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무쟁점 법안의 연내 통과를 요청했다.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17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함께 국회를 방문해 우 의장과 '경제계 비상 간담회'를 열었다.

우 의장은 "탄핵소추안 가결로 불확실성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때까지 정치계와 경제계가 차분하고 기민하게 경제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 의장은 "여·야·정과 해법 모색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정부는 민생을 살리기 위한 재정 투입에 발 벗고 나서주고 여야와 경제계의 논의 테이블에 적극 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제단체장들은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조속한 민생 안정 입법을 당부했다. 특히 기업의 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법안의 경우에는 신중하게 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최 회장은 "비즈니스는 어떤 상황에서도 멈출 수 없다. 경제에 있어 가장 큰 공포는 불확실성"이라며 "최근 상황을 보면 대외 국가신용등급이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우려도 전했다. 최 회장은 "기업들이 우려하는 것은 미 새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변화 가능성"이라며 "판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 기업들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최 회장은 "정부의 외교력이 절실한 시점이고 대외적으로 문제해결 창구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의장님의 적극적 역할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최 회장은 "여야 모두 민생 안정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데 초당적 협력을 통해 무쟁점 법안만이라도 연내 통과를 시켜달라"며 "그렇게 하면 대한민국이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긍정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손경식 회장은 "경제 살리기 입법에 적극 나서달라. 반도체 산업 등 보조금 지원과 근로 시간 규제 완화 입법을 추진해달라"며 "기업에 부담되는 상법 개정이나 법정 정년 연장 등은 더 신중히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김기문 회장은 "민생법안이나 세법 개정안 등은 여야의 이견이 없는 것이 많다"며 "임시 투자 세액 공제 연장이나 전통시장 카드 사용액 소득공제율 상향 등을 통과시켜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건의했다.

윤진식 회장도 "지금 어려운 때니 기업에 힘을 주는 입법은 적극 추진하고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사안은 당분간 신중해달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데 대미 친선 의원 외교도 해달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같은 단체장들의 의견에 "미쟁점 법안들은 법사위에 70여건이 계류돼있는데, 이번 연말에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한 많이 통과시킬 것"이라고 화답했다.

우 의장은 대외신인도 회복을 위한 의회 외교 강화 요청과 관련, "미국과 일본, 중국, EU(유럽연합) 등 중요한 국가엔 특사를 파견해 대한민국이 흔들리지 않는 나라라는 점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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