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본사 앞 고공농성 돌입한 하청 노조…한화오션 "협력사 인사권 관여 불가"

김형수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이 3월 15일 한화빌딩 앞 철탑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사진=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선업 하청업체 노동조합이 서울 장교동 한화 본사 앞 30m 높이의 CCTV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한화오션이 대화를 통한 해결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6일 한화오션은 "협력사 근로자들에 대한 상여금 지급은 각 협력사가 재무적 지급 여력을 기반으로 근로자 대표와 교섭하고 의사결정해야 하는 협력사 고유의 경영활동"이라며 "상여금 지급 규모 등에 대해 한화오션에 요구하는 것은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거통고) 조선하청지회는 지난해 11월 경남 거제 한화오션에서 단체교섭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해 지난 1월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 앞으로 장소를 옮겼다. 한화그룹 본사 앞 천막농성은 지난 15일부로 68일째에 접어들었다.

이들은 단체교섭에서 연간 상여금 300% 지급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거부하자, 현행 50%보다 조금이라도 인상해 달라는 양보안을 제시했음에도 회사가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5일부터 김형수 조선하청지회장이 본사 앞의 폐쇄회로(CC)TV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조선하청지회의 '협력사 상용직 고용 확대' 요구에 대해서도 "개별 협력사의 경영적 판단 및 인사권에 관계되는 것으로, 한화오션이 관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다만 협력사들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상용직의 고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형수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이 3월 15일 한화빌딩 앞 철탑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사진=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선하청지회의 '과거 연간 550%의 상여금이 지급됐으나 모두 삭감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협력사들이 2018년 이후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전환해 급여에 포함, 더 안정적인 임금 체계를 마련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반박했다.

한화오션은 2023년 5월 출범 이후 외주 단가 인상률을 2023년 7%, 2024년 5%로 책정하는 등 사내 협력사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생산공정 정상화 기여 등을 고려해 협력사들에 '생산안정 격려금' 등 약 400억원을 지급했고, 협력사 경영 안정 지원을 위해 1100억원의 예비비 및 선급금을 선제 지원했다고 밝혔다.

올해 공정 목표 달성에 부합하는 사내 협력사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을 위해서는 약 700억원 규모의 예산을 별도로 책정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 사내협력사협의회에서도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대화를 하고 있으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와 교섭 사내협력사 노사간 단체교섭 협의가 이뤄짐으로써 김형수 지회장의 고공농성이 조속히 중단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