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신동국 이사 해임안 부결, 모녀 등 4자 연합 지배력 우세
한미약품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에 대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종훈 대표이사 형제의 공세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송명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이 속한 일명 ‘4자 연합’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달 열린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에 이사회 구성은 기존 ‘형제우세’에서 ‘5대 5’로 전환돼 현재까지는 4자 연합이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 이에 따라 내년 3월로 예고된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4자연합의 우세가 예상된다.
19일 오전 서울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 형제측이 이사회 장악을 위해 추진했던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신동국 이사(한양정밀 회장) 해임안이 부결됐다. 찬성 표가 출석 주주의 3분의 2인 66.7%를 넘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자리를 지키면서 형제측 인사로 알려진 박준석·장영길 사내이사의 선임안은 자동 폐기됐다. 이에 따라 10명의 이사 중 모녀와 형제가 6 대 4를 차지한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은 그대로 유지되게 됐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고(故) 임성기 회장의 고향후배로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 주주이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당시에는 형제의 손을 들었으나, 최근 모녀의 편으로 돌아서며 킬링턴 유한회사까지 합류한 4자연합의 ‘키맨’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달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이사회에 합류하기도 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송영숙 회장 체제에서 승진한 모녀측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지주사를 장악했던 형제측은 박 대표를 사장에서 팔탄공장 전무로 강등시키는 등 그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박 대표 해임에 실패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주총 이후 형제측의 역공은 실패한 셈이 됐다. 이날 박 대표 외에 주요 관계자인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임종윤·종훈 형제 등은 모두 불참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