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섭 박사의 바로 이 작가 - 김현정 결혼:육아전쟁, 한지위에 수묵과 담채 & 콜라쥬, 1135×113cm, 2019년
[한경 머니 기고 = 김윤섭 아이프 아트매니지먼트 대표·미술사 박사] 재기발랄, 명작 패러디, 위트(wit), 스토리텔링, 현대 한국화, 방송 진행, 강연, 뉴 트렌드…. 김현정 작가와 작품을 설명하는 키워드들은 참으로 다양하다. 그만큼 작가의 대외 활동이나 작품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미술계의 대표적인 셀럽(celebrity)이기도 하다. 김현정의 ‘내숭 이야기’ 시리즈는 현대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김현정 작가는 서울시 홍보대사이자 EBS 미술 프로그램에선 ‘댕기언니’ 진행자다. 2017년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 선정됐고, 2019 MBC 연기대상 브리지 영상 제작에 참여했으며, 국내 교과서 14종에 작품이 수록됐다. 2016년에 열린 개인전 ‘내숭놀이공원’에선 6만7402명이 전시장을 찾아 ‘국내 작가 개인전 사상 최다 관람객’이란 기록도 세웠다. 같은 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초대 개인전도 가졌다. 코카콜라, 우리카드, 한국마사회,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LG생활건강 등이 그녀의 작품과 협업을 진행했다.
작품 제작, 강연, 글쓰기, 방송 등 이제 30대 초반임에도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작가로서의 본분은 단연 최우선이다. 쉴 새 없이 작품을 제작하고, 발표할 때마다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자신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은 솔직함’에 있는 듯하다.
흔히 ‘동시대적 감성’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작품의 호감과 매력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사회의 시대적 변화 요구에 주목할 수도 있고, 변모하는 사회의 주체로서 자신에게 보다 더 집중할 수도 있겠다. 구분하자면 김 작가는 후자의 경우다.
김현정은 자신의 나이에 걸맞은 시대상을 매우 효과적으로 작품에 옮기는 남다른 재주를 지녔다. 대표적인 예가 몇 해 전 서른 살을 넘으며 시작한 ‘결혼과 여성’ 시리즈다. 대개 한국에선 30대 초중반을 결혼적령기로 여긴다. 특히 여성에겐 이 시기가 매우 민감하게 와 닿는다. 굳이 주변의 시선을 차치하고서라도, 한 개인으로서의 삶과 통념적 여성의 의무 중에 선택할 시기를 맞이한다. 누구의 아내, 어느 집안의 며느리, 아이의 엄마 등. 반평생 자신을 대변하던 이름도 잃게 된다. 한 여성에게 현대 사회의 결혼제도와 평등문화의 문제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에게 어떤 과제를 남기고 있는가에 대한 명료한 물음을 그림에 담았다.결혼: 천지차이, 한지 위에 수묵과 담채 & 콜라주, 199×428cm, 2019년
김 작가의 작품이 얼마나 주도면밀하고 흥미진진한 짜임새를 지녔는지 몇 작품을 살펴보자. 우선 <결혼: 천지차이(天地差異)>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의 명작 <천지창조> 중 ‘아담의 창조’ 부분을 패러디한 작품이다. 누구든 결혼은 인생의 또 다른 행복을 선사할 관문으로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명품 쇼핑을 즐기던 ‘내숭녀’는 여느 여성들처럼 근사한 로망을 품고 결혼식 문턱을 넘는다.
그녀를 기다린 건 근사한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꿈의 궁전이 아니었다. 명품은 언감생심! 양손에는 고무장갑과 분유병, 등 뒤엔 갓난아기와 극진히 봉양해야 할 어르신들이 둘러싸고 있다. 꿈 많던 결혼 이전과 이후의 현실은 말 그대로 ‘천지차이(天地差異)’인 셈이다. 이런 결혼상이 21세기 현대 사회의 실상이라고 암시하듯, 이미 결혼 전 여성의 앞에 ‘웨딩(Wedding)21’이란 잡지가 놓여 있다. 재치 있는 발상과 구성이다. 세로 2m, 가로 4m가 넘은 이 대형 작품은 병풍으로 제작됐다. 수묵과 채색 기법을 혼용해 18세기 조선 후기 풍속화를 멋지게 재해석했다.
이번엔 <결혼: 육아전쟁> 작품이다. 너무나 유명한 자크루이 다비드의 명작 <알프스 산맥을 넘는 나폴레옹>을 패러디한 것이다. 결혼한 여성이 겪는 ‘육아는 전쟁이다’라는 느낌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아이를 단단히 업고 치켜든 오른손에 초보 엄마의 굳은 의지가 빛난다. 왼손엔 먼지털이로 무장해 전업주부로서의 각오도 남다르지만, 동시에 화려하고 멋스러운 하이힐 구두로 보아 멋쟁이 여성으로서의 기품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반면 신랑은 하단 부분에 단원 김홍도 <신행>의 인물들 속에서 유유자적한 모습으로 대비시켰다.
“작품의 모티브로 한복을 자주 등장시키는 것은 격식과 고상함을 상징하는 한복을 입고 일상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통해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려는 겁니다. 동시에 통념으로부터의 일탈이 주는 자유로움을 전하려는 의도이기도 하죠. 인물의 표현 기법은 한국화 전통 기법인 수묵담채이고, 한복은 서양 미술의 콜라주 기법을 덧붙였습니다. 한 그림 안에서 두 개의 이질적인 기법이 어우러진 독창성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또한 한복 속이 살짝 살짝 비치는 효과는 ‘감추려고 하지만, 네 속이 훤히 다 보인다’는 주제 ‘내숭’을 상징하는 표현입니다.”
그녀의 설명처럼 김현정의 그림은 평면과 입체, 동서양의 조형 기법이 어우러진 융·복합적인 다양성을 추구한다. 제작 과정을 살펴보면 더욱 치밀하다. 우선 직접 경험하며 느낀 감정을 바탕으로 구상하며, 최근엔 설문과 인터뷰를 통한 집단지성의 의견까지 작품화하려고 노력한다. 구상에 따라 인물의 신체 실루엣과 한복 입은 모습 등을 촬영한다. 한지에 인물의 누드부터 머릿결 한 올 한 올까지 스케치한다. 수묵과 여러 전통 기법으로 한복과 배경을 표현하고, 배접한 후 직접 염색한 한지로 저고리 부분을 콜라주 입체로 처리한다. 기본적으로 완성되면 2차 배접 후 전각 날인해 마친다. 워낙 섬세하게 여러 단계를 거치다 보니 한 점 제작에 길게는 6개월도 소요된다.
이처럼 김 작가의 ‘내숭 이야기’ 시리즈가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작품의 흥미로운 소재와 제작 기법 외에도 흔들리지 않는 뚝심과 주제의식을 빼놓을 수 없다. 가령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동시대성, 양파 껍질처럼 호기심을 끝없이 자극하는 탄탄한 스토리텔링, 세련된 현대 여성의 표상이지만 한복을 즐겨 입는 주인공으로서의 자화상 모습 등이 어우러져 변별력과 경쟁력을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김 작가는 작품의 메시지이기도 한 ‘내숭’을 ‘일종의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한복 입은 젊은 여인의 모습은 다소 생뚱맞으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을 자아낸다. 그 사이사이 벌어지는 풍자와 해학이 얽힌 에피소드는 한낮의 가벼운 꿈처럼 백색의 거짓말로 증발하곤 한다.(사진) 작품 아차 제작 과정. 구상-사진 찍기-스케치-배접1-채색-배접2-마무리등을 거쳐 길면 6개월 이상 소요되는 작품도 있다.
예전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란 구호로 세계화 시대를 맞은 적이 있다. 과연 미술 장르에서도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정서를 담은 회화 형식으로 세계화에 응대할 수 있을까. 한국적이란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비교할 대상은 또 어디이고 누구일까. 현대 미술이란 ‘개인의 감성으로 경험한 동시대적 감수성을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시각화한 결과물의 통칭’이라 정의할 수도 있다. 말처럼 이 요건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작가는 드물다. 김 작가는 어떨까. 이제 10여 년의 화력(畵歷)을 쌓아 가고 있으니, 속단은 이르다. 그래도 자신의 색깔을 제대로 만들어 가는 중임은 분명하다. 앞으로 10년 후 김 작가가 더 궁금한 이유다. 유튜브 채널(/artistjunga)에선 제작 과정도 만날 수 있다.
김윤섭 소장은…
김윤섭 대표는 미술평론가로서 명지대 대학원에서 미술사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2019 안양국제공공예술프로젝트(APAP)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현재는 국립현대미술관 작품가격 평가위원, 정부미술은행 운영위원, 인천국제공항 문화예술자문위원, (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전문위원, 대한적십자사 문화나눔프로젝트 아트디렉터, 숙명여자대학교 겸임교수, 2020 경주국제레지던시아트페스타 전시감독, 아이프AIF 아트매니지먼트 대표,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이사, 서울시 미래유산보존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4호(2020년 09월) 기사입니다.]
[한경 머니 기고 = 김윤섭 아이프 아트매니지먼트 대표·미술사 박사] 재기발랄, 명작 패러디, 위트(wit), 스토리텔링, 현대 한국화, 방송 진행, 강연, 뉴 트렌드…. 김현정 작가와 작품을 설명하는 키워드들은 참으로 다양하다. 그만큼 작가의 대외 활동이나 작품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미술계의 대표적인 셀럽(celebrity)이기도 하다. 김현정의 ‘내숭 이야기’ 시리즈는 현대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김현정 작가는 서울시 홍보대사이자 EBS 미술 프로그램에선 ‘댕기언니’ 진행자다. 2017년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 선정됐고, 2019 MBC 연기대상 브리지 영상 제작에 참여했으며, 국내 교과서 14종에 작품이 수록됐다. 2016년에 열린 개인전 ‘내숭놀이공원’에선 6만7402명이 전시장을 찾아 ‘국내 작가 개인전 사상 최다 관람객’이란 기록도 세웠다. 같은 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초대 개인전도 가졌다. 코카콜라, 우리카드, 한국마사회,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LG생활건강 등이 그녀의 작품과 협업을 진행했다.
작품 제작, 강연, 글쓰기, 방송 등 이제 30대 초반임에도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작가로서의 본분은 단연 최우선이다. 쉴 새 없이 작품을 제작하고, 발표할 때마다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자신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은 솔직함’에 있는 듯하다.
흔히 ‘동시대적 감성’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작품의 호감과 매력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사회의 시대적 변화 요구에 주목할 수도 있고, 변모하는 사회의 주체로서 자신에게 보다 더 집중할 수도 있겠다. 구분하자면 김 작가는 후자의 경우다.
김현정은 자신의 나이에 걸맞은 시대상을 매우 효과적으로 작품에 옮기는 남다른 재주를 지녔다. 대표적인 예가 몇 해 전 서른 살을 넘으며 시작한 ‘결혼과 여성’ 시리즈다. 대개 한국에선 30대 초중반을 결혼적령기로 여긴다. 특히 여성에겐 이 시기가 매우 민감하게 와 닿는다. 굳이 주변의 시선을 차치하고서라도, 한 개인으로서의 삶과 통념적 여성의 의무 중에 선택할 시기를 맞이한다. 누구의 아내, 어느 집안의 며느리, 아이의 엄마 등. 반평생 자신을 대변하던 이름도 잃게 된다. 한 여성에게 현대 사회의 결혼제도와 평등문화의 문제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에게 어떤 과제를 남기고 있는가에 대한 명료한 물음을 그림에 담았다.결혼: 천지차이, 한지 위에 수묵과 담채 & 콜라주, 199×428cm, 2019년
김 작가의 작품이 얼마나 주도면밀하고 흥미진진한 짜임새를 지녔는지 몇 작품을 살펴보자. 우선 <결혼: 천지차이(天地差異)>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의 명작 <천지창조> 중 ‘아담의 창조’ 부분을 패러디한 작품이다. 누구든 결혼은 인생의 또 다른 행복을 선사할 관문으로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명품 쇼핑을 즐기던 ‘내숭녀’는 여느 여성들처럼 근사한 로망을 품고 결혼식 문턱을 넘는다.
그녀를 기다린 건 근사한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꿈의 궁전이 아니었다. 명품은 언감생심! 양손에는 고무장갑과 분유병, 등 뒤엔 갓난아기와 극진히 봉양해야 할 어르신들이 둘러싸고 있다. 꿈 많던 결혼 이전과 이후의 현실은 말 그대로 ‘천지차이(天地差異)’인 셈이다. 이런 결혼상이 21세기 현대 사회의 실상이라고 암시하듯, 이미 결혼 전 여성의 앞에 ‘웨딩(Wedding)21’이란 잡지가 놓여 있다. 재치 있는 발상과 구성이다. 세로 2m, 가로 4m가 넘은 이 대형 작품은 병풍으로 제작됐다. 수묵과 채색 기법을 혼용해 18세기 조선 후기 풍속화를 멋지게 재해석했다.
이번엔 <결혼: 육아전쟁> 작품이다. 너무나 유명한 자크루이 다비드의 명작 <알프스 산맥을 넘는 나폴레옹>을 패러디한 것이다. 결혼한 여성이 겪는 ‘육아는 전쟁이다’라는 느낌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아이를 단단히 업고 치켜든 오른손에 초보 엄마의 굳은 의지가 빛난다. 왼손엔 먼지털이로 무장해 전업주부로서의 각오도 남다르지만, 동시에 화려하고 멋스러운 하이힐 구두로 보아 멋쟁이 여성으로서의 기품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반면 신랑은 하단 부분에 단원 김홍도 <신행>의 인물들 속에서 유유자적한 모습으로 대비시켰다.
“작품의 모티브로 한복을 자주 등장시키는 것은 격식과 고상함을 상징하는 한복을 입고 일상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통해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려는 겁니다. 동시에 통념으로부터의 일탈이 주는 자유로움을 전하려는 의도이기도 하죠. 인물의 표현 기법은 한국화 전통 기법인 수묵담채이고, 한복은 서양 미술의 콜라주 기법을 덧붙였습니다. 한 그림 안에서 두 개의 이질적인 기법이 어우러진 독창성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또한 한복 속이 살짝 살짝 비치는 효과는 ‘감추려고 하지만, 네 속이 훤히 다 보인다’는 주제 ‘내숭’을 상징하는 표현입니다.”
그녀의 설명처럼 김현정의 그림은 평면과 입체, 동서양의 조형 기법이 어우러진 융·복합적인 다양성을 추구한다. 제작 과정을 살펴보면 더욱 치밀하다. 우선 직접 경험하며 느낀 감정을 바탕으로 구상하며, 최근엔 설문과 인터뷰를 통한 집단지성의 의견까지 작품화하려고 노력한다. 구상에 따라 인물의 신체 실루엣과 한복 입은 모습 등을 촬영한다. 한지에 인물의 누드부터 머릿결 한 올 한 올까지 스케치한다. 수묵과 여러 전통 기법으로 한복과 배경을 표현하고, 배접한 후 직접 염색한 한지로 저고리 부분을 콜라주 입체로 처리한다. 기본적으로 완성되면 2차 배접 후 전각 날인해 마친다. 워낙 섬세하게 여러 단계를 거치다 보니 한 점 제작에 길게는 6개월도 소요된다.
이처럼 김 작가의 ‘내숭 이야기’ 시리즈가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작품의 흥미로운 소재와 제작 기법 외에도 흔들리지 않는 뚝심과 주제의식을 빼놓을 수 없다. 가령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동시대성, 양파 껍질처럼 호기심을 끝없이 자극하는 탄탄한 스토리텔링, 세련된 현대 여성의 표상이지만 한복을 즐겨 입는 주인공으로서의 자화상 모습 등이 어우러져 변별력과 경쟁력을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김 작가는 작품의 메시지이기도 한 ‘내숭’을 ‘일종의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한복 입은 젊은 여인의 모습은 다소 생뚱맞으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을 자아낸다. 그 사이사이 벌어지는 풍자와 해학이 얽힌 에피소드는 한낮의 가벼운 꿈처럼 백색의 거짓말로 증발하곤 한다.(사진) 작품 아차 제작 과정. 구상-사진 찍기-스케치-배접1-채색-배접2-마무리등을 거쳐 길면 6개월 이상 소요되는 작품도 있다.
예전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란 구호로 세계화 시대를 맞은 적이 있다. 과연 미술 장르에서도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정서를 담은 회화 형식으로 세계화에 응대할 수 있을까. 한국적이란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비교할 대상은 또 어디이고 누구일까. 현대 미술이란 ‘개인의 감성으로 경험한 동시대적 감수성을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시각화한 결과물의 통칭’이라 정의할 수도 있다. 말처럼 이 요건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작가는 드물다. 김 작가는 어떨까. 이제 10여 년의 화력(畵歷)을 쌓아 가고 있으니, 속단은 이르다. 그래도 자신의 색깔을 제대로 만들어 가는 중임은 분명하다. 앞으로 10년 후 김 작가가 더 궁금한 이유다. 유튜브 채널(/artistjunga)에선 제작 과정도 만날 수 있다.
김윤섭 소장은…
김윤섭 대표는 미술평론가로서 명지대 대학원에서 미술사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2019 안양국제공공예술프로젝트(APAP)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현재는 국립현대미술관 작품가격 평가위원, 정부미술은행 운영위원, 인천국제공항 문화예술자문위원, (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전문위원, 대한적십자사 문화나눔프로젝트 아트디렉터, 숙명여자대학교 겸임교수, 2020 경주국제레지던시아트페스타 전시감독, 아이프AIF 아트매니지먼트 대표,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이사, 서울시 미래유산보존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4호(2020년 09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