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PB 인재 양성 교육 투자…WM 사업 고속 성장 추진”
입력 2020-01-22 11:12:10
수정 2020-01-22 11:12:10
국내 8대 은행 자산관리 전략은
[한경 머니=공인호 기자] 글로벌 경제를 무겁게 짓눌러 온 미·중 무역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모처럼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국내 자산관리(WM) 시장의 선봉에 선 은행권 WM사업부 역시 연초부터 전열을 가다듬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저금리·저성장 기조와 함께 인구 고령화가 동반되는 ‘뉴노멀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금융사들의 WM 경쟁력은 선택이 아닌 생존 수단으로 여겨진 지 오래다. 우후죽순 등장하는 핀테크(FinTech)업체들 역시 은행의 전통적 사업 기반을 위협하는 요인이다.이에 한경 머니는 국내 8대 은행의 WM사업부를 대상으로 2020년 사업 추진 전략과 함께 국내외 금융 및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과 분석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음은 IBK기업은행의 WM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오영국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WM사업부 전략 방향
“올해 IBK기업은행은 ‘저성장·저금리를 초월하는 자산관리(WM)’ 기조하에 위기에 강한 안전지대를 조성하는 것을 전략 방향으로 정했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디플레이션 가능성, 파생상품 손실 위험을 미연에 차단하고자 우량채권과 단기상품 등 저위험 상품 중심의 고객 자산 보호에 역점을 둘 계획입니다. 내부적으로 WM 사업의 고속 성장도 추진하겠습니다. 저금리 시대는 고객의 자산관리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은행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 대중 고객은 비대면, 고액자산가 고객은 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금융 트렌드를 반영해 VIP 고객을 일반 영업점과 WM센터(복합점포)가 함께 관리하는 공동 관리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업점의 PB 직원 배치를 확대해 고객의 자산관리 수요를 공격적으로 흡수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중장기 WM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예비 프라이빗뱅커(PB) 요원을 선정해 6개월간 금융연수원에서 고강도 자산관리 교육을 실시하고, 인원도 확대하는 등 WM 인재 양성을 위한 과감한 교육 투자를 지속하겠습니다.”
국내외 금융시장 주요 리스크 요인
“2020년 글로벌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는 중국의 부채 문제, 미국 대선, 유로존의 정치적 불확실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완화 기조 전환 가능성,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들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미 중국의 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20년 상반기 큰 규모의 만기 도래가 있다는 점과 중국 정부가 기업 디폴트를 용인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상반기에도 중국 부채에 대한 우려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가능성은 낮지만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경우 ‘블랙스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거죠.
또한 미국의 대선 역시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렌 후보의 부상과 대선을 전후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강경책 재개 가능성 등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유로존 역시 독일의 대연정 붕괴와 미국과의 무역분쟁, 자동차 산업의 둔화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2020년 주식시장 전망
“올해 주식시장은 ‘상고하저(上高下低)’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스피는 1900~2400포인트의 변동성 큰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상반기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와 글로벌 경기의 소순환적 반등 기대, 그리고 미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힘입어 반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네요. 특히 글로벌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한국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 것입니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내년 이후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대선 이후 2단계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 및 글로벌 경기의 역기저효과 등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증시를 하락 국면으로 이끌 것으로 우려됩니다.
섹터별로는 글로벌 경기의 소순환적 반등과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 그리고 데이터센터 중심의 반도체 수요를 감안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글로벌 경기의 소순환적 반등과 달러 약세 가능성 및 글로벌 달러 유동성 확대 등으로 신흥국 경기 및 신흥국 통화의 상대적 강세 가능성이 높아 상반기는 상대적으로 신흥국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금리 및 채권시장 전망
“미·중 1단계 무역합의와 글로벌 경기의 소순환적 반등에 대한 기대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부각되고 있으나, 국채금리의 상승세는 주춤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남아 있는 무역분쟁과 미국·이란 사태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글로벌 경제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기 때문이죠. 또한 전 세계적 고령화와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채권시장의 약세 및 금리의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며 장기적인 채권시장의 강세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부동산 시장 전망
“지난해 말,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12·16 부동산대책이 발표됐습니다. 투기적 대출 수요 규제 및 보유세 강화로 구분되는데, 이로 인한 보유세 부담이 지난해보다 많게는 50% 이상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번 발표에는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올 6월 말까지 양도하는 경우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가 배제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되죠. 이에 따라 양도세 혜택을 받기 위한 매물과 보유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매물이 일시적으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대출 규제로 인한 매수세 위축 등으로 거래량 및 가격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이번 대책으로 주택 시장은 매매가격 상승보다는 전세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보이며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 영향에서 벗어난 9억 원 이하의 서울 강북권과 일부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방의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와 이로 인한 인구 유입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주택 수요 기반이 약화돼 아파트 가격의 보합 유지 혹은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네요. 물론 올해도 4월 총선거, 3기 신도시 등 토지 보상, 저금리 기조 유지로 인한 유동성 확대 등 주택가격 상승의 불씨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불안한 거시경제 여건, 대출 규제 및 세금 강화로 인한 수요 위축, 그리고 부동산 추가 대책 발표 가능성 등을 봤을 때 지난해 수준의 주택 거래 증가 및 가격 상승은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전국 주택가격은 전반적으로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서울은 상저하고(上低下高), 수도권은 상고하저(上高下低)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추천 상품 및 투자 TIP
“미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9년 9월 미국 레포 시장의 유동성 부족 이후 미 연준이 단기 유동성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달러 유동성 확대는 금리를 낮추는 역할을 하며 이는 무이자 자산인 금의 상대적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하겠죠. 또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달러에 대한 신뢰도 저하 및 외환보유액 등에 금을 추가적으로 확보하려는 여러 수요들을 감안하면 금에 일정 비중을 투자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리츠 상품 가운데 ‘데이터센터 리츠’와 같은 특화형 리츠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컴퓨터 시스템과 통신장비, 저장장치인 스토리지 등이 집약된 공간으로, 이를 관리하고 임대하는 데이터센터 리츠는 2019년 미국 리츠 중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나타낸 리츠이며, 급격히 증가하는 데이터 트래픽으로 시장규모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죠.
자산가들의 경우 뉴노멀이라고 불리는 저성장·저금리·저물가 국면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따라서 투자는 목표 수익을 낮추고 산재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분산해 투자해야 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죠.”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7호(2020년 0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