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리서치] ‘에피소드로 직무 능력 어필하기’가 포인트

유통물류학을 전공한 김지혜 (가명·22) 씨는 전공을 살려 유통 분야로 취업하기를 희망한다. 현재 지원하려는 이마트에서 하는 직장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한 적이 있다.

임연빈 위너스잡 컨설팅 대표는 “취업하고자 하는 특정 회사를 정한 다음 자소서를 작성하면 그 회사 중심으로 글을 쓸 수 있어서 좋다”고 조언했다.

자기소개서

성장 과정
열세 살, 판매왕이 되다!

초등학교 졸업을 얼마 앞두지 않은 어느 날 겨울, 해마다 열리는 교내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 쓴다) 행사가 있었습니다. 어김없이 행사가 열린다는 안내문을 받고 전날 집 안 대청소를 해서 쓰지 않는 물건이 많이 나왔다는 생각에 저는 곧 바로 참가 신청을 하였습니다.

이 행사를 하면서 내가 팔고자 하는 물건들의 가격을 정하고 손님으로 오는 아이들에게 판매와 흥정도 하였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돈 통이 무거워지는 것에 신이 나 더욱 소리치며 장사를 했었습니다.

제가 가진 옷가지, 장신구 등을 열심히 팔은 그 결과 ‘어린 장사꾼’이라는 판매왕을 차지하게 되었고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자랑스럽게 구령대에 올라 상금 전액을 불우이웃돕기에 자랑스럽게 기부하는 영예를 얻었습니다. 이 일로 물건 가격을 책정하고 고객을 응대하며 물건을 사고파는 일이 무척 흥미로운 일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 첫 경험이었습니다.

대학에 들어와 이마트 실습을 하면서 이 경험이 바탕이 되어 상품설명 등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잘할 수 있었습니다.

▶ ‘저는’이라는 표현보다 ‘저 또한’ 또는 쓰지 않는 것이 더 매끄럽다. 조금이라도 어색한 표현이 있다면, 읽는 사람이 문장의 내용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 흥정했을 때의 멘트를 써주면 더 재미있고 현장감 있게 느껴질 것 같다.

▶ ‘자랑스럽게’라는 표현을 한 문장에 두 번 사용했다. 문장이 길어지는 경우에 자주 발생하는 실수다. 문장이 길어서 검토할 때 잘 발견되지 않으니 작성 시 주의하자.

Tip…
성장과정은 인성이나 직무관 형성의 배경을 통해 자신이 가진 역량이나 자질을 표현하는 공간이다. 에피소드는 참신하고, 직무와 연결하려는 노력은 매우 좋다.

다만 어릴 적 경험으로만 직무를 잘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하게 끼워 맞추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마트 인턴십에 참여하게 된 배경’의 수준에서 작성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지원동기 및 포부
역시 나의 길은 여기로구나!

대학 입학 후 소비자행동론, 마케팅 촉진관리 등의 강의에서 교수님들께 들은 다양한 마케팅 사례들에 매료되었습니다. 학과에서 이마트 연수점과 동인천점에 직장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관심을 가졌고 졸업한 선배들과 재학생의 연이은 이마트 취업 소식은 저의 진로에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이마트는 작은 것에서조차 다른 할인점과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시식용 마스크를 제일 먼저 사용하는 점을 보면서 ‘역시 할인점 1위구나’라는 내적 감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마트 직장체험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이마트의 전사적 고객감동 실천을 몸소 느꼈으며 인턴십 업무 테마에 따른 모든 것이 이론과는 또 다른 新세계를 보듯 두근거렸습니다. 이 분야가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알았고 진로를 마음속에 확고히 하게 되었습니다.

유통물류에 대한 전공으로 이론적 지식 기반을 다졌고 직장체험 프로그램을 통한 현장실무 경험은 이마트 취업 후 실무의 기본 바탕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유통의 신화인 신세계 이마트에서 일원이 되어 입사 후 3년 안에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평가에서 1위를 하는 가치 실현에 기여하겠습니다. 저의 모든 능력과 열정을 다해 신바람 나게 일하고 싶습니다.

▶취업이 잘되기 때문에 진로를 결정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마트에 취업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내적 감동’보다는 ‘감동’이라고 쓰는 것이 좋다. 유식한 표현을 쓰려고 붙인 단어들이 오히려 어색한 경우가 많으니, 단어를 선택할 때 이 점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앞에 전개한 이야기들이 ‘적성’과 큰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적성’과 연결하고 싶다면 ‘높은 성과’나 ‘일의 즐거움’을 주제로 한 사례가 낫다.

▶가치 실현을 위해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적는 것이 좋다.

Tip…
지원동기를 거꾸로 해석하면 ‘우리 회사가 당신을 채용해야 하는 이유’와 같다. 그만큼 인재상을 정확하게 파악해 자신이 역량이 있는 인재라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이러한 중심 내용의 특성 때문에 입사 지원자들이 비슷한 내용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매우 주의).

현재 여기에는 거론되지 않았지만, 많은 학생이 회사의 슬로건이나 인재상을 들먹이며 내용을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1000명의 지원자가 모두 그 슬로건과 인재상을 활용하여 작성한다면 가장 식상한 자소서가 될 확률이 높다. 그 내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사담당자가 자소서에서 다시 본다면 기분 좋지는 않을 것이다.


성격의 장단점
긍정에서 우러나오는 미소 바이러스!

저는 매우 긍정적인 마인드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나는 잘될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고 그로 인해 뭐든 좋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가령 수능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을 때에도 ‘괜찮아. 낮은 학교를 가더라도 내가 원하는 학과를 찾아서 그곳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능력을 키우면 되지. 나는 잘될 거니까’라며 스스로를 응원했습니다.

이러한 긍정적 마인드가 바탕이 되어서인지 이마트에서 실습을 할 때도 밝고 잘 웃는다는 칭찬을 자주 듣곤 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칭찬은 실장님께서 하신 말씀 중 ‘네가 있는 통로만 지나가면 고객님들이 모두 웃고 있다’라는 말이었는데 인생 최고의 칭찬이었습니다.

하지만 때론 과도한 긍정적 마인드로 쉽게 생각해버려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일이 흘러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여러 변수를 그려보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것 같다’라고 쓰는 것은 좋지 않다. 자소서에서 쓰지 말아야 할 표현 중 하나다.

Tip…
면접에서 ‘성격을 보완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변수를 어떻게 그려본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을 수 있다. 성격 부분은 다른 주제에 비해서 구체화하려는 노력을 많이 보여야 한다.
최근 입사 지원자들의 ‘성격 변별’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살아오면서 중요했던 일
이마트를 보고, 배우고, 느끼다!

이마트 동인천점 MD1(농산) 파트에서 직장체험 프로그램을 하였습니다. 유통 과정과 상품의 진열 및 신선도 관리 등을 배웠고, CS교육과 시식 실습을 통해서 고객에 대한 마인드와 예절을 익혔습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고객들과의 접촉이 많은 만큼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그때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어서 뭐든지 배우는 자세로 일을 했었고 또 배워간다는 생각으로 일을 열심히 한 결과 19명의 실습인원 중 유일하게 아르바이트 제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는 집중적으로 한 상품을 관리하고 판매하는 일을 했었는데 이 일을 하면서 발주하는 법도 배웠고, 고객 유형에 따라 접객하는 요령을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육체적으로 힘은 들었지만, 시간이 가는 것조차 아까울 정도로 너무 즐거웠으며 이런 일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솟아올랐습니다.

Tip…
사례를 풀어 쓰는 방식은 매우 좋다. 다만 주제가 ‘살아오면서 중요했던 일’이기 때문에 인생에서 ‘왜 중요하게 느껴지는지에 대한 내용’이 있어야 한다. 자칫 지원동기와 구분이 안 가는 내용으로 보일 수 있다.


직장 생활에서 예상되는 어려움
스트레스, 미소 바이러스로 물리치겠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고 느낄 수 있는 직장인의 스트레스라고 생각합니다. 이마트는 고객을 상대하는 곳이고 무조건 참으며 넘어가야 하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스트레스가 배로 쌓일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곳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동료 간의 갈등으로 쉽게 변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저만의 미소 바이러스를 통해 동료 간 갈등을 줄이고 나아가 유통업의 분위기에도 기여해 직원의 고객서비스 질도 향상할 것이라 믿습니다. 이로 인해 매출에도 기여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미소 바이러스를 어떻게 퍼트리는 것인지 사례나 방법을 이야기하면 좀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일석삼조의 효과’와 같이 계수 표현을 쓸(써야 할) 경우에는 첫째, 둘째, 셋째 등의 표현을 써서 정확히 세 가지가 무엇인지 설명하면 임팩트를 더 높일 수 있다.


<전체 평론>

우수한 점

① 참신한 소제목으로 시선을 유도하고 있다.

제목이 눈에 띄면, 자연스럽게 시선을 본문으로까지 유도할 수 있다. 같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소제목의 유형은 수십 가지가 나올 수 있다. 만약 이 자소서의 성장과정에 대한 소제목을 현재의 제목이 아닌 ‘어릴 적부터 판촉 사원으로 준비된 인재’라는 표현을 썼다면 어땠을까? 과연 인사담당자의 시선은 본문으로 향했을까?

자소서에서 ‘소제목’은 면접에서의 ‘첫인상’과 같다. 인사담당자가 본문을 읽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센스 있는 소제목으로 인사담당자의 시선을 잡아보자.

② 에피소드를 가급적 많이 소개하여 읽는 재미를 주고 있다.

에피소드가 없는 자소서는 ‘사진 없는 주민등록증’과 같다. 사람을 식별하고 확인하는 기능이 없는 주민등록증이 의미가 있을까? 에피소드가 자소서에서 중요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남들과 구별되는 변별력을 제공한다. 여러분의 자소서를 다른 누군가가 똑같이 써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그것은 얼굴 없는 주민등록증과 같다.

둘째, 재미를 제공한다. 재미없는 자소서는 끝까지 읽어지지 않을뿐더러 기억에 남을 수 없다. 잘 사용한 에피소드 하나가 여러분을 면접장까지 이끌 수 있음을 명심하길 바란다.

③ 인재상에 대한 매칭 노력이 보인다.

많은 입사 지원자의 자소서를 들여다보면 ‘자신의 자랑’만 늘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자신감은 중요한 신입사원 인재상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 자신감은 지원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

실제 기업에서 어떠한 인재를 원하는지 포인트를 잘 설정해야 하며, 그것을 연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자소서는 주제별 결론부에서 ‘직무상의 인재상’을 적절하게 연결하고 있다.

부족한 점

① 전체 흐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에피소드를 많이 활용하려는 모습은 보기 좋다. 하지만 에피소드에서 어필 포인트로 연결하는 과정이나 구성을 맞추기 위한 단락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다. 가령 ‘성격의 장단점‘에서 장점은 비교적 잘 작성했으나, 단점과 보완점에 대한 내용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뿐 아니라 연결도 부자연스럽다.

도움말 임연빈 위너스잡 컨설팅 대표


◎ CAMPUS Job&Joy에서 매달 10분에게 자소서 리터치 서비스를 실시합니다. ‘내가 쓴 자소서에 무슨 문제가 있을까’ 궁금하다면 신청하세요. 비용은 무료입니다. 그중 한 개의 자소서는 CAMPUS Job&Joy에 소개됨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 신청 위너스잡 컨설팅 홈페이지(www.winners-job.com)

한상미 기자 hs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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