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은 SC제일은행 이사 "ESG 펀드로 지속 가능한 투자 이끌 것"

[한경 머니=공인호 기자 | 사진 서범세 기자] ESG 테마가 국내외 주식시장은 물론 채권, 인수·합병(M&A) 등 글로벌 유동성을 급격히 빨아들이는 투자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ESG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김재은 SC제일은행 이사 역시 ESG는 '디지털'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 투자 테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ESG 투자는 기업에 대한 평가 및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매출액, 영업이익, 성장성, 수익성 등 재무적 요소 외에 비재무적인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투자 기법을 의미한다. 기존의 투자가 비용 절감 등 효율성 측면에서 수익성에 무게를 둔 것과 달리 ESG 투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환경오염 문제가 발단으로 지목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실제 지난 2016년 22조8000억 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ESG 펀드의 총 자산은 올해 6월 말 기준 40조5000억 달러로 2배 가까이 급증했는데, 국내에서는 3대 공적 연기금이 ESG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투자 성과 또한 ESG 등급이 높은 유럽 기업들로 구성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유럽 ESG 리더스 지수가 2016년 이후 약 16.1%(10월 기준) 상승하며 벤치마크 지수인 MSCI 유럽 지수(0.9%) 대비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ESG 테마의 경우 향후 수십 년간 부모 세대로부터 부의 이전이 본격화되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MSCI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67%는 투자를 자신의 사회적, 정치적, 그리고 환경과 관련된 가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여기고 있으며, 이 가운데 90%가 향후 5년 내에 ESG 투자 비중을 높일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SC제일은행도 최근 기후변화청년단체 GEYK(Green Environment Youth Korea)와 함께 'ESG 투자 세미나­-미래 세대를 위한 작은 실천, 착한 투자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으로 웹세미나를 실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재은 이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투자 키워드로 'ESG'와 '디지털'을 제시하며 "SC제일은행은 ESG 실천부터 ESG 전문성, 투자 전략과 실제 영향력에 대한 측정까지 다양한 요소들을 검토해 고객에게 추천할 수 있는 ESG 셀렉트 펀드를 선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김 이사와의 일문일답.
ESG가 글로벌 투자 트렌드의 주류로 급부상했습니다. ESG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회 전반으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런 경향은 더욱 가속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ESG 요소가 재무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확인되면서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으로써 ESG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죠. 투자자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줄이고 위험 조정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데, 여기에 투자를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도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또 기업 입장에서는 ESG를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특히 최근 기상 이변 증가와 함께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확산되고 있는 점, 밀레니얼 세대의 성장으로 사회 참여가 증가하고 있는 점 역시 ESG에 관심을 둬야 하는 요인입니다. 자기표현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단순한 투자를 넘어 투자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반영하고자 하는데, 실제로 ESG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죠."
최근 ESG 투자와 관련된 웹세미나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객 반응이 궁금하네요.
"낯선 주제인 데다 특정 상품의 솔루션을 제안하지 않았는데도, 실시간 스트리밍에 600여 명 이상이 동시 접속하면서 ESG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세미나의 기획 의도는 '어떻게 하면 고객들에게 ESG를 보다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였는데, 몇 가지 키워드로 접근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코로나19가 가속시킨 변화의 세상을 역동적으로 소개하고 싶기도 했죠. 그래서 고안한 키워드가 '기후변화', '밀레니얼', '실천', '착한 투자'입니다. 기후변화는 단언컨대 E, S, G 어느 부분에서도 연관도가 깊은, 가장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주제입니다. 많은 석학들이 기후변화와 코로나19 위기의 연관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지적했고, 올 들어 전 세계적으로 홍수, 가뭄, 산불과 같은 기후 재해가 잇달았던 것도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죠.
미국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은 '코로나19는 기후변화가 낳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고 강조했는데, '모두 함께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함께 무너진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이 문제를 가장 민감하게 인지하고 또 영향 받을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이 이야기를 나눠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GEYK와의 공동 진행 역시 같은 배경이겠군요.
"밀레니얼 세대는 ESG 투자의 선도 세대이자 미래 고객이기도 한 만큼 지속 가능 성장이라는 비전을 갖고 있는 금융 기업으로서 다양한 얘기를 나눠 보고 싶었죠. 자기표현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일회용품을 덜 쓴다든지, 재생용품을 사용한다든지 등 환경을 살리기 위한 일상의 행동도 '힙하게' 느끼며 자신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또 소비생활에서도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올해에는 여러 이유로 밀레니얼들이 재테크, 투자에 엄청난 관심과 몰입도를 보여 주었죠. '동학개미', '서학개미', '영끌', '임장' 등 밀레니얼의 투자와 관련이 깊은 흥미로운 신조어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ESG 투자가 사회와 환경에 대한 관심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투자 수단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먹고 쓰는 일상의 생활은 물론 투자에서도 이러한 가치를 반영하고 실행해 보자는 제안인 거죠. 이런 이야기를 동세대의 목소리와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이렇게 기후변화와 함께 밀레니얼 세대의 지속 가능 투자를 모두 이야기하는 자리라는 측면에서 지난 7년간 꾸준히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강조해 온 GEYK가 저희 세미나에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SC제일은행이 추구하는 ESG 투자 방식은 무엇인가요.
"SC제일은행과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은 ESG 투자를 포함한 개념인 '지속 가능 투자(sustainable investing)'의 비전을 추구해 왔습니다. 지난해에는 지속 가능 투자와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 철학을 소개하는 우수 고객 투자 세미나도 개최했죠.
지속 가능 투자란 ESG 요소를 반영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기업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SC그룹은 임팩트 투자 철학을 도입하고 고객이 투자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예금, 채권, 뮤추얼 펀드, 상장지수펀드(ETF)에 이르기까지 ESG 요소를 반영한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뮤추얼 펀드 관점에서만 보더라도 아직 국내에서는 의미 있는 솔루션을 찾기 어렵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내 ESG 펀드에 대한 투자자금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다양한 펀드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SC그룹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ESG 펀드를 평가하기 위해 저희만의 펀드 선정 및 평가 프레임워크인 'ESG 셀렉트(ESG Select)'를 개발했습니다. 해당 자산운용사의 ESG 실천부터 ESG 전문성, 투자 전략과 실제 영향력에 대한 측정까지 다양한 요소들을 검토해 고객에게 추천할 수 있는 ESG 셀렉트 펀드를 선정하고 있죠."
그간의 ESG 투자 성과를 알려주신다면.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ESG 펀드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SC그룹 차원에서는 채권 자산에 ESG를 많이 접목시키고 있죠. 현재 SC그룹 전체 소매금융에서 ESG 펀드의 운용자산(AUM, 5월 기준)은 전년 대비 41% 늘었는데, 가장 많이 판매된 펀드는 로베코샘(RobecoSAM)의 채권형 펀드입니다. 이 펀드는 유엔에서 선정한 17개 SDG (Sustainable Development Goal) 기준을 종목 선정 시 반영하는 펀드로 블룸버그 바클레이스 글로벌-어그리게이트 인덱스(Bloomberg Barclays Global-Aggregate Index)를 추종하는 일반적인 글로벌 채권형 펀드와 다르게 특정 벤치마크를 추종하지 않고 투자등급, 하이일드, 이머징 회사채 등 다양한 글로벌 채권 자산 내에서 유연하게 자산을 배분하는 플렉서블 채권 전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연초 이후 4% 중반의 수익을 기록 중이며, 모닝스타 기준으로 동종 유형 중 상위 30%의 성과를 기록 중입니다."
ESG 투자의 대표적인 국내외 성공 사례를 소개해 주신다면.
"ESG 투자가 세상은 물론 투자자에게도 좋을 수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가 있습니다. JP모건체이스 은행의 디트로이트 도시 재활 사업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자동차업계는 디트로이트 내 생산 공장을 닫기 시작했고, 자동차 공장 폐쇄로 인해 노동자들이 도시를 떠나자 세수 수입이 크게 줄었죠. 결국 디트로이트시는 2013년 미국 지방자치단체 최대 파산 규모인 180억 달러의 빚을 안고 파산했습니다. 이후 2014년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디트로이트 재건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며, ESG 사업에 대한 비전을 밝혔죠. JP모건체이스는 도시의 자생 능력을 기르는 것에 집중해 현재까지 2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으며, 기술, 직업, 거주의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기술 교육 제공, 상업지구 재배치, 유망 스타트업 지원, 가계 재무 상담 등을 통해 디트로이트 GDP를 빠르게 회복시켰습니다. JP모건체이스의 투자액은 대부분 회수돼 수익으로 돌아왔고, 디트로이트 지역 개인금융 시장 점유율은 65%까지 상승했습니다. 디트로이트시 역시 17개월 만에 파산에서 벗어났죠."
개인투자자의 경우 ESG 투자 시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할까요.
"단순히 ESG 점수가 높다고 해당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 수익률이 더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ESG 점수가 높아도 기업 경쟁력이 부족하다면, 해당 주식 또는 채권 모두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거죠. 특히 최근 한국판 뉴딜정책으로 인해 ESG 점수가 높거나 해당 지수에 포함만 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오해가 많이 퍼져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단순히 ESG 지수에 포함된 종목을 매수하는 것보다는 투자의 기본인 시장 분석 및 종목 분석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뒤 ESG 평가지수를 활용해 '책임투자'를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네요."
ESG를 포함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투자 트렌드를 예측해 주신다면.
"크게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네요. 필연적인 디지털로의 전환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투자 방식의 확산입니다. 실제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상당한 변화를 야기하고 있죠. 향후 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 등으로 바이러스가 통제된다면 이러한 변화 중 일부는 기존의 모습으로 회귀할 수 있겠지만, 일부 변화는 구조적 트렌드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디지털의 역할은 기존 '보완적' 성격에서 '필수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온라인 서비스 전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지금까지 언급한 ESG 투자의 중요성 역시 꾸준히 부각될 것입니다. 바이러스와 이상 기후 등 예상치 못한 변수들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과 민간의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투자 트렌드에 관심을 기울이고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습니다. 연말 및 내년 시장 흐름을 전망해 주신다면.
"올해 4분기에는 주식 등의 위험자산이 다소 정체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국 대선과 관련된 불확실성, 미국 내 추가 부양책 합의 난항, 주요국 코로나19 재확산세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다만 향후 12개월 관점에서 위험자산인 주식을 비롯해 회사채 및 이머징마켓(EM) 채권에 대한 '강세' 의견을 여전히 유지합니다. 미 대선이라는 이벤트 리스크가 해소되고 나면, 시장은 조금 더 낙관적 시각으로 경기와 기업이익 회복세에 주목할 것입니다. 또한 재정 및 통화정책 역시 완화적으로 유지되면서 이러한 펀더멘털 개선세를 뒷받침할 전망입니다. 미 대선은 누가 당선되는지 여부를 떠나 정책 지원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자산관리 고객들을 위한 투자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현 시장에 우려와 기회 요인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비한 위험관리에 나서는 동시에, 미 대선 이후를 바라보고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전략 역시 병행할 필요가 있는 거죠. 리스크 관리 수단으로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달러 자산 및 채권을 활용하고, 중장기 관점에서는 SC제일은행의 선호 시장인 미국과 아시아(중국, 한국) 주식 위주로 접근하시길 제안합니다. 미국 주식은 2021년 견조한 이익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보며, 아시아 주식은 중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경제 정상화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입니다. ESG 관련 투자 솔루션은 시대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포트폴리오의 다각화 수단으로 꾸준한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김재은 이사는···
서강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수료한 뒤 10년여 동안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옛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다.
지난 2011년 SC제일은행에 입행한 이후 자산관리본부 투자전략 총괄을 지냈고, 2018년부터 자산관리본부 투자전략상품부를 이끌고 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6호(2020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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