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공인호 기자 / 사진 서범세 기자]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산관리 플랫폼인 에임(Automated Investment Management, AIM)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 고액자산가 중심이었던 국내 자산관리(WM)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17년 베타 서비스로 국내에 첫선을 보인 에임은 지난 2년여 기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내 왔다. 출범 초 1년간 1000여 명에 불과했던 이용자 수는 올 들어 30만 명을 훌쩍 넘어 40만을 향해 가고 있으며, 고객들이 맡긴 자산만 1300억 원(2020년 2월 4일 기준)을 웃돌고 있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최초 가입 이후 추가로 납입한 비율이 38%, 재계약을 진행하는 고객 비중은 91%에 이른다. 에임을 활용해 본 고객들 대다수가 사용자경험(UX)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충분한 만족을 느끼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재의 에임은 이지혜 대표의 총괄 아래 운영되고 있다. 이 대표는 “에임은 저 자신의 경험이 점철된 회사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며 “시티그룹과 아카디안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의 커리어가 20년 이상이었는데, 덕분에 많이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 대표는 젊은 나이인 20대 초반에 미국 시티그룹에서 자산관리 업무를 시작했지만 2년여 만에 금융당국의 규제로 소속팀이 해체되는 비운을 겪었다. 하지만 이후 헤지펀드인 아카디안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활동하며 퀀트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그는 “심화되는 소득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에이머(AIMer)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은데, 에임의 비전은 이들이 자신만의 꿈을 이뤄 가는 세상”이라며 “미약하게나마 에임이 ‘은수저’라도 꿈꿀 수 있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에임이 자산관리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결이 있다면.
“자산관리에 대한 ‘전문성’과 ‘진정성’이 아닐까 하네요. 사실 에임 출시 당시에는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죠. 비용과 수익성 측면에서 ‘버려진 시장’이라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실제로 지난 한 해 동안 에임이 벌어들인 전체 수익은 100억 원을 넘어서지만 에임의 수수료 수익은 4억 원가량에 불과합니다. 시스템 관리와 인건비 등을 감당하기에도 빠듯한 금액이죠. 같은 이유로 많은 투자자들이 에임을 믿고 선뜻 투자금을 맡겨 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출시 이후 3년 동안은 한 해 동안 20억 원가량을 가까스로 끌어 모았다면 지금은 단 하루에 모을 수 있는 금액이 됐죠.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일반적인 투자의 경우 수익의 20% 정도가 배분되지만 에임의 고객은 수익의 90% 이상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투자 원금이 적기 때문에 에임도 최소한의 비용만 부과하고 있는 거죠. 이런 에임의 진정성이 더 많은 고객들에게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낮은 수수료 외에도 에임만의 강점을 꼽는다면.
“에임 역시 자산관리 플랫폼인 만큼 수익률이 중요하겠죠. 에임은 지난 한 해 18%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더욱 중요한 것은 3년 누적 수익률이 아닐까 하네요. 사실 지난해만 보면 대다수 금융사들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3년으로 넓혀 보면 글로벌 시장이 약 25~35%가량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습니다. 만약 한 해 수익률이 -30%라면 원금 회복까지 40%가량의 수익률이 필요한데 1~2년 기다리다 포기하면 결국 손해를 보게 되는 거죠. 주식투자에서 잃는 사람만 있고 버는 사람은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30년 주식시장에 투자하면 전체 수익의 절반이 단 90일 안에 결정된다는 얘기도 있죠. 결국 금융시장 불안기에 자산을 잘 지키면서 중장기로 투자 시계를 넓히는 것이 성공 투자의 핵심입니다.
실제 미국 등 해외뿐 아니라 국내 주식시장도 금융위기가 반복된다는 10년 이상의 장기 사이클로 보면 연평균 8%가량의 꾸준한 수익을 올려 왔습니다. 하락 구간을 못 견뎌 하는 투자자들이 결국 손실을 본 거죠. 이런 이유로 에임은 모든 고객들에게 최소한 ‘3년 이상’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운이 나빠 금융위기를 맞더라도 경험적으로 3년 안에 2번의 상승 국면을 경험할 수 있고, 위기에 대비해 자산 배분을 해 놓는다면 시장을 이겨 낼 수 있습니다.
에임의 역할은 이 과정에서 헤지펀드 전략을 기반으로 ‘스마트’한 자산 배분을 통해 고객들의 손실 폭을 줄이고 중장기적으로 유의미한 부를 축적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거죠. 사실 수익 기여도의 경우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80%가 결정되지만, 에임은 경기 사이클에 대한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추종 지수를 선택하게 됩니다.
여기에 상품군 역시 미국 주가연계증권(ETF)을 활용해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달러 기반의 투자를 통해 변동성 확대로 인한 환(換) 손실 위험도 줄였습니다. 해외 증시에 상장한 ETF의 경우 250만 원까지 실현 소득에 대해 비과세죠. 뉴욕 증시에 상장된 ETF를 직구 형태로 가져오는 방식인데, 저렴한 수수료는 물론 유동성 측면에서도 훨씬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에임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본 일부 고객의 경우 단순히 여러 종류의 ETF를 섞어놓은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는데, 에임의 핵심 역할은 다양한 자산이 내재하고 있는 위험요인을 중성화하는 것입니다. 헤지펀드의 리스크 헤징과 같은 방식이죠.”
기존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운용 전략과는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사실 지난 2015년 첫 출시 당시에는 ‘자동화된 자산관리’라는 측면에서 로보어드바이저로 보는 시각이 있었죠. 하지만 에임은 패시브 전략을 기반으로 한 로보어드바이저와 달리 위험 회피를 위한 동적 자산 배분을 핵심 전략으로 하고 있습니다. 헤지펀드의 투자 전략을 추종하고 있는 거죠. 고액의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이용하기 힘든 일반인들로서는 글로벌 거시경제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 높은 서비스를 낮은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셈이죠.
앞서 에임은 개인적 경험이 점철된 플랫폼이라고 언급했는데, 만약 헤지펀드에 대한 개인적 경험이 없었다면 에임 역시 출시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네요. 헤지펀드인 아카디안의 경우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데 무려 30~40년의 기술 축적 기간이 필요했습니다. 헤지펀드 전략이 특별한 이유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저위험·저수익, 중위험·중수익, 고위험·고수익’이라는 통념에서 벗어나는 수익 구조를 찾기 때문입니다. 과거와 달리 글로벌 자본시장의 상관관계가 높아지면서 지역 분산의 효과가 약해졌는데, 퀀트 기반의 헤지펀드가 생겨난 것도 이 때문이죠. 에임의 경우 아카디안 프로그램의 경량화 버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지난 5년여간 시장 개척에 따른 애로사항이 적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기관이 아닌 개인들을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플랫폼의 경우 저희 의도와 무관하게 다양한 공격을 받는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사람 중심의 PB 사업을 영위하는 금융사들과는 사업 영역이 중복됨에 따라 견제를 피하기 어렵고, 자산관리가 처음인 일부 고객들은 수익률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일이 빈번하죠. 진정성까지 의심받는 상황이 반복될 때면 깊은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자산관리 서비스를 처음 접하는 고객들을 위해 투자 상담 기회를 확대하고 있는데, 현재는 매월 말에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12대1 정도의 경쟁률을 뚫고 오신 고객들은 에임의 투자 전략을 비롯해 거시경제, 부동산, 상속 관련 이슈까지 다양한 주제로 얘기를 주고받고 있죠.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금융과 관련된 궁금증을 갖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만한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해외 진출 등 에임의 중장기 목표를 말씀해 주신다면.
“사실 출시 직후 2~3년 동안은 시스템 구축부터 UX까지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에임이 지향하는 방향성에 대해 깊이 공감하는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지금부터야말로 양질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해외 진출은 동남아 지역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의 경우 신흥 중산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에임이 추구하는 목표에 가장 잘 부합하죠. 앞으로 이들은 우리나라 중산층이 경험했던 과정을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자산관리에 눈을 뜨기 시작할 무렵 ‘에임’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지 시장에서는 그랩(Grab)의 시장 진출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지만, 헤지펀드 전략을 구사하는 에임만의 차별성이 부각된다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 나간다면 에임이 한 사람의 경험을 넘어선 사회적 유산으로서의 영속성도 갖게 되지 않을까요.”
끝으로 자산관리를 망설이는 고객들에게 조언이 있으시다면.
“자산관리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미루는 게 더 큰 손해이기 때문이죠. 자산관리에서 원금의 크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시간뿐입니다. 돈이 부족한 만큼 시간을 투자하면 된다는 얘기죠. 주지하다시피 글로벌 시장이 부유해질수록 부의 불평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부의 분배에 올라타지 못하면 결국 분배를 당하는 쪽에 설 수밖에 없겠죠. 또 하나 중요한 원칙은 ‘장기 투자’입니다. 7~10년 기간 중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올 수 있는데 이 과정만 잘 버틴다면 기대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사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나 북핵 문제와 같은 단발성 이슈는 큰 흐름에서 의미 있는 리스크로 보기 힘듭니다. 어쩌면 이런 투자 인식을 확산시키는 게 에임의 가장 큰 과제인지도 모르겠네요.
에임의 신뢰도 역시 지난 금융 불안기의 경험을 거치면서 높아졌습니다. 앞으로 에임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들이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장기 투자의 원칙만 잘 지킨다면 10년 만에 오는 금융위기는 오히려 기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이지혜 대표는...
미국 쿠퍼유니언대 공대 졸업 이후 서울대 경영학, 하버드 대학원에서 계량경제학을 전공했다. 뉴욕대학교에서는 MBA 과정을 이수했다. 에임 창업 직전까지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씨티그룹 에셋매니지먼트의 펀드 매니저, 보스턴 컨설팅그룹(BCG) 컨설턴트, 더벤처스의 파트너로 재직했으며, 글로벌 상위 1% 퀀트 헤지펀드인 아카디안에서 퀀트 매니저로 일하며 1000억 달러 규모의 운용 경험을 갖고 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8호(2020년 03월) 기사입니다.]
지난 2017년 베타 서비스로 국내에 첫선을 보인 에임은 지난 2년여 기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내 왔다. 출범 초 1년간 1000여 명에 불과했던 이용자 수는 올 들어 30만 명을 훌쩍 넘어 40만을 향해 가고 있으며, 고객들이 맡긴 자산만 1300억 원(2020년 2월 4일 기준)을 웃돌고 있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최초 가입 이후 추가로 납입한 비율이 38%, 재계약을 진행하는 고객 비중은 91%에 이른다. 에임을 활용해 본 고객들 대다수가 사용자경험(UX)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충분한 만족을 느끼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재의 에임은 이지혜 대표의 총괄 아래 운영되고 있다. 이 대표는 “에임은 저 자신의 경험이 점철된 회사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며 “시티그룹과 아카디안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의 커리어가 20년 이상이었는데, 덕분에 많이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 대표는 젊은 나이인 20대 초반에 미국 시티그룹에서 자산관리 업무를 시작했지만 2년여 만에 금융당국의 규제로 소속팀이 해체되는 비운을 겪었다. 하지만 이후 헤지펀드인 아카디안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활동하며 퀀트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그는 “심화되는 소득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에이머(AIMer)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은데, 에임의 비전은 이들이 자신만의 꿈을 이뤄 가는 세상”이라며 “미약하게나마 에임이 ‘은수저’라도 꿈꿀 수 있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에임이 자산관리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결이 있다면.
“자산관리에 대한 ‘전문성’과 ‘진정성’이 아닐까 하네요. 사실 에임 출시 당시에는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죠. 비용과 수익성 측면에서 ‘버려진 시장’이라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실제로 지난 한 해 동안 에임이 벌어들인 전체 수익은 100억 원을 넘어서지만 에임의 수수료 수익은 4억 원가량에 불과합니다. 시스템 관리와 인건비 등을 감당하기에도 빠듯한 금액이죠. 같은 이유로 많은 투자자들이 에임을 믿고 선뜻 투자금을 맡겨 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출시 이후 3년 동안은 한 해 동안 20억 원가량을 가까스로 끌어 모았다면 지금은 단 하루에 모을 수 있는 금액이 됐죠.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일반적인 투자의 경우 수익의 20% 정도가 배분되지만 에임의 고객은 수익의 90% 이상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투자 원금이 적기 때문에 에임도 최소한의 비용만 부과하고 있는 거죠. 이런 에임의 진정성이 더 많은 고객들에게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낮은 수수료 외에도 에임만의 강점을 꼽는다면.
“에임 역시 자산관리 플랫폼인 만큼 수익률이 중요하겠죠. 에임은 지난 한 해 18%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더욱 중요한 것은 3년 누적 수익률이 아닐까 하네요. 사실 지난해만 보면 대다수 금융사들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3년으로 넓혀 보면 글로벌 시장이 약 25~35%가량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습니다. 만약 한 해 수익률이 -30%라면 원금 회복까지 40%가량의 수익률이 필요한데 1~2년 기다리다 포기하면 결국 손해를 보게 되는 거죠. 주식투자에서 잃는 사람만 있고 버는 사람은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30년 주식시장에 투자하면 전체 수익의 절반이 단 90일 안에 결정된다는 얘기도 있죠. 결국 금융시장 불안기에 자산을 잘 지키면서 중장기로 투자 시계를 넓히는 것이 성공 투자의 핵심입니다.
실제 미국 등 해외뿐 아니라 국내 주식시장도 금융위기가 반복된다는 10년 이상의 장기 사이클로 보면 연평균 8%가량의 꾸준한 수익을 올려 왔습니다. 하락 구간을 못 견뎌 하는 투자자들이 결국 손실을 본 거죠. 이런 이유로 에임은 모든 고객들에게 최소한 ‘3년 이상’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운이 나빠 금융위기를 맞더라도 경험적으로 3년 안에 2번의 상승 국면을 경험할 수 있고, 위기에 대비해 자산 배분을 해 놓는다면 시장을 이겨 낼 수 있습니다.
에임의 역할은 이 과정에서 헤지펀드 전략을 기반으로 ‘스마트’한 자산 배분을 통해 고객들의 손실 폭을 줄이고 중장기적으로 유의미한 부를 축적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거죠. 사실 수익 기여도의 경우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80%가 결정되지만, 에임은 경기 사이클에 대한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추종 지수를 선택하게 됩니다.
여기에 상품군 역시 미국 주가연계증권(ETF)을 활용해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달러 기반의 투자를 통해 변동성 확대로 인한 환(換) 손실 위험도 줄였습니다. 해외 증시에 상장한 ETF의 경우 250만 원까지 실현 소득에 대해 비과세죠. 뉴욕 증시에 상장된 ETF를 직구 형태로 가져오는 방식인데, 저렴한 수수료는 물론 유동성 측면에서도 훨씬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에임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본 일부 고객의 경우 단순히 여러 종류의 ETF를 섞어놓은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는데, 에임의 핵심 역할은 다양한 자산이 내재하고 있는 위험요인을 중성화하는 것입니다. 헤지펀드의 리스크 헤징과 같은 방식이죠.”
기존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운용 전략과는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사실 지난 2015년 첫 출시 당시에는 ‘자동화된 자산관리’라는 측면에서 로보어드바이저로 보는 시각이 있었죠. 하지만 에임은 패시브 전략을 기반으로 한 로보어드바이저와 달리 위험 회피를 위한 동적 자산 배분을 핵심 전략으로 하고 있습니다. 헤지펀드의 투자 전략을 추종하고 있는 거죠. 고액의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이용하기 힘든 일반인들로서는 글로벌 거시경제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 높은 서비스를 낮은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셈이죠.
앞서 에임은 개인적 경험이 점철된 플랫폼이라고 언급했는데, 만약 헤지펀드에 대한 개인적 경험이 없었다면 에임 역시 출시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네요. 헤지펀드인 아카디안의 경우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데 무려 30~40년의 기술 축적 기간이 필요했습니다. 헤지펀드 전략이 특별한 이유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저위험·저수익, 중위험·중수익, 고위험·고수익’이라는 통념에서 벗어나는 수익 구조를 찾기 때문입니다. 과거와 달리 글로벌 자본시장의 상관관계가 높아지면서 지역 분산의 효과가 약해졌는데, 퀀트 기반의 헤지펀드가 생겨난 것도 이 때문이죠. 에임의 경우 아카디안 프로그램의 경량화 버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지난 5년여간 시장 개척에 따른 애로사항이 적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기관이 아닌 개인들을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플랫폼의 경우 저희 의도와 무관하게 다양한 공격을 받는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사람 중심의 PB 사업을 영위하는 금융사들과는 사업 영역이 중복됨에 따라 견제를 피하기 어렵고, 자산관리가 처음인 일부 고객들은 수익률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일이 빈번하죠. 진정성까지 의심받는 상황이 반복될 때면 깊은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자산관리 서비스를 처음 접하는 고객들을 위해 투자 상담 기회를 확대하고 있는데, 현재는 매월 말에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12대1 정도의 경쟁률을 뚫고 오신 고객들은 에임의 투자 전략을 비롯해 거시경제, 부동산, 상속 관련 이슈까지 다양한 주제로 얘기를 주고받고 있죠.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금융과 관련된 궁금증을 갖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만한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해외 진출 등 에임의 중장기 목표를 말씀해 주신다면.
“사실 출시 직후 2~3년 동안은 시스템 구축부터 UX까지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에임이 지향하는 방향성에 대해 깊이 공감하는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지금부터야말로 양질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해외 진출은 동남아 지역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의 경우 신흥 중산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에임이 추구하는 목표에 가장 잘 부합하죠. 앞으로 이들은 우리나라 중산층이 경험했던 과정을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자산관리에 눈을 뜨기 시작할 무렵 ‘에임’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지 시장에서는 그랩(Grab)의 시장 진출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지만, 헤지펀드 전략을 구사하는 에임만의 차별성이 부각된다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 나간다면 에임이 한 사람의 경험을 넘어선 사회적 유산으로서의 영속성도 갖게 되지 않을까요.”
끝으로 자산관리를 망설이는 고객들에게 조언이 있으시다면.
“자산관리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미루는 게 더 큰 손해이기 때문이죠. 자산관리에서 원금의 크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시간뿐입니다. 돈이 부족한 만큼 시간을 투자하면 된다는 얘기죠. 주지하다시피 글로벌 시장이 부유해질수록 부의 불평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부의 분배에 올라타지 못하면 결국 분배를 당하는 쪽에 설 수밖에 없겠죠. 또 하나 중요한 원칙은 ‘장기 투자’입니다. 7~10년 기간 중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올 수 있는데 이 과정만 잘 버틴다면 기대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사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나 북핵 문제와 같은 단발성 이슈는 큰 흐름에서 의미 있는 리스크로 보기 힘듭니다. 어쩌면 이런 투자 인식을 확산시키는 게 에임의 가장 큰 과제인지도 모르겠네요.
에임의 신뢰도 역시 지난 금융 불안기의 경험을 거치면서 높아졌습니다. 앞으로 에임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들이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장기 투자의 원칙만 잘 지킨다면 10년 만에 오는 금융위기는 오히려 기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이지혜 대표는...
미국 쿠퍼유니언대 공대 졸업 이후 서울대 경영학, 하버드 대학원에서 계량경제학을 전공했다. 뉴욕대학교에서는 MBA 과정을 이수했다. 에임 창업 직전까지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씨티그룹 에셋매니지먼트의 펀드 매니저, 보스턴 컨설팅그룹(BCG) 컨설턴트, 더벤처스의 파트너로 재직했으며, 글로벌 상위 1% 퀀트 헤지펀드인 아카디안에서 퀀트 매니저로 일하며 1000억 달러 규모의 운용 경험을 갖고 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8호(2020년 03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