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악력 커진 강호동 회장…차기 농협은행장에 ‘복심’ 강태영(종합)

‘경남’ 출신 강태영, 강호동 회장과 동향
임추위 “내부통제·디지털 혁신 적임자” 평가

농협금융, 5개 계열사 대표 물갈이
농협생명 박병희·손보 송춘수·캐피탈 장종환 새 대표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3월 11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제25대 회장 취임식을 갖고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사진은 강 회장이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경제신문 임대철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NH농협금융지주에 대한 장악력을 넓혔다. 농협금융지주는 차기 농협은행장에 강태영 농협캐피탈 부사장을 내정하는 등 5개 계열사 대표 교체를 단행했다고 20일 밝혔다.

그간 강 회장이 농협금융 장악력 강화를 위해 농협은행장에 동향 출신 인사를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경남 합천 출신인 강 회장과 동향인 경남 출신 인사들이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강태영 내정자도 후보 중 한 명이었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다. 지주 회장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 최고영자(CEO) 인사는 강 회장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강 내정자는 1966년생으로 진주 대아고, 건국대를 졸업한 이후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농협은행 서울강북사업부장과 디지털전환(DT)부문 부행장 등을 거쳐 현재 농협캐피탈 지원총괄 부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강 내정자는 DT부문 부행장 재임 시 농협금융 디지털금융부문 부사장을 겸임하며 지주 회장과 함께 뱅킹 앱을 그룹 슈퍼플랫폼으로 전환하는데 앞장섰던 디지털 전문가”라며 “농협은행이 내년 디지털 혁신 주도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을 주요 경영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신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춘 강 내정자가 데이터에 기반한 초개인화 마케팅을 적극 실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농협은행에서 올해 들어 6번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점도 행장 교체 이유로 들었다. 임추위는 “최근 빈번히 발생한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서 금융권이 내부통제와 인적 쇄신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사 경험과 변혁적 리더십을 갖춘 강 내정자는 내부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적재적소 인사 구현을 통해 농협은행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추위는 새 농협생명의 대표이사로 박병희 농협생명 부사장을 추천했다. 1966년생인 박 내정자는 대구 청구고, 경희대를 졸업하고 1994년 농협중앙회에 몸을 담았다. 이후 농협은행 대구영업본부장등을 거쳐 현재 농협생명 농축협사업부문 부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농협손보 대표에는 송춘수 농협보험 부사장을 지명했다. 마산중앙고, 연세대를 졸업한 송 전 부사장은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에 농협손해보험 마케팅전략본부장과 법인영업부장을 거쳐 고객지원부문 부사장을 맡았다.

NH농협캐피탈 대표에 장종환 농협중앙회 상무를 추천하고 NH저축은행 대표로는 김장섭 전 농협생명 부사장을 추천했다. 계열사 대표 교체의 바람 속에서도 김현진 NH벤처투자 대표는 그동안의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연임을 추천받았다.

이번에 추천된 후보자들은 이달 중 해당 회사별 임추위 또는 이사회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2025년 1월에서 2026년 말까지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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