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리더]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 “IT 기술력으로 물류 혁신 이끌 것”

[한경 머니=정채희 기자 l 사진 서범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도 살아남는 기업이 있다. 한경 머니는 언택트 시대, 더 주목해야 할 기업을 연재한다. 첫 번째는 배달 서비스의 아웃소싱(외주)을 통해 물류 혁명을 꿈꾸는 메쉬코리아다.
비대면 시대, 배송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쿠팡’,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등 사업 영역은 다르지만 업계의 제왕으로 떠오른 기업들은 각자의 서비스가 담긴 ‘배송’을 무기로 성장가도를 달렸다. 이제 오프라인만으로는 성공을 보장하기 어려운 시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배송 서비스는 사업의 필수 영역이 됐다. 1인 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유통사업자 모두는 배송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 어떤 배송을 할 것인가.
A. 다량 주문이 찰 때까지 기다린 후 배송을 시작한다. B. 대규모의 토지와 건물을 매입해 거대한 물류창고를 짓고, 물류 서비스를 구축한다.
A는 대개 1인 기업과 소규모 상점이 택배사와 계약해 쓰는 방식이다. 하지만 실시간 배송이나 전담 배송, 소규모 배송이 어렵기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 양쪽 모두의 만족도가 떨어진다. B의 경우는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하다. 기업들은 배송의 미래가치를 보고 뛰어들지만 투자비용 회수는커녕 밑 빠진 독처럼 역성장을 거듭해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 A와 B의 한계를 뛰어넘어 기업의 배송 서비스에 혁신을 제공하고자 하는 기업이 있다. 기업용 종합 물류 서비스의 아웃소싱을 통해 물류 플랫폼의 왕좌를 노리는 메쉬코리아다.
메쉬코리아는 국내 전역을 연결하는 이륜, 사륜 기사와 차량 인프라를 기반으로 물류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특히 직접 개발한 정보기술(IT) 솔루션과 데이터 엔진을 기반으로 배송과 물류 운영의 전체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는 등 차별화된 IT 물류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회사 이름이 다소 생소하다면 ‘부릉(VROONG)’이란 브랜드는 낯설지 않을 것이다. 메쉬코리아의 물류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사는 버거킹, 맥도날드, 롯데리아, BBQ 등 유명 프랜차이즈들이다.SSG닷컴의 ‘쓱 배송’ 일부와 편의점 씨유(CU), 베이커리 뚜레쥬르의 ‘라스트마일’ 배송을 책임지는 것도 부릉이다. 올해 8월 기준 고객사는 240여 개다.
지난 8월 7일 서울 강남구 메쉬코리아 본사에서 비대면 시대, 배송의 미래를 준비하는 유정범 대표를 만났다. 유 대표는 “메쉬코리아의 부릉 서비스를 통해 모두가 쿠팡, 마켓컬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다음은 유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메쉬코리아는 어떤 회사인가.
“부릉을 단 오토바이가 주로 눈에 보이니 배달 사업자로 오인하는데,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물류의 배송 대행과 물류 운영의 전체 프로세스를 소프트웨어로 혁신하는 물류 플랫폼 기업이다.”
지난해 역대 최대 연 매출을 달성하고, 올해 6월에는 처음으로 월 매출 2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비대면 시대 주목받는 기업이 됐다.
“신유통 시대를 맞이해 국내 물류 시장은 빠르고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온라인 시대에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IT 물류가 핵심이다. 그런데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IT 물류 역량을 갖는 것이 얼마나 많은 비용과 노력을 수반하는지 알고 있다. 내부 인건비를 아끼면서도 물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다 보니, 물류 운영 대행과 솔루션을 원스톱으로 해 줄 수 있는지 문의한다. 그러면서 회사의 물류 효율성을 얼마나 개선시킬 수 있는지 묻는다. 메쉬코리아는 사륜차, 이륜차 보유는 물론 솔루션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토털 물류 플랫폼이다. 이 점이 비대면 시대, 메쉬코리아의 기회요소로 작용할 수 있었다고 본다.”


레드오션 시장에서 어떻게 성장했는가.
“기술이다. 2012년 창업 이후부터 우리가 기업과 배달 기사에게 줄곧 제안한 것은 ‘IT 시스템’이었다. 당시에도 지금도 물류 시스템은 비효율적인 형태였다. A사와 B사, C사 각각의 플랫폼마다 포스기를 따로 구비해 주문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배송이란 게 피크타임이 있기 마련이다. 각각의 포스기에서 주문이 몰리면 콜을 놓치게 된다. 콜을 놓치지 않기 위해 또 다른 아르바이트생을 구인해 콜을 받는 업무만 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우리는 하나의 툴에 주문을 모아 주겠으니 부릉 서비스만 독점으로 불러달라고 제안했다. 부릉은 독자 기술을 통해 다양한 음식점의 주문을 묶어서 배달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배달 기사는 부릉 플랫폼이 직접 개발한 IT 솔루션을 통해 최적의 경로를 안내받고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를 차례로 들러 음식을 받은 뒤, 또 차례로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다. 배달 서비스 체계에서의 어려움을 IT를 활용해 혁신적으로 풀어 낸 것이다. 직원의 3분의 1 이상을 연구·개발(R&D) 조직에 투자한 결실이기도 하다.”
비대면 시대의 차별점이 궁금하다.
“마윈이 주장하는 ‘신유통(온라인 서비스와 오프라인 체험과 스마트 물류가 융합된 새로운 유통 모델)’이 가능하려면 기업은 스마트 물류가 가능해야 한다. 우리가 이를 대신해 주면 기업은 생산과 소비를 이끌어 가는 시장 주도자 역할에 매진할 수 있다. 메쉬코리아는 ‘부릉’이라는 단일 브랜드로 IT와 데이터 엔진을 기반으로 해 기업의 배송 및 물류 운영 관련 전체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한다. 우리는 부릉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배송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부릉을 통하면 모두가 쿠팡과 마켓컬리가 될 수 있다.”


어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가.
“프랜차이즈 식음료(F&B) 기업이나 편의점, 로컬 상점을 대상으로 실시간 배송을 운영한다. 배달 주문이 들어오면 소비자에게 20~30분 내로 배송을 완료하는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다. 고객의 주문이 접수되면, 전국 380여 개 직영 부릉스테이션의 이륜차와 사륜차를 중심으로 정확하고 빠른 실시간 배송이 시작된다. 근거리 소비자에게 빠르고 정확하게 배송할 수 있어 쓱 배송은 물론 CU, 뚜레쥬르, 버거킹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택배 물량이 비교적 적은 1인 기업 등 중소형 상공업자 또한 부릉 배송의 대상이다. 이들은 전담으로 택배차를 부르기에는 물량이 적기 때문에 빠른 배송이 불가하다. 이 지점을 놓치지 않고, 고객사의 배송 물량, 화물 크기, 유형 등을 고려해 차별화된 운송 서비스를 전담으로 제공하고자 한다. 부릉만의 사륜차와 이륜차를 연계한 복합 운송으로 주문한 당일에 배송도 가능하다. 퀵보다 저렴하고, 택배보다 빠른 배송으로 오전에 주문하고 오후에 수령할 수 있어 화주사와 고객 모두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IT 솔루션 ‘부릉TMS’는 무엇인가.
“메쉬코리아의 ‘부릉TMS’는 인공지능(AI) 기반 운송관리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 하나로 운송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배송 과정은 물론 배송 기사들의 위치와 업무 수행 과정을 지켜볼 수 있어 업무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인다. 평균 물량을 계산해 차량 생산성 추이를 그래프로 보여줄뿐더러 점착완료율, 정시운송률 등을 표시한다. 차량의 온도 관리까지 체크할 수 있어 신선도 유지에도 신경 쓸 수 있다. 급변하는 다양한 상황에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 것이다. 이 플랫폼 하나만 있으면 내부 물류팀 없이도 업무 효율성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
메쉬코리아의 목표가 궁금하다.
“국내 최초의 물류 IT 업무처리아웃소싱(BPO) 파트너로서 기업고객의 물류 디지털화에 기여하고 싶다. 이후 핵심 경쟁력인 IT 기술력을 통해 전 세계 물류 모빌리티 관련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혁신할 것이다.”


유정범 대표는…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는 2013년 메쉬코리아 창업 이후 프리미엄 실시간 배송 서비스 ‘부릉’을 론칭하며 사업을 성장시켰다. 지난 8월 19일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에서 강소기업가상을 수상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4호(2020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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