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년史...지난15년간 15%매출-영업익 올린 회사를 아시나요?

이 곳은 두산그룹 상반기 공채 면접장. 면접관이 '두산'하면 무엇이 떠오르냐고 묻는다. 이때 ‘두산 베어스’ ‘처음처럼’ ‘OB맥주’가 먼저 생각난다면 안타깝지만 합격할 수 없다.
‘처음처럼’은 이미 2009년 롯데그룹에 팔린지 오래고 OB역시 지난 2001년 한 해외 주류사에 매각했다. 그리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금으로 두산은 중공업을 인수하고 두산인프라코어로 사업을 확장해나갔다. 현재 두산을 먹여살리는 곳은 베어스도, OB도, KFC를 운영하는 에스알에스코리아(주)도 아닌 이들 두 계열사다.

지난 1995년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으로 기네스에 오른 두산은 지난 1915년 ‘박승직 상점’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소비재 외에 중장비, 전기사업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두산을 주류회사에서 중공업 전문 회사로 방향을 틀게 한 장본인은 바로 오는 30일로 취임 1년째를 맞는 박용만 회장이다.
◆ 두산, 실적 부진에 따라 상반기 공채 없다는 소문도
하지만 최근 두산의 실적은 좋지만은 않았다. 두산은 지난해 매출액 1조8411억원, 영업이익 1363억원, 당기순이익 75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61%, -29.76%, -51.48%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두산의 하향세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타격을 입은 두산건설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힘을 빌려 지난달 건설에 약 1조원을 쏟아 부었다.
이 같은 실적 부진과 함께 두산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두산은 ISB(Infrastructure Support Business)에 집중하고 있다. ISB는 인프라코어의 주력사업으로 도시 개발사업에 다른 중장비 사업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한편, 두산의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이 알려지면서 올해 두산이 상반기에 신입을 채용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한 그룹 내부 직원이 ‘넌 문 닫고 들어온 케이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할 정도였다.
실제로 두산 인사 임원진들은 올 상반기 채용을 보류하자는 의견을 교환했다. 두산 그룹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상반기 공채를 하반기로 대체하자는 말이 나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늘 실시하던 상반기 공채를 갑자기 취소했을 경우 취준생들이 얻을 피해나 기업 이미지에 가해질 타격 등 여러가지 요인을 고려해 상반기 공채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결국 두산은 올해 역시 신입사원과 인턴사원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뽑기로 결정했다. 국민 기업이라고 불리는 포스코가 실적부진의 이유로 올해 매년 실시하던 상반기 공채에 뜸을 들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 두산그룹, 4월 5일까지 300여명 선발...DBS는 솔직하지만 두산인처럼 써야
두산그룹은 2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신입사원과 인턴사원 서류접수를 받는다. 신입사원을 모집하는 계열사는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 전자 △㈜두산 정보통신 △두산산업차량 △두산타워 등 일곱 곳이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는 인턴사원도 함께 뽑는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공계에 비해 인문계 출신을 모집하는 부서는 많지 않다. 두산중공업과 ㈜두산 전자, ㈜두산 정보통신, 두산산업차량, 두산타워 등에서 경영기획과 재무 등의 부서에 상경계 및 인문계 전공자를 뽑지만 전체 채용 인원에 비해서는 적은 숫자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은 인문계 전공자에 대한 티오가 없다.
두산 입사지원서에는 학점란이 없다. 대신 두산그룹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영어말하기 성적이 있어야 한다. 지원서를 모두 작성하면 바로 DBS 팝업창이 뜬다. DBS는 Doosan Biodata Survey의 약자로 두산의 DNA를 가지고 있는지 평가하는 시험이다. 총 130문항으로 이뤄졌으며 이 시험을 마치지 않으면 서류지원이 완료되지 않는다. 실제로 DBS를 지나쳐 지원이 취소된 경우가 많다.
DBS는 예를 들어 ‘노래방에서 신곡을 자주 시도하나’라는 질문에 ‘전혀’ ‘가끔’ ‘거의’ ‘항상’ 등 네 가지 중 해당하는 문항에 체크하면 된다. 또 다른 문제로는 ‘동아리나 동호회 등 소모임 후 술자리에 얼마나 참석하나’라는 질문이 나오기도 한다.
최용석 두산중공업 채용팀 과장은 '솔직하지만 두산인처럼 표기하는 게 팁'이라고 귀띔했다. 두산 직원이 풀면 공통적으로 점수가 높게 나온다는 것이다. 또 'DBS를 도입한 후 유사한 직원이 들어오더라'고 덧붙였다.
지원서와 DBS를 합한 서류전형에 통과하면 두산종합적성검사(DCAT)를 실시한다. 여기서 4~5배수의 인원이 1차면접으로 넘어가게 된다. 1차면접은 SI면접과 DISE면접으로 나뉜다. SI면접은 인성면접이며 DISE면접은 전공과 관련된 면접이다.
그 후에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직접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최종면접이 진행된다. 최종면접 응시인원은 사실상 1배수로 큰 문제가 있지 않는 한 대부분 합격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두산그룹의 연봉은 직무마다 다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이공계는 4650만원, 인문계는 4350만원이다. 성과급은 별도로 최대 30%가 추가로 지급된다. 또 학자금 대출, 전세금 지원 등 일반적인 복지 외에 1년 이상된 사원에게 연 1회 배낭여행비용을 지원하기도 한다. 이 지원금은 연 1000여 명이 받게 된다.
◆ 두산공채 합격의 통로 ‘6가지 인재상’ 파헤치기
두산그룹은 인재상을 여섯 가지로 정해 놓고 있다. 이 여섯 가지는 △사람에 대해 진정으로 관심을 가지고 육성 △인화의 실천 △상하좌우 열린 소통 △끊임없이 올라가는 눈높이 △현명한 근성을 가지고 무엇이든 해냄 △중요한 것의 해결에 집중이다.
최용석 과장은 평소에 이 인재상에 맞게 생각하고 실천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류부터 면접까지 모든 채용프로세스를 인재상을 바탕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최 과장은 이 여섯가지가 정확히 무엇인지 설명했다.
-사람에 대해 진정으로 관심을 가지고 육성
두산이 원하는 관심은 사람을 성장의 길로 이끌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어떤 상황에서 이런 점을 경험했고 이를 통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또 어떤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를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인화의 실천
인화는 다시말해 ‘공정’을 가리킨다. 사람을 대할 때 편견을 가지지 않고 팀원과 소통할 때도 따뜻한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상하좌우 열린소통
이는 ‘신뢰’라는 단어로 함축된다. 즉, 자신을 감추지 않고 사람을 자연스럽게 대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편하게 소통한다고 해서 소통을 시작한 사람에게 너무 큰 비용이 가해져서는 안된다. 이를 적절히 조율하는 게 필요하다.
-끊임없이 올라가는 눈높이
이미 가지고 있는 수준보다 공격적으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을 말한다. 끊임 없이 자아를 성찰하고 목표치를 설정해 자기를 개발하고 이 성취감을 바탕으로 더 높은 목표를 정하는 인재를 가리킨다.
-현명한 근성을 가지고 무엇이든 해냄
대부분의 대기업의 업무가 분업화를 원칙으로 하는 만큼 나에게 주어진 일을 명확하게 대처해야 한다. 다만 어려운 일을 받았을 때 무조건 밤을 새서 처리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이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 이외에는 주변의 가용자원을 적극 활용해 최상의 결과물을 내는 게 바로 현대적 다변화된 인재로 두산이 좋아하는 사람이다.
-중요한 것의 해결에 집중
중요한 이슈를 잘 파악해서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려면 일에 우선순위를 잘 설정해야 한다.
[두산그룹 자기소개서 항목] -지원하는 회사와 분야(직무)에 대한 지원동기를 자유롭게 기술하세요.(50자 이상 400자 이내)
-본인의 장/단점과 입사 후 장점은 어떻게 활용되고, 단점은 어떻게 보완할 수 있겠는지를 기술하세요.(50자 이상 400자 이내)
-본인이 살아오면서 가장 도덕적이거나 가장 인상깊었던 경험을 기술하세요.(예)단체활동, 아르바이트, 어학연수 리더 경험 등/50자 이상 800자 이내)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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