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 “WM 사업 본격 육성…전문 인력 확충·비대면 강화”
입력 2020-01-22 11:10:34
수정 2020-01-22 11:10:34
국내 8대 은행 자산관리 전략은
[한경 머니=공인호 기자] 글로벌 경제를 무겁게 짓눌러 온 미·중 무역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모처럼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국내 자산관리(WM) 시장의 선봉에 선 은행권 WM사업부 역시 연초부터 전열을 가다듬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저금리·저성장 기조와 함께 인구 고령화가 동반되는 ‘뉴노멀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금융사들의 WM 경쟁력은 선택이 아닌 생존 수단으로 여겨진 지 오래다. 우후죽순 등장하는 핀테크(FinTech)업체들 역시 은행의 전통적 사업 기반을 위협하는 요인이다.이에 한경 머니는 국내 8대 은행의 WM사업부를 대상으로 2020년 사업 추진 전략과 함께 국내외 금융 및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과 분석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음은 NH농협은행의 마케팅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김인태 부문장과의 일문일답.
WM사업부 전략 방향
“올해 NH농협은행은 사업별 환경 변화에 따른 능동적 대응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기존 WM연금부를 WM사업부와 퇴직연금부로 분리하고 조직을 확대했습니다. 그동안 농협은행은 ‘서민금융’ 이미지가 강했던 까닭에 자산관리(WM) 영업 정착에 어려움이 겪었던 것도 사실이죠. 그러나 디지털금융 시대 대면채널 내 핵심 사업으로 자산관리 영업이 대두되고 있고, 고령화 시대 고객의 평생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본격적으로 WM 사업을 전략 육성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영업 채널·인력 양성·고객관리·인프라 부문 전반에서 고객 중심의 WM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점 추진 과제를 도출해 이행 중입니다. 특히 본부 NH All100자문센터 내 전문 인력을 확충해 전국 VVIP 고객의 대면·비대면 자산관리 컨설팅을 진행함과 동시에 서울 관내 WM특화점포를 시범 도입해 농협은행만의 특화된 자산관리 영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0년 신(新)개인종합자산관리 시스템 구축으로 오픈뱅킹 시대 다양한 고객 니즈에 부응하는 등 비대면채널 내 WM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금융시장 주요 리스크 요인
“우선 북한 관련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들 수 있을 것 같네요. 최근 북한은 미국과 장기전이 불가피한 상황임을 인정하고 대화를 중단한 채 소위 ‘새로운 길’을 선언했습니다. 물론 북한이 즉각적으로 군사 도발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향후 협상 과정에서 주기적으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상반기 중 북미가 의미 있는 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북한 관련 불확실성은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리스크 요인으로는 금융시장의 자산가격 버블 논쟁을 들 수 있습니다. 지난해 실물경기는 둔화됐지만 주요국 통화 완화 정책 등이 지속되면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물론 원자재도 강세를 보였죠. 이렇게 주요 자산가격이 동반 강세를 보인 경우는 지난 1984년 이후 처음인데, 문제는 이렇게 주요 자산가격 강세가 지속되면서 동시에 고평가 논란도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금리하에서 수익 추구 현상이 강화되면서 나온 결과인데 이런 경우 작은 충격에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2020년 주식시장 전망
“2020년 주식시장은 ‘상고하저(上高下低)’의 흐름이 예상됩니다. 일단 미국과 중국의 1차 무역협상이 긍정적인 쪽으로 수렴됐고, 브렉시트(Brexit) 우려도 가라앉았습니다. 또한 상반기에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 정책이 지속되고, 한국도 점진적으로 경제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경기 회복의 지속성을 확인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여름 이후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고개를 들면서 주식시장은 조정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에 따른 코스피 예상 밴드는 2000~2400포인트를 전망합니다.
신흥국과 선진국 중에서는 신흥국의 기대수익률에 더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2019년 중 평균적으로 선진국은 20% 내외, 신흥국은 7% 내외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선진국은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의한 긍정적 영향력이 컸던 반면, 이머징은 무역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교역량 감소와 경기 둔화와 같은 부정적 영향력이 컸기 때문이죠. 그러나 최근 1단계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되고, 순환적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이머징 주식시장의 수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업종 중에서는 반도체업종이 좋아 보입니다. 지수의 밸류에이션과 변동성이 높은 가운데 종목 간 수익률 편차는 낮은 환경이 지속되면서 기관은 벤치마크 복제 비율을 높이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죠.”
금리 및 채권시장 전망
“2020년 채권시장은 상반기 중 박스권 횡보 장세를 보이다 하반기 들어 다시 하향 안정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상반기에는 국내 수출 주도군인 반도체 산업 반등과 수출 지표 개선 등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상반기 중 경기 회복은 2% 중반 수준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미약한 경기 회복이라는 인식이 유지되면서 금리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하반기 들어 민간소비 부진에 따른 약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정책 공조 차원에서 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도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하하면서 연내 1.0%로 동결이 예상됩니다.”
부동산 시장 전망
“올해 주거용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대출 및 세제 규제 강화와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으로 전반적인 약보합 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지역별로 초미세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네요. 반면에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상업용 부동산은 저금리 정책과 증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자산가 중심으로 많은 수요가 집중돼 지역별 우량 상권 위주로 높은 가격 상승이 예상됩니다. 다만 주거용 부동산 역시 하반기 급상승했던 서울 중심의 주택가격이 12·16 부동산대책으로 보합세로 돌아선 기조이나 1분기 이후에는 우수한 입지를 중심으로 상승세로 돌아설 여지가 있습니다. 올해 본격적인 공급 부족의 영향으로 더욱 탄탄해진 실수요자와 1000조가 넘는 유동성 및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 지급으로 인한 투자 수요가 더해지기 때문이죠.
따라서 주거용·상업용 부동산 모두 핵심은 입지와 안전자산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부동산 규제 정책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체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반면, 최근 3년 사이 주택가격이 급등한 것도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실수요자는 서울 내 신축, 권역별 우수 입지의 신축 대규모 단지를 선택할 것이고 집이 여러 채 있는 자산가는 상업용 부동산, 특히 차세대까지 고려한 증여 이슈가 있다면 중소형 빌딩을 선호할 수 있겠습니다.”
추천 상품 및 투자 TIP
“올해에는 상반기와 하반기의 투자 전략이 달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반기 중에는 투자자들의 위험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국내외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위험자산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에 하반기 들어서는 채권형 펀드, 달러화, 금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채권형 펀드는 상반기부터 투자해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다만, 상반기 중에는 기대수익률을 조금 낮춰 대응하고 하반기에 주요국 금리 인하와 더불어 수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해외 채권형 펀드의 경우 2020년에도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데, 선진국 회사채펀드와 이머징 달러표시 채권펀드가 좋아 보입니다. 최근 세제 완화 인센티브가 주어진 ‘리츠’나 올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는 ‘부동산유동화수익증권(DABS)’를 통해서 대형 빌딩에 직접 또는 간접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법인을 통한 빌딩 공동 투자나 조인트벤처 형태의 빌딩 매입도 올해에는 많아질 것입니다. 대출도 나오고 세금은 상대적으로 적고 월세가 발생하는 등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희소성이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죠.”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7호(2020년 0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