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의 혁신 사냥” 슈퍼앱 토스의 무한 확장, 글로벌 IPO도 노린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 2024 올해의 CEO]
입력 2024-12-27 08:50:53
수정 2024-12-27 08:54:45
금융 부문 올해의 CEO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 2024 올해의 CEO]올해 금융투자업계에서 단연 화제가 된 것은 토스의 실적이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종합금융플랫폼 토스는 올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성과를 수익성으로 입증했다. 그간 플랫폼 기업의 고질병으로 여겨졌던 ‘수익성’ 논란을 불식시킨 중심에는 창업주 이승건 대표의 혁신이 자리하고 있다.
토스는 2015년 2월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가 선보인 송금서비스로 세상에 등장했다. 용감한 서비스였다. 해외에선 핀테크 모델이 등장해 금융 전반을 뒤흔들 때였지만 한국의 상황은 달랐다. 비금융사의 금융서비스 진출에 제약이 많았기 때문에 스타트업 혁신에서도 금융만큼은 불모지로 남아 있었다. 그럼에도 비바리퍼블리카는 과감히 핀테크 분야에 뛰어들었다. 플랫폼 이름은 토스.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 없는 간편 송금이 주무기였다.
그해 토스는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애플·구글 앱 스토어에서 금융 부문 1위를 달성했고 회사는 국내외 벤처캐피털로부터 거액의 투자유치에 잇따라 성공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금융혁신의 불모지에서 이뤄낸 쾌거였다.
단 10초면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에 사람들은 모여들었다. 2017년엔 100만 다운로드란 기록을 세웠다. 토스는 여기에서 안주하지 않고 금융산업의 높은 장벽을 하나씩 허물었다. 2021년엔 토스증권과 토스뱅크를 선보였다. 서비스 시작 전부터 100만 명이 사전 신청할 정도로 토스의 혁신은 박수를 받았다.
송금·계좌·대출·보험·투자…. 금융을 쉽고 간편하게 함으로써 사용자를 끌어들인 토스는 토스의 세계를 무한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 방식은 사용자들이 단 한순간도 토스 앱을 떠나지 않도록 토스 내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토스가 택한 전략은 쉽고 간편한 금융 경험을 중심으로 사용자들이 즐겨 쓰는 일상의 서비스들을 앱 안에 녹여내는 것이었다. 예컨대 KTX 표를 예매하거나 식품부터 전자기기까지 공동구매도 토스 안에서 할 수 있도록 했다. 거리에 흔하게 보이는 킥보드나 자전거 대여, 아파트 관리비 내기 등등.
금융서비스를 통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생활서비스들이 토스 안에 모여들었다. 무려 70여 개의 서비스다. 토스의 세계는 무한 확장됐다. 금융을 기반으로 사용 친화적인 서비스를 확장한 토스의 현재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1910만 명이다.
‘슈퍼앱’ 토스의 세계가 구축되자 광고시장에서도 토스는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광고주들이 먼저 토스 문을 두드렸지만 2022년 9월에서야 디스플레이 광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광고사업에 나섰다. 성장 속도는 가팔랐고 플랫폼 기업의 숙제였던 수익성도 단번에 해결했다. 2024년 상반기 매출은 9141억원(연결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분기로 좁혀 보면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흑자전환했고 3분기에 연결 당기순이익도 분기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토스의 광고, 간편결제(토스페이), 대출중개 등 컨슈머 서비스 전반이 고르게 성장한 결과다.
이승건 대표는 “토스 서비스의 고른 성장과 계열사 및 관계사들의 실적 호조 덕분에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로 전환됐다”며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플랫폼의 건강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혁신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눈에 띄는 성과는 핫플레이스 매장마다 설치된 토스플레이스의 결제 단말기인 ‘토스 프론트’다. 출시 18개월 만에 전국 6만 개 가맹점에 도입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 은행, 보험을 넘어 오프라인 결제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가고 있는 토스의 다음 목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미국 증시에서의 IPO(기업공개) 절차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