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알아야 할 IT 트렌드⑰ 모바일 앱, 성공 전략 5가지

(사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더 세로’ TV. 모바일 시대 콘텐츠의 중요성을 말해 주는 대표 제품이다.
[한경 머니=정순인 LG전자 책임연구원 | 사진 연합뉴스] 시장에서 어떤 상품을 팔까가 아니라 시장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할까로 접근해야 사업이 성공한다. 성공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트렌드를 알아보고 모바일 시장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줄 모바일 앱을 기획해야 한다.

사람들은 이제 모바일에서 온라인 콘텐츠를 즐긴다. 네트워크가 연결된 건 TV나 개인용컴퓨터(PC)도 마찬가지인데, 모바일의 어떤 점이 사람들을 사로잡았을까. 모바일이 앞으로는 어떤 트렌드를 만들까.


TREND 1 콘텐츠 열람 + 제작 + 공유
콘텐츠는 계속 짧아진다. 직장인, 학생들이 출근 시간, 퇴근 시간, 쉬는 시간, 이동 시간, 등교 시간, 하교 시간에 손에 든 스마트폰으로 짧게 감상하는 숏폼(short form)을 원하기 때문이다. 짧은 콘텐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기도 쉽다. 내가 본 재미있는 동영상, 감동적인 글이 길이가 길다면 용량도 커지고 상대에게 보내기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짧은 콘텐츠라면 바로 보내고 상대방의 피드백을 바로 받기도 용이하다. 짧은 콘텐츠는 ‘공유’를 쉽게 해 주고 ‘재미’를 금방 느끼게 해 준다.
콘텐츠가 짧아지면 초보자도 직접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아진다. 콘텐츠가 짧아지면 더 많은 양의 다양한 콘텐츠가 소비자의 스마트폰 안에 자리 잡을 수 있다. 콘텐츠가 짧아지면 진지하고 어려운 주제보다 가볍고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 편하다. 그리하여 콘텐츠를 담는 플랫폼도 늘어나고, 콘텐츠를 만드는 작가도 늘어나고, 콘텐츠를 채우는 배우도 늘어난다.
콘텐츠를 제작할 아이디어가 있지만 리소스가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크라우드펀딩이라는 방법도 있다. 아이디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다 같이 힘을 모아 콘텐츠를 제작한다. TV나 영화관에서 보는 콘텐츠는 비싸고 화려한 특수효과가 필수하고 돈이 많이 든다. 그리고 전문적인 공급자가 있다.
스마트폰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덜 들고, 누구나 공급자가 될 수 있다. 이제는 소비자가 다 만들어진 콘텐츠를 감상만 하지 않고 제작, 공유, 감상에 다 참여하는 시대다. 모든 개인을 온라인에 항상 쉽고 빠르게 연결해 주는 스마트폰이 있기에 가능해진 변화다.
모든 정치·경제·사회·문화 정보 역시 소비자가 일방적인 열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작과 공유까지 한다. 잘못된 정보나 부족한 정보는 수요자가 수정도 하고 의견도 공유해 점점 더 ‘살아 있는’ 정보가 된다. 특정 계층에만 정보가 공유되지 않고 모두에게 공평하게 정보가 공유되기 때문에 1인 1스마트폰 시대에는 온라인에서 정보와 기회의 문이 더 넓게 열린다.
이로 인해 다양한 키워드로 검색할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폭도 넓어진다. 그냥 제주도 호텔이 아니라 야경이 멋지고 조식이 포함된 제주도 호텔, 그냥 식당이 아니라 베이비 케어가 가능한 지하철역 인근 식당, 그냥 예약 서비스가 아니라 휴일에 프랑스어 통역이 가능한 예약 서비스, 이런 식으로 말이다.
TREND 2 스마트폰 광고
스마트폰의 앱이나 유튜브 광고는 지상파 광고보다 제작비가 저렴하고 광고효과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하지만 트렌디함이 생명이다. 최신 유행과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적극 반영한다. 수시로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 사람들과 항상 연결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 신속하게 업데이트하는 것이 스마트폰 광고의 핵심이다.
스마트폰 광고는 자기만의 로고, 폰트, 섬네일, 채널 아이콘, 예고편, 재생목록, 콘텐츠 제목, 해시태그 이 모든 것을 치밀하게 관리한다. 이것들이 곧 브랜드가 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면서 대형 화면 콘텐츠보다 소형 화면 콘텐츠가 중요해진다. 특별히 고품질·고용량 콘텐츠는 불필요하다. 오히려 SNS에 공유하기 부담스러울 뿐이다. TV 광고도 스마트폰 광고와 비슷한 스타일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을 연상시키는 세로 영상, 세로 광고판, 손바닥 크기 미니북도 수요가 커졌다.
삼성전자는 2019년 모바일 콘텐츠 시청에 최적화된 ‘더 세로(The Sero) TV’도 출시했다. 스마트폰 소형 화면에서 보던 유튜브 영상을 TV에서 가로, 세로로 자유자재로 바꿔 가며 본다. TV 화면은 마치 내 스마트폰 화면을 크기만 키워 놓은 형태가 된다. 요즘 광고 문구들이 다 두 줄인 것을 눈치채셨는지. 스마트폰은 가로 길이가 짧기 때문에 동영상 자막도 짧은 문구로 두 줄을 만든다. 자연스럽게 다른 매체 광고들도 이러한 추세를 따르고 있다.
직장, 학교, 학원을 오가느라 바쁜 소비자들은 짧은 시간 안에 기승전결이 완성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처(snack culture)’를 선호한다. 이어폰을 사용할 수 없거나 시끄러운 곳에서 봐야 하거나 화면만 간단히 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한국 웹드라마는 한글 자막까지 제공한다.
TREND 3 주문 구매 + O2O 구매
이제 모두 스마트폰으로 상품을 주문한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매장은 의미가 없을까. 아니다. 온·오프라인연계(O2O) 구매가 있다. 실제 제품의 크기, 무게, 색상은 오프라인에서 확인하고 구매는 온라인으로 할 수도 있다.
반대로 제품의 세부 스펙, 기능, 가격비교는 온라인으로 미리 다 하고 구매 결정을 내린 뒤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상품만 바로 구매·수령하기도 한다. 어떤 회사는 오프라인 매장은 아예 ‘쇼룸’으로 정의해서 제품을 구경하고 확인만 하게 한다. 모든 구매 절차는 온라인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또 어떤 회사는 다른 업체의 ‘쇼룸’을 자기 소유 큰 빌딩 안에 입점시킨 뒤 임대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키우기도 한다. 아마존 온라인 매장과 아마존 오프라인 매장인 아마존고 역시 각 매장의 가격, 추천리스트를 공유하며 상호 보완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success 1 모바일 결제 방식
이제 이 모바일 트렌드를 타고 성공하는 모바일 앱을 만들려면 어떤 전략을 짜야 할지 알아보자. 사람들이 요즘 모바일 앱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방식이 있다. 성공하는 모바일 앱이라면 이 최신 구매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카페 옆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들고 있는 가방이 마음에 든다면. 드라마를 보다가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시계가 궁금하다면. 그 사람에게 직접 물어 볼 필요도, 포털사이트에 검색할 필요도 없다. 그저 그 물건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스캔만 하면 된다. 스캔만 하면 스마트폰 화면에 가격과 구매 방법이 뜬다. 카메라 스캔뿐 아니라 모바일 간편결제, 안면인식 결제, QR코드 결제, 인앱 구매처럼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결제 방식은 굉장히 많다. 모바일 앱은 이 방식을 적극 도입해야 작금의 모바일 트렌드에 발맞출 수 있다.
모바일 결제는 스마트폰을 손가락만 살짝 문질러 지문을 인식하거나 비밀번호만 누르면 끝이다. PC 기반의 보안 프로그램 설치, 공인인증서, 신용카드 숫자와 비밀번호가 필요 없다. 사람들은 결제를 간편하게, 부담없이, 빠르게 할 수 있다.
고객이 백화점 옆을 지나갈 때는 백화점 안 매장에서 구매 할인쿠폰을 바로 보낼 수도 있다. 꼭 고객의 스마트폰이 와이파이(Wi-Fi)나 4세대(4G), 5세대(5G)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지 않아도 된다.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NFC가 사용되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켜져만 있다면 매장과 스마트폰이 연결된다.
시장조사 기관 입소스에 따르면 중국인의 77%가 신용카드가 아닌 모바일 결제를 이용한다. 중국은 신용카드가 쉽게 발급되는 환경이 아닌데다가 PC 기반 인터넷이 익숙해지기도 전에 곧바로 모바일 기반 인터넷으로 점핑했다. 그래서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모두 모바일을 먼저 공략하는 전략을 택했다.
success 2 사회적 기여
과거의 제품은 고객에게 줄 기능과 혜택이 있느냐가 중요했다. 지금의 제품은 신뢰성이 있느냐, 사회적 기업 제품이냐, 소비자와 의견을 교환하는 인터랙션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다 한 개씩 스마트폰을 가진 세상이다. 정보는 공유되기 쉬워졌고 사용자는 단합하기 쉬워졌다. 이전에 일본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 우리나라 제품의 응원운동도 스마트폰의 해시태그로 온라인상에서 불이 붙었던 것이 그 예다.
success 3 학습·진단·업무 도구
이제는 어떤 과목이든 무언가를 학습할 때 스마트폰만 있으면 된다. 원어민의 발음도 스마트폰으로 바로 들을 수 있고, 필기도 스마트폰에 할 수 있고, 중요한 참고자료는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어 둘 수 있다. 해외출장, 여행 가서 외국어 간판, 메뉴판을 스마트폰 렌즈로 비추면 스마트폰이 바로 번역해서 보여 준다.
해외에서 길 찾기, 호텔 예약하기, 식당 검색하기 역시 스마트폰의 임무다. 원격진료, 재택근무 시 협업할 수 있는 화상회의, 홈트레이닝, 이 모든 것이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되는 시대다. 모바일 앱들은 스마트폰만으로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을 계속 늘려 나가야 한다.
success 4 모바일 앱 게임
그냥 모바일 게임이 아니라 모바일 앱 게임이 중요하다. 모바일 앱 컨설팅사 앱애니(App Annie)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소비자들이 모바일 웹브라우저보다 모바일 앱을 사용하는 시간이 무려 7배가 많다. 모바일 앱에서 쇼핑, 게임을 하는 것이 웹브라우저보다 간편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앱은 초기 입력한 개인정보가 그대로 저장되기 때문에 앱 검색부터 설치, 이용의 전 과정이 편리하다. 게다가 스마트폰 주인인 나에게 1대1로 맞추어진 프로모션 정보도 적극적으로 푸시 된다. 5G 모바일 앱 게임은 기존 PC 온라인 게임에서 즐길 수 없었던 독보적 재미까지 선사해서 우리의 눈과 손을 묶어 둔다. 바로 5G의 총아, 자이로 센서, 터치스크린,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success 5 1인 1기기 빅데이터
TV는 가족이나 친구 여러 명이 한 대를 같이 본다. PC도 모든 사람이 한 개씩 가지고 있지는 않다. 노트북이나 태블릿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은 모든 사람이 한 개 이상씩 가지고 있다. 한 명 한 명에게 맞춘 빅데이터 통계 분석에 모바일이 당연히 유리하다.
스포티파이 같은 음악 스트리밍 앱은 추천곡 리스트를 만들 때 스마트폰 주인 한 명의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만든다. 이렇게 빅데이터를 무기 삼아 내 취향에 딱 맞춘 콘텐츠가 나만의 디바이스에서 제공된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이 콘텐츠가 유료라 해도 기꺼이 값을 지불한다. 그래서 모바일 앱들은 모바일에서 수집되는 빅데이터를 계속 정교하게 활용해야 수익을 낸다.
스마트폰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없애 줬다. 사람들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제품을 소비하고, 가치를 공유한다. 스마트폰 시대는 내가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가 있는 곳으로 내가 가지 않는다. 제품과 서비스가 내게 온다. 택시, 택배, 가사 도우미, 세탁, 음식 배달 모든 것이 말이다. 맞춤형 양복 시장에서도 모바일이 대세로 떠올랐다. 고객이 스마트폰에 치수를 입력하거나 스마트폰 카메라로 치수를 재면 맞춤복을 배송 받을 수 있다. 모바일로 간편하게 주문하니까 시간도 절약되고 언택트 시대에 안전도 보장된다.
르노 삼성의 e-쇼룸 앱은 단순히 차를 온라인에서 보여 주는 것이 다가 아니다. 트림 고르기, 옵션 선택, 구매 방법 결정, 결제까지 다 앱으로 한다. 재규어 랜드로버, 볼보, 롤스로이스 등 수많은 업체들이 모바일 상담 기능을 제공한다.
델타항공은 플라이델타 앱을 통해 손님들이 비행기 여행을 위해 준비하면서 걱정하고 궁금했던 사항, 짜증났던 경험을 모아서 조사하고 개선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리프트와 협업해서 공항까지의 차편 예약을 해 주기도 한다. 모바일 앱을 통해 항공사에 머물지 않고 여행이라는 개념 전체를 아우르는 회사가 되려 하는 것이다.
이때 덤으로 자연스럽게 쌓이는 것은 소비자의 빅데이터다. 이 빅데이터를 가지고 더 취향 저격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모바일 앱만이 고객을 계속 더 끌어올 수 있다.
정순인 책임연구원은…
LG전자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에서 수주 대응, 오토모티브(Automotive) SPICE 인증, 품질보증(Quality Assurance) 업무를 한다. 소프트웨어공학(SW Engineering), Technical Documentation 사내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내에서 2016~2017년 연속 최우수 강사상과 2018~2019년 연속 우수 강사상을 수상했다. 강의와 프레젠테이션 기법을 다룬 책 <당신이 잊지 못할 강의>를 썼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7호(2020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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