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사진 잘 찍는 집] 아는 사람만 아는 증명 사진의 명당

“여기서 찍으면 무조건 합격?”

미팅에 나가서 상대방을 파악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안녕하세요” 하는 단 3초면 대략 감이 올 것이다. 첫인상의 중요성을 말할 때 언급하는 ‘메라비언의 법칙’이 있다. 한 사람이 상대방에게서 받는 이미지 중 시각이 전체의 55%를 차지한다는 이론이다. 그만큼 밖으로 보여지는 모습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단지 미팅에서만 첫인상이 적용되는 걸까. 입사지원서에도 첫인상이 있다. 사진 한 장에서 풍기는 이미지,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많은 이가 ‘사진 잘 찍는 집’을 궁금해 한다. 지금부터 인터넷,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소문난 증명사진의 명당을 소개한다.


신촌 ‘사진 찍는 집’

7단계 수정…입맛대로 골라 봐

단계별 사진 수정으로 입소문을 탄 곳이다. 수정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강한구 실장은 ‘사진은 무조건 실물보다 예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고객은 수정 과정을 옆에서 직접 지켜볼 수 있다.

1단계에서 7단계까지 총 7장의 사진이 저장된다. 7단계쯤 되면 자신과는 다른 인물로 재탄생된다고 할 만큼 완벽한 보정이 된다. 개인에 따라서 ‘나 아닌 남이 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총 7장의 사진 중 원하는 사진을 직접 고르게 하고 있다. 최종 선택된 사진은 즉석에서 디지털 인화하고 나머지 사진은 파일로 제공한다.

강 실장은 “일하면서 사진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때가 많다”고 했다. 기업에 합격한 이들이 다시 찾아오기도 하고 직접 면접관이 찾아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합격생들 중에는 ‘은행원’이 많다고 한다. 놀라운 포토샵의 효과가 취업준비생들에게 입소문을 타면서 취업 시즌이 되면 새벽 1~2시까지 사람들로 붐비기도 한다.

포토샵의 ‘뽀샤시’한 기능뿐 아니라 좌우 명암 차이를 둬서 ‘아날로그 느낌’이 나도록 하는 것이 이곳의 노하우다. 강 실장이 밝힌 사진 잘 찍히는 방법은 첫째 귀를 가리지 말 것, 둘째 얼굴에 광택이 없게 할 것, 셋째 볼터치를 과하게 하지 말 것, 넷째 목이 드러나도록 의상을 입을 것 등이다. 가격은 3만3000원.

영업시간 월~토 09:30~20:20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112-12 3층 전화번호 02-334-4779


강남 ‘G 스튜디오’

사진 촬영부터 디지털 인화까지 30분이면 OK

강남 교보타워 사거리에 위치한 G 스튜디오는 속전속결을 지향한다. 빠르게는 사진 촬영 10분, 포토샵 작업 20분이면 한 장의 사진이 나온다.

사진 촬영을 담당하는 백운봉 씨는 30여 년간 인물 사진만 찍은 증명사진 전문가다. 기자가 직접 사진 찍는 현장을 살펴보니 촬영을 하면서 ‘하나, 둘’을 외치지 않는것이 독특했다.

“표정을 억지로 만들지 않고 대화를 통해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촬영 노하우”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미인인데 사진 찍으면 잘 나오겠어요”라고 말하는 순간 환하게 웃는 기자의 모습을 보며 “바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고 친절하게 덧붙였다.

한 번 찍은 사진은 장기간 보관해 후에 고객이 원할 때 언제든지 재인화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증명사진 가격은 2만 원.

영업시간 월~토 10:00~20:00 주소 서울시 서초구 서초4동 1303-38 서초빌딩 전화번호 02-587-5891


양재동 ‘젬마 스튜디오’

광고 촬영의 전문가가 찍는 증명사진, 화질 ‘굿’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옆에 위치한 젬마 스튜디오는 본래 광고 촬영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2002년부터 패션, 음식, 제품 등을 촬영했는데 3년 전 아나운서·쇼핑호스트 준비생들이 프로필 촬영을 하면서 입소문이 나 취업준비생이 하나둘 찾기 시작했다. 지금은 승무원 준비생, 로펌을 준비하는 사법연수원생, 대기업 준비생 순으로 고객이 많다고 한다.

포토그래퍼 정명진 실장은 “친구 추천을 받고 대전, 제주도 등 지방에서 오는 사람들도 있다”며 기자에게 직접 고객 명부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곳 사진은 특히 ‘선명함’을 자랑한다. 포토샵이 아닌 촬영 원본 위주로 인화하기 때문이다. ‘눈만 살짝 올려도 인상이 바뀐다’는 게 정 실장의 생각으로 포토샵은 ‘잔머리 정리’와 ‘팔자주름 개선’ 외에는 거의 손대지 않는다.

그의 촬영 노하우는 증명사진을 ‘프로필 사진’처럼 찍는 것이다. 사진 촬영을 할 때 정면과 측면을 먼저 찍어본 후 개인에게 가장 잘 맞는 ‘자세’와 ‘표정’을 찾아낸다. 사진을 전공한 포토그래퍼답게 조리개를 조정하며 인물을 살리는 원본을 찍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고객은 직접 찍은 사진을 보면서 최종 원본을 고를 수 있다. 다른 스타일로 사진을 찍고 싶어서 재방문하는 회원이 많을 정도로 고객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가격은 기본 증명사진 2만5000원. 취업용 패키지는 5만 원이다. 촬영은 100% 전화 예약을 통해 이뤄진다.

영업시간 월~토 09:30~21:00 주소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64번지 기양빌딩 B2 전화번호 02-521-6966


종로 ‘태평 사진관’

40여 년 경력… 홈페이지 없어도 고객 발길 이어져

1970년부터 40여 년간 한 길을 걸어온 사진의 달인이 있는 곳이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12번 출구 앞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정통 사진 기술을 자랑한다. 한눈에 봐도 ‘웃는 상’을 지닌 태평 사진관의 이상대 대표는 고객을 웃게 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 찰나의 표정을 포착하는 것이 이곳의 촬영 노하우다. 40여 년간 인물 사진을 찍어온 실력이지만 특히 2000년대 초반, 외국 항공사들이 한국인 채용을 확대하면서 승무원 준비생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번듯한 홈페이지나 제대로 된 홍보가 없어도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을 잘 찍어줘서 취업이 잘됐다’며 케이크 등을 들고 오는 사람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최근엔 일본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해외 고객이 늘어가고 있다. 사진에 만족한 고객이 일본에서 직접 보내왔다는 과자를 기자에게 건네기도 했다. 증명사진 가격은 36장 기준 1만2000원.

영업시간 월~토 10:00~21:00 주소 서울시 종로구 종로2가 75-5 삼성빌딩 502호 전화번호 02-737-4401~2


글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사진제공 각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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