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출동 SOS 서류전형 구조대] 난독증 일으키는 자소서를 구하라!

‘자기소개서’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지원자는 자소서 공간을 통해 자신을 충분히 드러내고, 회사는 자소서를 통해 지원자가 적합한 인재(right people)인지를 가늠한다. 그런데 내용은 둘째치고 엉망진창인 문장 때문에 도입부터 읽기 싫게 만든다면? 난독증을 일으키는 자소서야말로 ‘최악의 자소서’다.



문장은 짧게! 동어 반복·1인칭 대명사 남발 ‘금물’

1차 서류 전형에서 인사담당자가 자소서 읽기에 할애하는 시간은 보통 1~2분 남짓이다. 서류 전형 대행을 맡고 있는 한 취업 컨설턴트는 “짧은 시간에 수많은 자소서를 봐야 하기 때문에 대개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필터링을 한다”면서 “문장이 지나치게 길거나 불필요한 표현, 군더더기 형용사가 많아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힘든 자소서는 ‘탈락’으로 분류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저는’ ‘제가’로 시작하는 1인칭 대명사를 남발하거나 비슷한 표현이나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쓰는 경우, 주어와 동사가 맞지 않는 자소서는 정말 읽기 힘들다”고 말했다.

인사담당자가 자소서를 읽는 목적은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보는 데 있다. 지원한 기업이나 직무와 관련해 어떤 경험을 갖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한 것. 하지만 난독증을 일으킬 만큼 정리되지 않은 문장은 명쾌한 이해를 방해할뿐 아니라 지원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마저 줄 수 있다. 한마디로 ‘짜증 유발 자소서’라는 이야기.

위 사례를 통해 난독증 자소서를 치료해보자. 첫째, 모든 문장이 지나치게 길다. 2~3개 문장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을 하나의 문장으로 잇다 보니 읽는 사람은 지루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장의 특징은 ‘~했는데’ ‘~해서’라는 표현이 반복된다는 것. ‘~했는데’라는 대목은 과감하게 잘라서 짧게 나누어야 한다. 그 어떤 경우이건 문장은 짧게 쓰기, 다시 말해 ‘단문 원칙’을 기억하자.

둘째, 1인칭 대명사를 수시로 쓰고 있다. ‘저는’ ‘제가’라는 표현을 하지 않아도 지원자 자신의 경험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군더더기의 주범이 바로 1인칭 대명사의 남발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셋째, 비슷한 표현이나 단어를 반복해서 쓰고 간혹 주어와 동사가 맞지 않는다. 노력, 습득 등의 단어가 한 문장에 겹쳐 나오면 읽는 사람은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또 주어와 동사가 맞지 않는 문장은 기초 학력을 의심케 할 정도로 심각한 실수.

박재영 잡코리아 컨설턴트는 “하고 싶은 이야기만 늘어놓지 말고 읽는 사람을 배려하며 쓰라”고 주문했다. 읽는 사람 입장에서 어떻게 이해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라는 것. 자소서의 존재 이유를 기억하면서 한 문장 한 문장을 채워나가고, 정성 들여 퇴고(문장을 다듬고 어휘가 적절한지 살피기)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글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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