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기고=최정선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과장] 전 세계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재정을 확대하는 등 정책 공조에 나섰음에도 주식시장은 연일 무섭게 추락했다. 주식시장뿐 아니라 채권시장과 유가, 금 등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도 높아졌다. ‘잠 못 드는 밤’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20년 3월 금융시장은 여러모로 투자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이어진 경기 사이클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약세장에 진입했다. 역사적으로 증시가 약세장(전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에 진입하는 데까지 평균 12개월이 소요된 반면, 이번에는 미국 다우존스 지수 기준으로 한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러한 시장 환경에서 더욱 더 크게 다가오는 문제는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이 보도됐을 때만 해도, 금융시장 변동성은 단기에 그치는 듯 보였다. 특히 바이러스가 경기의 흐름을 변화시킨 적은 없었다는 분석과 함께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되는 모습이 확인되며 2월 중에는 주식시장이 큰 폭의 반등을 나타내기도 했다. 물론 지금 이 시점에서 또 다른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촉발된 시장 불확실성이라는 점에서 코로나19의 확산 경로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이를 막기 위한 각국의 이동 제한이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각국의 통화·재정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되며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이후에도 미국 대선 등 정치적인 리스크를 비롯한 다양한 요인들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정리하자면 투자자들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으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합리적이지 않은 투자 결정
어떠한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은 항상 어떻게 하면 투자 수익을 높이고 자산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는가로 요약할 수 있다. ‘언제 시장이 오르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꿀 수도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켓 타이밍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조금 더 쉽고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이를 활용해 투자에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앞서 말한 시장의 불확실성과 연관이 있지만, 투자자의 의사결정 과정 역시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우리가 과연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주체인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아래 2가지 상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자. 첫 번째는 연 2%의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고, 두 번째는 특정 조건이 만족될 경우에만 연 10%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과거 해당 상품을 통해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확률은 30%다.
[수익에 대한 위험 성향 평가]
A 확정금리 상품: 연 2%→기대수익률 2%
B 조건부 금리 상품: (연 10%의 금리×30%)+(0%의 금리×70%)→기대수익률 3%
이번에는 이미 -10% 손실을 입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지금 손절매할 경우 -10%의 손실을 확정 지을 수 있지만, 계속해서 보유한다면 절반의 확률로 10%의 수익을 거두거나 -50% 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면 어떨까.
[손실에 대한 위험 성향 평가]
A 지금 손절매: -10% 손실→기대손실률 -10%
B 계속 보유: (10% 수익×50%)+(-50% 손실×50%)→기대 손실률 -20%
전통적인 경제학 이론인 ‘기대효용’에 따르면 합리적인 사람은 어느 상황에서나 기대값이 큰 쪽을 택한다. 따라서 첫 번째 예시에서는 B 조건부 금리 상품을, 두 번째 예시에서는 A 손절매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니얼 카너먼 교수는 전혀 다른 이론을 가지고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사람들의 의사결정에는, 단순히 기대값뿐만 아니라 심리적 요소도 함께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실제 실험 결과, 수익에 대해서 위험 회피를 선택(A. 확정금리 상품)한 다수의 사람들이 손실에 있어서는 기꺼이 위험을 감수(B. 계속 보유)하겠다고 답한 것이 그 반증이다.
이는 사람들의 위험 성향이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경향이 있으며, 인간의 선택이 항상 합리적이지는 않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의사결정의 중심에는 ‘손실 회피’라는 기저가 강하게 작용한다. 카너먼의 전망이론(prospect theory)에 따르면 같은 금액이라도 이익을 얻었을 때의 기쁨보다 손실을 입었을 때의 고통이 약 2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투자에 있어 본능적인 움직임은 판단력을 흐리는 원흉이다. 투자를 할 때 우리는 얼마를 벌 수 있을지에 대한 장밋빛 미래를 그려 보지만, 얼마나 큰 손실을 보게 될지는 걱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카너먼은 투자자들이 항상 수익을 거둘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과도한 자신감’이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맹신은 수익률이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하더라도 이어진다. 계속해서 ‘오늘은 다르겠지’라고 행복 회로를 돌리다 보면 결국 더 큰 손실을 확정지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온다.
투자를 시작하면서부터 ‘잃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수익의 행복보다 예상치 못한 손실의 아픔이 더 크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심리를 역이용할 수만 있다면 돈을 버는 일이 쉬워질지도 모른다. 투자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시점에 매수, 상승하는 수익률이 편안하게 느껴질 때쯤 매도에 나서면 된다. 그러나 최근 시장 상황과 같이 투자 기간 중 큰 폭의 변동성을 마주하게 되면 이성보다 감정에 치우친 대응이 본능적으로 앞서게 된다. 결국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큰 시장에서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감정을 다스리는 것, 즉 투자심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를 시작할 때부터 시장의 변동성에도 투자심리를 방어할 수 있는 방어막들을 구축해 둘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역선택을 일정 부분 관리할 수 있다.① 손실에 대한 나의 위험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하라
금융상품 투자에 나서기 전에 위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은 사실 기본에 가깝다.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과 변동성 수준을 알고 그에 맞춰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투자에 있어서 위험과 기대수익률이 동행하는 것이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즉,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이다.
투자에 있어서 아무런 위험도 감당하려 하지 않는다면 (예금이자율과 같은) 무위험수익률 이상을 거둘 수 없다. 따라서 본인이 원하는 기대수익률과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을 적절히 파악하고 매칭시켜야 한다. 투자하는 과정에서는 내가 지금 투자를 계속할 수 있는지, 그렇다면 얼마큼의 추가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지 등 나의 투자 체력을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②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들을 편입해 위험 조정수익률을 제고하라
기대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위험과 수익률이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경우, 오히려 단일 자산에 투자했을 때보다 위험은 줄이면서도 수익률은 향상시킬 수 있다.
전통적으로는 주식과 채권의 관계가 그러하다. 포트폴리오 내 주식과 채권의 비율을 각각 5대5로 구성하고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 비중을 리밸런싱할 경우, 주식자산 혹은 채권자산에만 투자한 포트폴리오보다 더 좋은 성과를 거두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주식, 채권뿐만 아니라 커버드콜, 뱅크론, 리스, 우선주와 같이 다양한 비전통 자산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고, 이러한 상품들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③ 분할매수를 통해 변동성을 줄여라
시장은 하루에도 몇 번이나 상승과 하락을 거듭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동일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내가 취득한 시점의 가격에 따라서 수익률은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이 같은 변동성을 줄이는 또 하나의 방법은 시간을 분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금액을 꾸준히 투자할 경우, 자산의 가격이 하락하면 투자 수량을 늘릴 수 있다. 이를 통해 평균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고 이후 자산 가격이 반등할 경우,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다. 흔히 ‘적립식 투자의 마법’ 또는 ‘달러코스트애버리징(dollar cost averaging)’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우수한 자산이라면 이 같은 분할매수를 통해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마크 트웨인은 “당신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은 당신이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럴 리 없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투자자들은 내가 설마 실패할 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과도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비합리적 판단이라는 것이다. 계속해서 말하지만 시장을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수정구슬을 굴리지 않는 이상 어려운 일이다.
시장이 호황일 때는 가장 많이 오르는 자산에 집중하는 투자자들이 돋보일 수 있지만, 진정한 투자의 진가는 불황일 때 나타난다. 평소에 얼마나 방어진을 잘 구축해 두었냐에 따라 호황기의 성과를 다 되돌릴 수도, 잘 지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자들 모두 위험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와 긴 호흡에서의 분할매수를 통해 하락장에서도 굳건히 버틸 수 있는 투자를 이어나갈 수 있길 기원한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9호(2020년 04월) 기사입니다.]
2020년 3월 금융시장은 여러모로 투자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이어진 경기 사이클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약세장에 진입했다. 역사적으로 증시가 약세장(전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에 진입하는 데까지 평균 12개월이 소요된 반면, 이번에는 미국 다우존스 지수 기준으로 한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러한 시장 환경에서 더욱 더 크게 다가오는 문제는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이 보도됐을 때만 해도, 금융시장 변동성은 단기에 그치는 듯 보였다. 특히 바이러스가 경기의 흐름을 변화시킨 적은 없었다는 분석과 함께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되는 모습이 확인되며 2월 중에는 주식시장이 큰 폭의 반등을 나타내기도 했다. 물론 지금 이 시점에서 또 다른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촉발된 시장 불확실성이라는 점에서 코로나19의 확산 경로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이를 막기 위한 각국의 이동 제한이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각국의 통화·재정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되며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이후에도 미국 대선 등 정치적인 리스크를 비롯한 다양한 요인들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정리하자면 투자자들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으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합리적이지 않은 투자 결정
어떠한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은 항상 어떻게 하면 투자 수익을 높이고 자산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는가로 요약할 수 있다. ‘언제 시장이 오르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꿀 수도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켓 타이밍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조금 더 쉽고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이를 활용해 투자에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앞서 말한 시장의 불확실성과 연관이 있지만, 투자자의 의사결정 과정 역시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우리가 과연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주체인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아래 2가지 상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자. 첫 번째는 연 2%의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고, 두 번째는 특정 조건이 만족될 경우에만 연 10%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과거 해당 상품을 통해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확률은 30%다.
[수익에 대한 위험 성향 평가]
A 확정금리 상품: 연 2%→기대수익률 2%
B 조건부 금리 상품: (연 10%의 금리×30%)+(0%의 금리×70%)→기대수익률 3%
이번에는 이미 -10% 손실을 입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지금 손절매할 경우 -10%의 손실을 확정 지을 수 있지만, 계속해서 보유한다면 절반의 확률로 10%의 수익을 거두거나 -50% 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면 어떨까.
[손실에 대한 위험 성향 평가]
A 지금 손절매: -10% 손실→기대손실률 -10%
B 계속 보유: (10% 수익×50%)+(-50% 손실×50%)→기대 손실률 -20%
전통적인 경제학 이론인 ‘기대효용’에 따르면 합리적인 사람은 어느 상황에서나 기대값이 큰 쪽을 택한다. 따라서 첫 번째 예시에서는 B 조건부 금리 상품을, 두 번째 예시에서는 A 손절매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니얼 카너먼 교수는 전혀 다른 이론을 가지고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사람들의 의사결정에는, 단순히 기대값뿐만 아니라 심리적 요소도 함께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실제 실험 결과, 수익에 대해서 위험 회피를 선택(A. 확정금리 상품)한 다수의 사람들이 손실에 있어서는 기꺼이 위험을 감수(B. 계속 보유)하겠다고 답한 것이 그 반증이다.
이는 사람들의 위험 성향이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경향이 있으며, 인간의 선택이 항상 합리적이지는 않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의사결정의 중심에는 ‘손실 회피’라는 기저가 강하게 작용한다. 카너먼의 전망이론(prospect theory)에 따르면 같은 금액이라도 이익을 얻었을 때의 기쁨보다 손실을 입었을 때의 고통이 약 2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투자에 있어 본능적인 움직임은 판단력을 흐리는 원흉이다. 투자를 할 때 우리는 얼마를 벌 수 있을지에 대한 장밋빛 미래를 그려 보지만, 얼마나 큰 손실을 보게 될지는 걱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카너먼은 투자자들이 항상 수익을 거둘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과도한 자신감’이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맹신은 수익률이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하더라도 이어진다. 계속해서 ‘오늘은 다르겠지’라고 행복 회로를 돌리다 보면 결국 더 큰 손실을 확정지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온다.
투자를 시작하면서부터 ‘잃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수익의 행복보다 예상치 못한 손실의 아픔이 더 크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심리를 역이용할 수만 있다면 돈을 버는 일이 쉬워질지도 모른다. 투자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시점에 매수, 상승하는 수익률이 편안하게 느껴질 때쯤 매도에 나서면 된다. 그러나 최근 시장 상황과 같이 투자 기간 중 큰 폭의 변동성을 마주하게 되면 이성보다 감정에 치우친 대응이 본능적으로 앞서게 된다. 결국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큰 시장에서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감정을 다스리는 것, 즉 투자심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를 시작할 때부터 시장의 변동성에도 투자심리를 방어할 수 있는 방어막들을 구축해 둘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역선택을 일정 부분 관리할 수 있다.① 손실에 대한 나의 위험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하라
금융상품 투자에 나서기 전에 위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은 사실 기본에 가깝다.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과 변동성 수준을 알고 그에 맞춰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투자에 있어서 위험과 기대수익률이 동행하는 것이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즉,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이다.
투자에 있어서 아무런 위험도 감당하려 하지 않는다면 (예금이자율과 같은) 무위험수익률 이상을 거둘 수 없다. 따라서 본인이 원하는 기대수익률과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을 적절히 파악하고 매칭시켜야 한다. 투자하는 과정에서는 내가 지금 투자를 계속할 수 있는지, 그렇다면 얼마큼의 추가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지 등 나의 투자 체력을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②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들을 편입해 위험 조정수익률을 제고하라
기대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위험과 수익률이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경우, 오히려 단일 자산에 투자했을 때보다 위험은 줄이면서도 수익률은 향상시킬 수 있다.
전통적으로는 주식과 채권의 관계가 그러하다. 포트폴리오 내 주식과 채권의 비율을 각각 5대5로 구성하고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 비중을 리밸런싱할 경우, 주식자산 혹은 채권자산에만 투자한 포트폴리오보다 더 좋은 성과를 거두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주식, 채권뿐만 아니라 커버드콜, 뱅크론, 리스, 우선주와 같이 다양한 비전통 자산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고, 이러한 상품들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③ 분할매수를 통해 변동성을 줄여라
시장은 하루에도 몇 번이나 상승과 하락을 거듭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동일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내가 취득한 시점의 가격에 따라서 수익률은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이 같은 변동성을 줄이는 또 하나의 방법은 시간을 분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금액을 꾸준히 투자할 경우, 자산의 가격이 하락하면 투자 수량을 늘릴 수 있다. 이를 통해 평균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고 이후 자산 가격이 반등할 경우,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다. 흔히 ‘적립식 투자의 마법’ 또는 ‘달러코스트애버리징(dollar cost averaging)’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우수한 자산이라면 이 같은 분할매수를 통해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마크 트웨인은 “당신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은 당신이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럴 리 없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투자자들은 내가 설마 실패할 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과도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비합리적 판단이라는 것이다. 계속해서 말하지만 시장을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수정구슬을 굴리지 않는 이상 어려운 일이다.
시장이 호황일 때는 가장 많이 오르는 자산에 집중하는 투자자들이 돋보일 수 있지만, 진정한 투자의 진가는 불황일 때 나타난다. 평소에 얼마나 방어진을 잘 구축해 두었냐에 따라 호황기의 성과를 다 되돌릴 수도, 잘 지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자들 모두 위험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와 긴 호흡에서의 분할매수를 통해 하락장에서도 굳건히 버틸 수 있는 투자를 이어나갈 수 있길 기원한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9호(2020년 04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