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형종의 취업 완전 정복] 취미:독서, 특기:운동 ? 차라리 비워놔!

당신의 취미와 특기는 무엇인가? 아마도 3초 안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초·중·고는 물론 대학에 진학해서도 공부와 취업 준비에 열중하느라 딱히 내세울 만한 취미나 특기가 없는 이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 설문조사에서는 직장인의 약 14%만이 취미 생활에 적극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학생, 취업준비생, 직장인 할 것 없이 모두 사정이 비슷하다는 이야기다.

이 대목에서 눈치 챌 수 있는 게 있다. 취미와 특기를 통해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취미와 특기가 취업 전형에서는 면접관의 관심을 유도하는 효과적인 매개체가 된다는 사실이다. 면접관 중 누군가와 취미·특기가 같거나 직무나 기업 문화와 관련한 취미나 특기를 갖고 있다면 그것은 ‘특별한 무기’와 같다.

그러나 취업 현장에서 만나는 이들의 사정은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열이면 열 독서, 여행, 등산, 운동 중에서 하나를 적어 넣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런 관심을 끌지 못함은 말할 것도 없다.

question symbol made from bent pencil



해(害)가 되는 취미·특기도 있다

취미와 특기를 묻는 이유부터 짚어보자. ‘취미’는 전문성은 부족하지만 즐기면서 하는 무언가를 의미한다. 반면 ‘특기’는 전문성이 보장되는 특별한 기술이나 기능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설혹 자신의 취미와 특기가 정말 독서와 운동이라 하더라도 고유 의미를 되새기면 표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예컨대 독서, 바둑, 등산이라고만 적기보다는 독서(역사소설), 바둑(아마 1단), 등산(지리산 종주) 등과 같이 구체적 경험을 알릴 수 있는 근거를 함께 밝히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이력서의 경우 분량이나 형식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적을 수 있다. 이 경우 면접장에서 관련 질문을 이끌어내거나 사실 관계를 입증해보라는 주문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의할 것은 해가 될 수 있는 취미는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러 사람의 팀워크가 중요한 직무 즉 인사, 기획, 마케팅이나 생산, 품질 분야를 지원하는 이가 ‘혼자 떠나는 여행’이 취미라고 적는다고 치자. 분명 고개를 갸우뚱하는 면접관이 있을 것이다.

기업 문화와 조직 생활에 적합한 취미와 특기를 가졌다면 환영받을 수 있다. 예컨대 피아노나 기타, 하모니카와 같은 악기를 다루거나 와인이나 칵테일과 같은 지식을 배운다면 동료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다. 커피에 관심이 있다면 바리스타 자격증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남자 직원이 많은 기업이라면 당구도 하나의 특기가 될 수 있다. 실제 특기란에 ‘당구(300)’라고 작성한 지원자가 면접에서 당구 관련 질문을 받고 합격한 사례가 있다.

취미와 특기에 대해 명확한 목적의식을 가진다면 험난한 취업 여정이 다소 순탄해질 것이다. 그저 재미있어서, 우연찮게 시작하게 되는 취미와 특기는 곤란하다. 면접관의 호기심을 이끌어내고 지원 분야와 연관성을 강조할 수 있는 취미와 특기를 개발하자. 이렇게 시작한 취미와 특기는 입사한 후에도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표형종

한국커리어개발원 대표. 한림대 겸임교수·기업 경영 컨설턴트. 고용노동부 취업컨설팅대전 최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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