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하지 않는 리더, AI 농기계로 글로벌 시장 공략[김준식 대동 회장 - 2024 올해의 CEO]

[2024 올해의 CEO]
김준식 대동 회장. 사진=대동


1947년 설립돼 77년간의 사업 노하우를 축적한 대동은 대동그룹의 모회사이자 국내 농기계 시장을 선도하는 1위 기업이다. 김준식 대동 회장은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세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동을 세계적인 미래농업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비전이 있기 때문이다. 대동은 2020년 이미 미래농업 리딩 기업 비전을 선포하고 △스마트 농기계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파밍(Farming) △로보틱스 △소형 건설 장비(이하 CCE)를 5대 미래 성장 사업으로 수립한 바 있다.

올해는 이 같은 비전이 본격적으로 현실화한 시기였다. 김준식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미래사업 핵심 요소인 ‘데이터-인공지능(AI)-로봇’이 기존 사업과 최대한 융합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사업 방향으로 주문했다. 이에 따라 대동은 올해 대동에이아이랩과 대동로보틱스를 설립했다. 대동에이아이랩은 그룹 내 모든 제품 라인을 AI로 대전환시키는 역할을, 대동로보틱스는 로봇 핵심 기술을 연구하고 사업화할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같은 신설 조직을 통해 대동은 자율주행 운반로봇, 4.5단계 자율 농작업 트랙터를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2025년 1분기 출시를 앞둔 자율주행 운반로봇은 작업자가 농작물을 수확하는 동안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추종하고, 적재물 하차 후 원래 위치로 돌아와 작업에 재투입된다.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한 온디바이스 AI 트랙터는 비전 센서와 AI 영상 기술을 적용해 농로·농지 경계선, 장애물 등 외부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작업한다. 대동이 올해 하반기 업계 최초로 선보인 이 로봇의 AI 기능은 국가기술표준원 기준 자율주행 4.5단계에 해당한다.

스마트 파밍 사업도 두각을 나타냈다. 대동의 AI 식물 재배기가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것이다. AI 식물 재배기는 씨앗 캡슐을 넣으면 기기 내 카메라가 품종을 인식해 이에 맞춰 온습도, 배양액 등의 환경을 자동 맞춤 조절한다. 대동은 AI 재배기 출시에 앞서 세계적인 전시회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세계 무대에서 눈도장을 찍었다.


경영 성과도 눈에 띈다. 올해 대동과 관계사의 누적 수주액은 1조8000억원에 달했다. 대동은 두산밥캣 미국법인과 4년 동안 3612억원 규모의 트랙터 OEM 공급을 하는 계약를 체결했다. 계열사인 대동기어는 올해 초 1836억원 규모의 현대차에 전기차 부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한데 이어 4분기에도 현대트랜시스에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용 부품을 공급하는 1조2400억원짜리 계약을 성사시켰다.

대동은 올해 중소형(60마력 이하)에서 중대형(61~140마력) 트랙터를 중심으로 유럽 법인 매출을 전년 대비 두 자릿수로 신장시키는 등 해외 시장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앞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 더욱 힘쓸 계획이다. 지난 3월 독일 함부르크에 물류 창고를 확보해 제품 및 부품 공급률을 크게 개선했고, 북미 법인 경영총괄을 맡고있는 윤치환 전무를 유럽 법인장으로도 선임하기도 했다. CCE의 글로벌 판매 확대와 튀르키예, 우크라이나와 같은 신시장 개척을 위한 CCE본부도 신설했다.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국내사업부문이 신설되기도 했다. 자율작업 농기계 및 농업로봇, 정밀농업 서비스, 커넥티드 서비스의 국내 판매를 위해 관련 기술 및 사업 기획을 담당했던 플랫폼사업본부와 국내 영업 조직을 통합한 것이다. 대동은 국내에서 먼저 미래사업의 성장 기반과 경험을 쌓은 뒤 성공한 제품 및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방침이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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