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너 내 51번째 주가 되어라' 발언에... 美, 관광 수입 92조원 증발 위기
입력 2025-03-17 16:11:43
수정 2025-03-17 16:13:14

17일 워싱턴포스트(WP)는 여행 조사기관 투어리즘 이코노믹스를 인용해 이 같은 전망치를 내놓았다. 투어리즘 이코노믹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관세 정책을 비롯한 호전적인 언행이 관광객들의 반감을 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을 찾은 해외 관광객은 전년동월 대비 2.4% 감소했다. 아프리카(9%)에서 감소세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아시아(7%)와 중남미(6%)가 뒤를 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공격 대상’이 되는 중국발 입국자 수는 11% 감소했다.
WP는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관세 정책이 캐나다와 서유럽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캐나다와 서유럽발 여행객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등 노골적인 영토 야욕을 드러냈었다. 이에 대응해 쥐스탱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는 ‘미국에서 휴가를 보내지 말라’는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실제로 미국을 방문하는 캐나다인의 수가 줄고 있다. 캐나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를 이용해 미국을 방문한 캐나다인의 수는 23% 감소했고, 비행기를 통해 미국을 방문한 캐나다인은 13% 감소했다.
캐나다 관광객은 미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캐나다 국적의 여행객은 2040만명이었으며, 205억 달러(약 29조6700억원)를 지출했다. 미국 여행 협회(U.S. Travel Association)는 캐나다인의 미국 여행이 10% 감소할 경우 약 21억 달러(약 3조390억원)의 지출 감소와 1만 4000개의 일자리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한다.
투어리즘 이코노믹스의 대표 아담 삭스는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캐나다 간 긴장이 지속될 경우 예상 손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라며 "캐나다는 미국의 가장 중요한 방문객 시장이므로 그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우려 속에서 미국 항공사들은 여행 수요 둔화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델타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아메리칸항공 등 미 주요 항공사들은 1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고송희 인턴기자 kosh112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