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의장, 가족·건강보장 중심으로 교보생명 새 판 짠다[2025 100대 CEO]
입력 2025-06-30 12:00:17수정 2025-06-30 12:00:17
[2025 100대 CEO]
교보생명은 오너일가가 직접 경영하는 유일한 보험사다. 창업자인 고 신용호 명예회장의 장남 신창재 교보생명 의장이 25년 간 회사를 이끌고 있다.
신 의장은 교수에서 경영자로 변신한 독특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를 지내다 1993년 공익재단인 대산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았고 1996년 교보생명 부회장을 역임했다. 2000년 5월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하면서 경영 일선에 나섰다.
취임 당시엔 IMF 외환위기로 회사가 큰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거래하던 대기업이 연쇄 도산하면서 2조4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다. 신 의장은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착수하며 위기를 정면돌파했다. 외형경쟁을 중단시키고 고객중심, 이익중심의 ‘퀄리티(Quality) 경영’이라는 처방을 내놨다. 질적 성장과 내실로 승부하겠다는 것.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전략이었다.
잘못된 영업관행을 뜯어고치고 경영의 패러다임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전환시켰다. 영업조직도 정예화하는 한편 중장기 보장성보험 위주로 마케팅 전략을 전환하는 방식으로 경영효율 및 생산성 향상에 주력했다. 임직원들과 자주 소통하며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고객 중심 기업문화 정착에 힘을 기울이기도 했다.
그 결과 교보생명은 매년 6000억 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는 안정적 수익기반의 회사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별도 기준 698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용평가사들도 그 성과를 인정하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피치로부터 A+ 등급을 13년째 유지하고 있으며, 무디스로부터도 A1 등급을 11년 연속 부여받았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는 보험금 지급능력 최고 등급인 AAA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보험산업에서도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신 의장은 2023년 세계보험협회(IIS)로부터 보험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보험 명예의 전당 월계관상’을 수상했다. 1996년 수상자인 신용호 창립자에 이은 수상으로 부자(父子) 기업인이 나란히 명예의 전당에 오른 세계 첫 사례다. 이어 제네바 ILO 본부에서 열린 ‘2024 제네바 기업가정신 포럼’에서는 윤리경영 실천으로 ‘글로벌 윤리경영과 이해관계자중심 경영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교보생명의 경영 화두는 ‘고객 가치 중심의 비즈니스 혁신’이다. 신 의장은 “보험산업은 성장성, 수익성, 건전성이라는 3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며 생명보험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를 위해 교보생명은 가족보장과 건강보장을 중심으로 한 균형 있는 보장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 전략은 ‘전 국민 보장분석 캠페인’이다. 교보생명 통합앱과 재무설계사(FP) 방문을 통해 국민 개개인의 보험점수와 보장현황을 분석해 맞춤형 안내를 제공한다.
신 의장은 또 금융소비자보호 체계 확립을 강조했다. 보험 비즈니스 전 과정에서 고객 의견을 반영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