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기고=황정하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부장] B.C.(Before Christ)와 A.D.(Anno Domini)는 각각 기원전, 기원후를 뜻하는 연대 표기의 기준이다. 최근 B.C.와 A.C.를 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라는 책으로 유명한 토머스 프리드먼이 “앞으로 세계 역사는 B.C.(Before Corona, 코로나 이전)와 A.C.(After Corona, 코로나 이후)로 나뉠 것이다”라고 말한 뒤부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나타났던 사회·경제적 변화가 향후에도 상당 부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 를 비롯한 많은 수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사라지지 않고 독감과 같은 풍토병 중 하나가 돼 계절적으로 유행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코로나19 이후의 금융시장에 대해 이해하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이미 코로나19는 지난 3월 이후 금융시장 전반의 모습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주식시장이 하루에 10% 이상 하락하기도 하는 등 5% 이상의 급등락을 반복하며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냈다.
달러를 제외한 거의 모든 자산이 약세를 나타내며 자산 간 전통적인 상관관계가 일시적으로 사라지기도 했다. 다행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큰 폭의 금리 인하와 함께 유동성을 확대하고, 세계 각국의 정부가 모두 큰 폭의 재정부양책을 실시함에 따라 주식시장이 크게 반등했다.
금융시장 역시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이다. 5월 이후 미국과 유럽 주요국에서 경제활동 재개가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향후 경기 회복의 속도와 경로에 쏠리고 있다.
글로벌 경제, 완만하고 점진적 회복세 기대
먼저 인정해야 할 것이 있다. 이 바이러스가 세상에 알려진 지도 반년 가까이 됐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 바이러스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결국 단기적인 관점에서의 전망이 매우 어렵다는 의미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적어도 처음 코로나19가 등장했을 때보다는 지금 알고 있는 것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먼저, 중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경제가 올해 하반기 이후 회복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회복의 속도와 경로는 점진적이고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글로벌 경제는 역성장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상기한 바와 같이 주요국이 전례 없는 수준의 통화·재정부양책을 내놓음에 따라 극단적인 수준의 시스템 리스크는 상당 부분 완화됐다. 특히 5월 이후 점진적인 경제활동 재개가 회복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물론 최근 나타나고 있는 우려와 같이 재확산 리스크가 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방역 노하우와 추가 부양 기대 등을 고려할 때 3월과 같은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즉, 코로나19의 재확산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공포 국면을 재현하기보다는 경기 회복 속도를 지연시키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독감, 홍콩독감,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같은 과거 전염병 사례에서도 2~3차 재확산이 진행된 적이 많았으나, 이 같은 전염병 이슈가 경기의 장기 추세를 바꾸거나 장기 침체로 이어진 적이 없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이 같은 경기 회복 경로를 감안할 때, 저성장·저금리 환경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소비·투자심리 및 고용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재확산 리스크로 인한 경제활동 재개 지연 역시 부담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탈세계화 역시 기업들의 수익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상대우위에 기반한 자유무역이 아닌 자국 내 공급망 재설정으로 인해 기업들이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기 회복 탄력이 완만할 것으로 보이는 점과 주요국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저금리 환경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성장이 희소한 환경, 성장에 투자해야 할 때
그럼 이러한 환경에서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와 동시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기 회복세가 기대되며,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로 인해 우호적인 유동성 환경이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식시장에 투자 기회가 있다. 특히 글로벌 성장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저금리 환경은 미래 현금흐름에 적용하는 할인율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성장주에 긍정적이다. 특히 빠른 속도의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성장의 희소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성장주의 가치가 부각된다. 이로 인해 주목받는 업종이 바로 정보기술(IT)과 헬스케어다.
이 두 업종은 대표적인 성장주인 동시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변화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언택트(untact)’ 테마로 대변되는 디지털 경제의 가속화가 IT업종에 기회가 될 것이며, 건강에 대한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헬스케어 업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주식시장 내에서 지난해 말 이후로 성장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지수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대비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업종별로도 연초 이후 IT와 헬스케어업종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에 대한 우려를 고려할 때 분할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큰 시기가 또 있었나 싶다. 그러나 워런 버핏은 “불확실성은 장기 투자자의 친구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불확실성의 시기, 성장주 투자로 대응해 보는 것은 어떨까.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1호(2020년 06월)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나타났던 사회·경제적 변화가 향후에도 상당 부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 를 비롯한 많은 수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사라지지 않고 독감과 같은 풍토병 중 하나가 돼 계절적으로 유행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코로나19 이후의 금융시장에 대해 이해하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이미 코로나19는 지난 3월 이후 금융시장 전반의 모습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주식시장이 하루에 10% 이상 하락하기도 하는 등 5% 이상의 급등락을 반복하며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냈다.
달러를 제외한 거의 모든 자산이 약세를 나타내며 자산 간 전통적인 상관관계가 일시적으로 사라지기도 했다. 다행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큰 폭의 금리 인하와 함께 유동성을 확대하고, 세계 각국의 정부가 모두 큰 폭의 재정부양책을 실시함에 따라 주식시장이 크게 반등했다.
금융시장 역시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이다. 5월 이후 미국과 유럽 주요국에서 경제활동 재개가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향후 경기 회복의 속도와 경로에 쏠리고 있다.
글로벌 경제, 완만하고 점진적 회복세 기대
먼저 인정해야 할 것이 있다. 이 바이러스가 세상에 알려진 지도 반년 가까이 됐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 바이러스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결국 단기적인 관점에서의 전망이 매우 어렵다는 의미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적어도 처음 코로나19가 등장했을 때보다는 지금 알고 있는 것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먼저, 중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경제가 올해 하반기 이후 회복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회복의 속도와 경로는 점진적이고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글로벌 경제는 역성장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상기한 바와 같이 주요국이 전례 없는 수준의 통화·재정부양책을 내놓음에 따라 극단적인 수준의 시스템 리스크는 상당 부분 완화됐다. 특히 5월 이후 점진적인 경제활동 재개가 회복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물론 최근 나타나고 있는 우려와 같이 재확산 리스크가 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방역 노하우와 추가 부양 기대 등을 고려할 때 3월과 같은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즉, 코로나19의 재확산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공포 국면을 재현하기보다는 경기 회복 속도를 지연시키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독감, 홍콩독감,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같은 과거 전염병 사례에서도 2~3차 재확산이 진행된 적이 많았으나, 이 같은 전염병 이슈가 경기의 장기 추세를 바꾸거나 장기 침체로 이어진 적이 없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이 같은 경기 회복 경로를 감안할 때, 저성장·저금리 환경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소비·투자심리 및 고용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재확산 리스크로 인한 경제활동 재개 지연 역시 부담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탈세계화 역시 기업들의 수익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상대우위에 기반한 자유무역이 아닌 자국 내 공급망 재설정으로 인해 기업들이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기 회복 탄력이 완만할 것으로 보이는 점과 주요국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저금리 환경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성장이 희소한 환경, 성장에 투자해야 할 때
그럼 이러한 환경에서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와 동시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기 회복세가 기대되며,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로 인해 우호적인 유동성 환경이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식시장에 투자 기회가 있다. 특히 글로벌 성장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저금리 환경은 미래 현금흐름에 적용하는 할인율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성장주에 긍정적이다. 특히 빠른 속도의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성장의 희소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성장주의 가치가 부각된다. 이로 인해 주목받는 업종이 바로 정보기술(IT)과 헬스케어다.
이 두 업종은 대표적인 성장주인 동시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변화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언택트(untact)’ 테마로 대변되는 디지털 경제의 가속화가 IT업종에 기회가 될 것이며, 건강에 대한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헬스케어 업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주식시장 내에서 지난해 말 이후로 성장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지수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대비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업종별로도 연초 이후 IT와 헬스케어업종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에 대한 우려를 고려할 때 분할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큰 시기가 또 있었나 싶다. 그러나 워런 버핏은 “불확실성은 장기 투자자의 친구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불확실성의 시기, 성장주 투자로 대응해 보는 것은 어떨까.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1호(2020년 06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