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기고=정명진 파이낸셜뉴스 의학전문기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긴장을
자주하게 되면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처럼 스트레스성 장염을 앓은
경우를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는 2014년 146만 명이었지만 2018년 164만 명으로 5년간 12%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46.4%)보다 여성(53.6%)에게서 좀 더 많이 발생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나타났지만 그중에서도 중장년층이 많이 걸렸다. 50대(20.6%)가 가장 많았으며 40대(15.3%), 60대(14.9%)가 뒤를 이었다.
중장년층 많이 걸려…대장 운동성 장애 때문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혈액검사, 대변검사, 대장내시경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으면서도 복부 통증, 복부 팽만감, 화장실을 자주 가거나 가지 않는 배변 습관의 변화 등과 같은 증상을 나타내는 모든 질환을 말한다. 증상은 있기 때문에 흔히 기능성 장애 또는 신경성 질환으로 불리기도 한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하루 3회에서 주 3회 정도 배변 활동을 한다. 하지만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하루에도 3회 이상 화장실을 방문하거나 일주일에 1회도 화장실을 못 가는 경우가 많다. 화장실에 가기 전에 주로 하복부에 경련을 일으키기도 하고,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배변 시 설사를 하는 경우가 많고, 대변에는 끈적한 점액질이 묻어나오기도 한다. 반대로 변비를 심하게 호소하는 경우에는 장에 가스가 찬 느낌과 함께 복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원인은 소화기계의 과민 반응과 대장의 운동성 장애로 인한 것이다. 이는 불규칙한 식생활과 각종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위나 장과 같은 소화기관은 자신의 의지로 조절할 수 없는 평활근육과 자율신경에 의해 움직인다. 하지만 불안과 긴장을 비롯한 스트레스는 직접적으로, 또는 스트레스로 인해 분비가 촉진되는 호르몬을 통해 간접적으로 소화기관의 정상 운동을 방해한다. 심한 경우에는 복통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증상에 따라 크게 변비형, 설사형, 가스형으로 나눌 수 있다. 변비와 설사 증세가 번갈아 나타나는 변비·설사형도 있다. 가스형의 경우 배에서 소리가 나거나 잦은 방귀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며 복부 팽창을 호소하기도 한다. 복부 팽창이 심하면 아침에는 괜찮다가 오후가 지날수록 심해져 처음부터 원래 사이즈보다 큰 옷을 입기도 한다.
외국에서는 감기에 이어 직장 결근 원인 2위라고 한다. 입원이나 수술이 필요한 질환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에 증상이 심하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장염으로 오인했는지 진단 받아야
단순한 장염을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오해할 수 있다. 화장실을 자주 간다는 점에서 비슷하기 때문이다. 특히 감기나 중이염에 걸렸을 때 복용하는 항생제로 인해 갑자기 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 항생제는 보통 세균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세균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를 복용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항생제가 장에 들어가 유산균과 같은 장에 좋은 세균까지 모두 죽이는 것이다.
장염의 원인이 항생제라면 가벼운 장염의 경우에는 항생제를 끊으면 저절로 낫게 된다. 하지만 재발했을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 일반적으로 모든 항생제는 내성이 생기게 돼 있다. 이 때문에 다시 항생제로 인한 장염이 걸렸다면 잘 낫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항생제 장염을 경험한 사람들은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은 줄여야 한다.
항우울제 처방 받으면 도움
스트레스로 인한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항우울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긴장을 완화시켜줌으로써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을 경감시켜 주고, 작은창자의 운동성을 줄여 줌으로써 설사가 덜 나오게 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변비를 호소하는 경우에는 섬유소를 보충해 주거나 설사약을 복용해야 한다. 심한 복통을 자주 느낄 때에는 진정제, 가스제거제나 항경련제를 처방 받아야 한다.
또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 의해서도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초콜릿, 우유, 치즈 등의 유제품이나 술,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튀긴 음식, 콩과식물 등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장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평소 장 건강을 위해서는 식이섬유 섭취가 중요하다. 현미와 통밀, 보리와 같이 정제되지 않은 곡류, 다시마, 미역과 같은 해조류,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다만 수박, 참외와 같이 당도가 높은 과일을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오히려 설사를 할 수 있어 주의하는 것이 좋다. 움직이지 않고 앉아만 있을 경우 장 운동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덥지 않은 아침과 저녁에 가벼운 산책이나 적절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장염이라면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일주일 내에 저절로 낫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증상이 경미한 경우 구토나 설사로 인해 손실된 체내 수분과 전해질을 보급해 주면 금방 회복된다. 다만 심한 복통이 지속되거나 열이 나는 경우 또는 변에 고름이나 피가 섞여 있을 때에는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설사는 무조건 멈춰야 한다고 생각해 지사제를 먹는 경우도 많다. 설사를 계속하면 문제가 되지만, 설사는 몸속에 들어온 독소를 배출하는 회복의 한 과정이기도 하므로 의사 혹은 약사와 상담해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설사가 있을 때는 무조건 굶기보다 탈수 현상을 막기 위해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1호(2020년 06월) 기사입니다.]
자주하게 되면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처럼 스트레스성 장염을 앓은
경우를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는 2014년 146만 명이었지만 2018년 164만 명으로 5년간 12%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46.4%)보다 여성(53.6%)에게서 좀 더 많이 발생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나타났지만 그중에서도 중장년층이 많이 걸렸다. 50대(20.6%)가 가장 많았으며 40대(15.3%), 60대(14.9%)가 뒤를 이었다.
중장년층 많이 걸려…대장 운동성 장애 때문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혈액검사, 대변검사, 대장내시경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으면서도 복부 통증, 복부 팽만감, 화장실을 자주 가거나 가지 않는 배변 습관의 변화 등과 같은 증상을 나타내는 모든 질환을 말한다. 증상은 있기 때문에 흔히 기능성 장애 또는 신경성 질환으로 불리기도 한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하루 3회에서 주 3회 정도 배변 활동을 한다. 하지만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하루에도 3회 이상 화장실을 방문하거나 일주일에 1회도 화장실을 못 가는 경우가 많다. 화장실에 가기 전에 주로 하복부에 경련을 일으키기도 하고,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배변 시 설사를 하는 경우가 많고, 대변에는 끈적한 점액질이 묻어나오기도 한다. 반대로 변비를 심하게 호소하는 경우에는 장에 가스가 찬 느낌과 함께 복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원인은 소화기계의 과민 반응과 대장의 운동성 장애로 인한 것이다. 이는 불규칙한 식생활과 각종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위나 장과 같은 소화기관은 자신의 의지로 조절할 수 없는 평활근육과 자율신경에 의해 움직인다. 하지만 불안과 긴장을 비롯한 스트레스는 직접적으로, 또는 스트레스로 인해 분비가 촉진되는 호르몬을 통해 간접적으로 소화기관의 정상 운동을 방해한다. 심한 경우에는 복통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증상에 따라 크게 변비형, 설사형, 가스형으로 나눌 수 있다. 변비와 설사 증세가 번갈아 나타나는 변비·설사형도 있다. 가스형의 경우 배에서 소리가 나거나 잦은 방귀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며 복부 팽창을 호소하기도 한다. 복부 팽창이 심하면 아침에는 괜찮다가 오후가 지날수록 심해져 처음부터 원래 사이즈보다 큰 옷을 입기도 한다.
외국에서는 감기에 이어 직장 결근 원인 2위라고 한다. 입원이나 수술이 필요한 질환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에 증상이 심하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장염으로 오인했는지 진단 받아야
단순한 장염을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오해할 수 있다. 화장실을 자주 간다는 점에서 비슷하기 때문이다. 특히 감기나 중이염에 걸렸을 때 복용하는 항생제로 인해 갑자기 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 항생제는 보통 세균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세균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를 복용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항생제가 장에 들어가 유산균과 같은 장에 좋은 세균까지 모두 죽이는 것이다.
장염의 원인이 항생제라면 가벼운 장염의 경우에는 항생제를 끊으면 저절로 낫게 된다. 하지만 재발했을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 일반적으로 모든 항생제는 내성이 생기게 돼 있다. 이 때문에 다시 항생제로 인한 장염이 걸렸다면 잘 낫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항생제 장염을 경험한 사람들은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은 줄여야 한다.
항우울제 처방 받으면 도움
스트레스로 인한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항우울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긴장을 완화시켜줌으로써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을 경감시켜 주고, 작은창자의 운동성을 줄여 줌으로써 설사가 덜 나오게 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변비를 호소하는 경우에는 섬유소를 보충해 주거나 설사약을 복용해야 한다. 심한 복통을 자주 느낄 때에는 진정제, 가스제거제나 항경련제를 처방 받아야 한다.
또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 의해서도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초콜릿, 우유, 치즈 등의 유제품이나 술,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튀긴 음식, 콩과식물 등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장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평소 장 건강을 위해서는 식이섬유 섭취가 중요하다. 현미와 통밀, 보리와 같이 정제되지 않은 곡류, 다시마, 미역과 같은 해조류,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다만 수박, 참외와 같이 당도가 높은 과일을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오히려 설사를 할 수 있어 주의하는 것이 좋다. 움직이지 않고 앉아만 있을 경우 장 운동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덥지 않은 아침과 저녁에 가벼운 산책이나 적절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장염이라면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일주일 내에 저절로 낫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증상이 경미한 경우 구토나 설사로 인해 손실된 체내 수분과 전해질을 보급해 주면 금방 회복된다. 다만 심한 복통이 지속되거나 열이 나는 경우 또는 변에 고름이나 피가 섞여 있을 때에는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설사는 무조건 멈춰야 한다고 생각해 지사제를 먹는 경우도 많다. 설사를 계속하면 문제가 되지만, 설사는 몸속에 들어온 독소를 배출하는 회복의 한 과정이기도 하므로 의사 혹은 약사와 상담해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설사가 있을 때는 무조건 굶기보다 탈수 현상을 막기 위해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1호(2020년 06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