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 뜨는 고소득 직업은

[한경 머니=정채희 기자]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내 일자리를 빼앗기는 것은 아닐까?” 인공지능(AI)의 등장이 인류의 대량 실업을 예고하고 있지만, 그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살아남는 일자리는 존재한다. 전문가가 예측한 2020년대 고소득 일자리를 소개한다.



일자리 전쟁, ‘기술’로 살아남기

“AI가 모든 산업을 다시 정의할 것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향후 미래 산업지도에 대해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AI 시대에도 살아남을 직업은 무엇일까. 현재 세계 경제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일자리다. 로봇과 AI의 상용화로 촉발되고 있는 일자리의 자동화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기 때문이다.
호리에 다카후미의 저서 <10년 후 일자리도감>은 “AI가 단순노동만 대체할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라”고 말한다. 높은 급여를 받는 소수의 경영자들도 조직에 비전을 심지 못하고 관리자로서의 일만 하고 있다면 AI로 대체되기 쉽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절대적으로 살아남는 직업은 없다. AI가 할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 일은 결국 AI가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냉혹한 고용 불황기에도 성장세를 띠는 시장이 있다. 바로 기술 분야 시장이다. AI, 로봇 등 기술 개발로 일부 직업은 점점 뒤안길로 사라지거나 공급이 줄고 있지만, 기술 분야 시장만큼은 예외다. 이 중 상당수는 새로운 기술, 넘치는 수요로 인해 고소득 직업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경제뉴스 전문 방송인 CNBC메이크잇(CNBC Make It)은 세계 최대 규모의 직장 평가 사이트인 글래스도어(Glassdoor)의 선임경제조사 분석가인 아만다 스텐셀(Amanda Stansell)과의 인터뷰를 통해 2010년대 초에 거의 존재하지 않았지만 2010년대 후반 기본 급여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일자리들을 2020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데이터 과학자 l 연봉 10만7697달러(1억2439만 원)

‘21세기 가장 섹시한 직업’, ‘지난 4년간 직업 만족도, 급여 및 기회에서 1위를 차지한 직업’ 등의 당당한 타이틀을 가진 직업군은 바로 데이터 과학자다. 스탠셀은 데이터 과학자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기술 산업에 집중돼 있지만 의료, 금융, 비즈니스, 소매, 미디어 등 모든 분야에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 시대에는점점 더 많은 데이터를 활용하고, 이를 가치 있는 것으로 바꿀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데이터 과학자는 비교적 새로운 분야로 현재까지는 컴퓨터, 과학, 수학, 통계, 엔지니어링 분야 등을 전공한 이들이 뛰어들었지만, 최근 유수의 대학들이 데이터 과학 분야의 특정 학위, 코스 등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정보보안 엔지니어 l 연봉 10만553달러(1억1629만 원)

해킹 사건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가장 빈번하게 이뤄지는 주요 문제다. 사이버 보안회사인 리스크 베이스드 시큐리티(Risk Based Security)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데이터 유출로 인해 380억 개가 넘는 계정이 유출됐다.

이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정보보안 엔지니어가 성장 직업군으로 뜨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이 분야는 오는 2028년까지 3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직업의 평균 성장률이 5%인 점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치다.
-다양성 및 포용성 이사 l 연봉 9만8154달러(1억1352만 원)

5개의 직업 중 유일하게 기술 분야에 속하지 않는 직업군이 있다. 직장 문화 중 다양성과 포용성에 초점을 둔 이른바 ‘D&I(Diversity & Inclusion, 다양성과 포용성)’ 디렉터다.

미국의 한 커리어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D&I 디렉터, 프로그램 관리자, 다양성 채용 담당자, D&I 컨설턴트와 같은 다양성 및 포용성 관련 일자리가 30% 증가했다. 특히 직원 수가 5000명 이상인 대기업은 D&I 부서의 성장에 가장 큰 투자를 하는 회사로,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분야다.
-영업 엔지니어 l 연봉 9만 달러(1억409만 원)

영업 엔지니어는 정보기술(IT)업체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다른 기업에 판매하는 직업군이다. 보통의 영업직과 다른 점은 기술 제품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이 있어야 하고 운영의 과학적 프로세스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 과학 또는 공학 학위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영업직이기에 커뮤니케이션, 협상 및 마케팅 노하우와 같은 견고한 대인관계 기술이 필수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7호(2020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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