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천기누설, 2020년 행운의 묘수 - 1

[한경 머니 = 이동찬 기자 | 사진 김기남 기자] 새해가 밝으면 이것저것 궁금해지는 게 당연지사. 사업이 더 번창할지, 직장 내에서 승진은 할 수 있을지, 결혼할 수 있을지 등 개인적인 바람부터 자식이 대학에 붙을지, 부모님의 건강은 안녕할지와 같은 가족에 대한 염려까지. 신년에는 모든 것을 묻고 싶다. 그래서 우리는 타로 카페를 향하거나 소문난 철학관을 찾아다닌다. 하지만 명쾌한 답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새로운 한 해를, 멀리는 앞으로의 10년을,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인생을 점쳐 보는 게 허무맹랑한 일은 아닐까. 동서양을 막론하고 저명한 실력을 지닌 전문가들은 2020년과 미래와 운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들이 말하는 행운의 묘수는 무엇일까.
소재학 동양 미래학 교수
“2020년은 도약 준비, 여유 갖고 양보해야”

사주명리학 박사로 강의도 하고 계시죠.
“동양역학의 신비로움, 미신적인 요소들을 벗겨내고 과학적인 방법을 도입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계절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듯이 인생에도 10년 주기에 사계절이 있어 흥망성쇠를 볼 수 있는 저만의 ‘석하리듬’을 개발하기도 했지요. 동양역학이 미신으로 치부되지만 그래도 존재하는 이유는 직관, 관찰, 규칙에 의한 예측, 이 3가지 관점 덕분입니다. 직관에 의한 예측은 규칙 없이 느낌으로 미래를 보는 방식이기 때문에 우연히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관찰에 의한 예측은 풍수지리, 관상, 수상처럼 땅이나 사람의 얼굴, 손을 보고 예측하는 방식입니다. 규칙에 의한 예측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흐름처럼 일정한 규칙을 발견하는 겁니다. 하지만 정확히 언제부터 봄이 시작된다, 여름이 시작된다고 단언할 수 없는 것처럼 명쾌하지 않죠.”
동서양이 미래를 내다보는 방식이 다른가요.
“관상을 예를 들어볼까요. 관상학적으로 코가 크면 재물복이 있고 고집이 세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이유와 근거를 물어보면 대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서양의 미래예측학은 조금 더 합리적인 방식을 추구합니다. 예측하고 수정하며 결론을 내는 정반합의 과정을 거치죠. 동양의 역학이 ‘소설에 첫눈이 내린다’는 결과를 잡아 예측을 한다면, 서양의 방식은 언제 첫눈이 내리는지를 지속적으로 관측하듯이 현상을 좇아 예측을 합니다. 저는 동서양이 각각 미래를 내다보는 이러한 방식의 장점을 접목해 더 합리적인 방법으로 미래를 예측하고자 합니다.”
2019년은 어떤 해였고, 2020년은 어떤 해가 될까요.
“저는 오래전부터 2018년부터 경제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정치적으로도 혼란스러울 것이고요. 또한 여성과 연관된 음의 기운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더 증가할 것으로 봅니다.”
운명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주팔자의 이론으로 따지면, 한날한시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은 같은 운명을 지녀야 합니다. 저와 똑같은 시간에 태어난 사람들은 지금 이 시간, 기자님과 인터뷰를 하고 있겠죠.(웃음) 하지만 그렇진 않거든요. 사람이 태어날 때는 생년월일시가 정해져 있지만, 그 외에도 부모의 성향, 태어난 지역 등 다양한 조건들이 영향을 미칩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의 선택과 노력 역시 큰 역할을 하고 있죠. 사주팔자로 모든 해답을 얻으려는 건 잘못된 태도입니다. 또한 사주명리학을 평생 공부해도 답을 얻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사주를 볼 때 용하다는 사람들을 찾아가죠.
“사주는 태어난 시간과 그때의 태양과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겁니다. 봄 아침에 태어난 사람과 겨울밤에 태어난 사람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겠죠. 연월, 일시 모두 태양의 공전 주기를 사람이 인위적으로 나눈 것이고, 이 태양의 변화와 균형 사이에서 규칙을 찾아내는 것이 사주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주를 잘 본다는 사람들은 이러한 사주명리학의 규칙들에 자신의 직관을 더해 특징적인 것 한두 가지를 맞추는 것이죠.”
가장 기억에 남는 상담이 있나요.
“어떤 사업가는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사주를 보고 그대로 실천해도 계속 망하게 된다고 찾아오셨어요. 제가 보니, 그분은 사업운이 없는 분이셨거든요. 이렇게 말씀드리니, 여태까지 자기에게 사업운이 없다고 말한 사람은 제가 처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지금은 저와 함께 동서양 미래학을 연구하고 계십니다.”
2020년을 잘 맞이하려면.
“현재 우리나라가 많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저는 개구리가 높이뛰기 위해 잠시 몸을 움츠리듯이 도약을 위해 준비하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은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상태에서 초고속으로 경제 발전을 이뤘습니다만, 그 패러다임으로는 한계에 다다른 것이죠. 기존에 지니고 있던 시스템이 붕괴되고 또다시 새로운 체계가 잡히는 상황에서 혼란은 어찌 보면 당연한 과정입니다. 아마 2020년도 불안정하겠지만, 2~3년 후에는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러니 힘들고 지친 상황에서도 느긋함과 여유를 가지고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며 지냈으면 합니다.”
정회도 타로마스터
“움직이는 운, 나쁜 징조는 긍정으로 바꿔요”
이력이 특이하신 것 같아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박사 학위를 딴 후 현재 겸임교수로 일하고 있지만, 제 주업은 타로입니다. 군대에서 후임이 타로를 공부하는 것을 보고 처음 접하게 됐는데,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어요. 전역 후 서울 대학로에 있는 한 타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가 같이 계셨던 다른 타로 선생님에게 도제식 교육을 받아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됐습니다.”
타로는 어떻게 상대방과 미래를 보는 방식인가요.
“사주나 타로, 별자리, 관상 등은 병원의 외과, 내과, 피부과처럼 분야가 달라요. 사람이 생각을 집중적으로 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주파수, 즉 기(氣)가 나오는데요. 타로카드 78장에도 각각 나오는 기가 있죠. 얼핏 카드를 막 뽑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은 스스로 발산하는 기와 자석처럼 맞는 카드를 선택하게 되는 겁니다. 타로 전문가는 카드를 통해 상대방이 어떤 기를 내뿜고 있는지 해석하는 사람이죠.”
행운을 깃들게 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스스로 물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 나름입니다. 만약 어떤 물건을 갖고 있을 때 행운을 준다고 믿으면, 그게 나에게 운을 주는 아이템이 되는 거죠. 주문은 ‘만트라(Mantra, 신비한 위력을 가진 언사)’라고 해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아멘, 할렐루야 등 종교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는 만트라도 있지만, 개인적인 만트라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제가 꿈꾸는 것들을 매일 스스로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내요. 매일 아침을 시작하는 주문 같은 거죠. 매일 그렇게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암시가 돼서 삶도 그렇게 나아가게 돼요. 기도를 하는 방법도 있어요. 마음이 편안해지는 장소에서 자신이 원하는 걸 구체적으로 간절히 바라는 거예요. 그러면 진짜로 마음이 안정이 되고, 자신이 염원하는 주파수가 하늘에 닿는다고 봐요. 하지만 대부분 사는 게 바쁘다 보니 10분 남짓의 시간을 들여 원하는 걸 간절히 바라지는 않죠.”
운명이라는 게 실제로 존재하나요.
“운명이 있다고 봐요. 운(運)은 한문의 뜻으로 ‘움직이다’를 의미합니다. 계속해서 움직이면서 바뀌기 때문에 변화하는 운의 징조를 잘 잡아내야 해요. 어떤 사람은 운이 10~20년 동안 계속 좋은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1~2년만 좋은 사람이 있어요. 평생 운이 없는 사람은 없어요. 다만 내가 항상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만해서 한 방에 끝나는 경우가 있고, 박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행운이 찾아오는 기회를 놓칠 수가 있어요. 하늘의 운(타이밍), 땅의 운(풍수), 사람의 운(타인과의 관계 혹은 스스로 갖고 있는 에너지) 등 자신에게 닥친 이 조짐들을 캐치해서 좋은 기운은 잡아두고, 나쁜 기운은 보완해야 하죠. 만약 나쁜 징조가 감지된다면 자신의 마음을 밝고 긍정적이게 만드세요. 그렇게 하면 귀인이 오게 되고 귀인의 좋은 운 덕분에 나의 안 좋은 운의 시기를 잘 넘길 수 있게 되죠.”
가장 기억에 남는 상담이 있다면.
“저는 타로로 생로병사를 보지 않아요. 그건 사주팔자나 별자리로 점칠 수 있는 명(命)의 영역이죠. 다만, 임신은 봐요. 한 번은 어떤 여성이 100일 정도 된 아기를 포대기에 업고 왔는데, 상담 후 아기를 보여 주면서 지난해 제가 말한 대로 아기가 태어나서 한번 보여 주고 싶어서 왔다고 하더라고요. 나이가 많아 아기를 갖기 힘들어 걱정을 많이 했다고요. 맞춘 것도 좋았지만, 이 사람에게 희망을 줘서 새 생명이 태어난 것에 제가 조금이라도 기여한 것, 그리고 그 사람이 감사함을 표하니 보람을 느꼈죠.”
타로 전문가는 일종의 상담하는 직업인 것 같아요.
“물론 타로카드로 개인의 과거나 현재는 어느 정도 맞출 수 있어요. 하지만 미래는 틀릴 수 있어요. 저는 30%는 미래를 맞추고, 30%는 불명확하고, 40%는 맞추지 못해요. 그렇다고 틀리면 사람들이 오지 않느냐, 그건 아니거든요. 상담 받은 사람이 ‘어떻게 맞추셨어요’라고 대답하는 건 최고의 상담이라 할 수 없어요. ‘한결 마음이 편해졌어요’라고 말씀하는 게 가장 좋은 상담이죠.”
2020년을 잘 맞이하려면.
“기업 강의에서 소원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제일 많이 나오는 답이 ‘로또 당첨’, 그다음이 ‘건물주’, 그리고 ‘우리 가족이 화목하고 하는 일 잘되는 것’이에요. 하지만 소망은 구체적이고 데드라인이 있을 때 힘이 있어요. 예를 들면, ‘2020년 12월에 우리 아들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처럼요. 화목, 행복, 건강은 좋은 소망이지만 힘이 없고 에너지가 분산돼요. 2020년 새해 소망을 하실 때는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어떤 걸 하고 싶다고 강하게 염원하길 바랍니다.”
연주 점성학 전문가
“토·목성 길게 머물러, ‘위기와 기회’ 동시에”
점성학은 어떻게 사람과 미래를 보는 방식인가요.
“사람이 태어났을 때, 그 장소에서 바라본 하늘의 모습을 가지고 운명을 살핍니다. 하늘의 모습이란 하늘에 떠 있는 행성이나 별자리의 모습을 말합니다.”
점성학적 관점에서 2019년은 어떤 해였나요. 그리고 2020년은 어떤 해가 될까요.
“2019년은 토성이 주적을 나타내는 화성을 압박했던 2018년까지의 기운이 끝나면서, 군사적으로 극한의 상황까지 치달았던 북한과 관계가 소강상태로 들어섰지만, 조국 사태로 일컬어지는 검찰 관련 사건, 그와 함께 거짓뉴스 이슈가 두드러진 한 해였어요. 2020년은 토성의 영향으로 대외 상황은 별로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총선에서도 거짓뉴스가 만연할 것으로 봅니다.”
2020년에 가장 행운이 깃드는 별자리는 무엇일까요.
“2020년은 토성과 목성이 염소좌에 머무르는 기간이 긴 시기입니다. 토성은 긴축을 나타내고 목성은 확장을 나타냅니다.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있는 시기입니다. 염소좌와 0도, 90도, 180도의 각도를 이루는 별자리(염소·양·게·천칭좌)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움직이기보다는 주변의 대세를 읽고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상반되게 120도의 각도를 이루는 별자리들은 (처녀·황소좌) 적극적으로 자신의 에너지를 펼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상담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없나요.
“상담을 할 때 온 마음과 생각을 그 내담자를 향해 쏟습니다. 그리고 상담이 끝나면 파도가 모래를 쓸어서 평평하게 만들 듯 저의 마음을 씻어 내죠. 이렇게 하는 이유는 선입관과 왜곡된 주간을 갖지 않기 위함입니다. 만약 제게 상담을 받았는데 제가 틀렸을 경우는 점성학이 틀린 것이 아니라 제가 틀린 거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아요. 만약 점성학적으로 안 좋은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으려 하고, 그러한 방안이 없을 경우 겸허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2020년을 잘 맞이하려면.
“운은 변합니다. 운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습니다. 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며,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을 바탕으로 자신의 소질, 역할, 장점을 찾고 부각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하죠. 반면 단점과 약점, 이기심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아야 합니다. 올해 운이 좋다고 나오신 분들은 물들어올 때 노를 더욱 열심히 젓고, 운이 나쁘게 나오신 분들은 외부로 나서기보다는 내면을 닦고 쌓는 해로 보내시면 오히려 내실이 다져지는 기간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6호(2020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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