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자신 없다” 트럼프 발언에 중동 긴장 고조...국제유가 '출렁'

사진=연합뉴스
전날 급등했던 국제 유가가 오늘(12일)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며 중동 내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지 않아, 유가가 다시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2일 오후 기준, 국제유가의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7월물은 전장보다 0.44% 하락한 배럴당 69.4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 역시 0.26% 내린 67.97달러를 기록 중이다.

전날(11일) 브렌트유와 WTI는 각각 4.34%, 4.88% 급등하며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브렌트유는 69.77달러, WTI는 68.15달러에 마감됐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69달러선 위로 올라선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4월 2일 이후 2개월 만이다.

이번 유가 급등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격히 고조된 것에 반응한 결과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핵 협상 타결 가능성에 점점 자신이 없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로이터통신이 “미국 정부가 이라크 주재 대사관의 대피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가 급격히 확산됐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이 정도 수준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예측하지 못했다”며 “급작스럽고 민감한 반응이 유가에 즉각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하루 만에 유가가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열에 대한 자연스러운 되돌림"으로 해석하고 있다. 비벡 다르 호주 커먼웰스은행 에너지 리서치 디렉터는 “브렌트유가 70달러에 근접한 것은 과도한 상승이었다”며 “미국은 아직 이란의 구체적인 공격 징후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65달러 이상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추가 상승을 위해선 뚜렷한 촉매 요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OANDA의 켈빈 웡 수석 애널리스트도 “전날 유가는 기술적 저항선을 돌파하며 단기 과열 신호를 나타냈다”며 “주말 예정된 미국-이란 간 협상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일부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동 정세 불안은 뉴욕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하며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포인트 하락한 42,865.77에 마감했고, S&P500지수는 16.57포인트(0.27%) 하락한 6,022.24, 나스닥지수는 99.11포인트(0.5%) 내린 19,615.88을 기록했다.

고송희 인턴기자 kosh112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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