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질주본능 현대차, 오너십 평가 2위 ‘껑충’

[한경 머니=공인호 기자] 한경 머니가 올해 실시한 ‘베스트 오너십(옛 오너리스크)‘ 설문조사에서는 현대·기아차(이하 현대차)를 향한 전문가들의 신뢰 회복을 엿볼 수 있었다. 수익성과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평가가 나왔지만 윤리경영과 위기관리 측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으며 종합평가 톱2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는 올해 베스트 오너십 설문조사에서 특유의 ‘질주본능’을 과시했다. 지난해 종합평가 15위에서 무려 14계단이나 급상승하는 저력을 발휘한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내외 악재에 따른 실적 부진이 이어졌지만 올 들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진 점이 전문가들의 호평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현대차는 ‘경영 전문성과 자질 평가’ 부문에서 1위인 LG를 소폭 앞섰으며, 특히 하위 항목인 ‘비전 제시’는 2위, ‘위기관리 능력’은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뚝심경영’이 이뤄낸 글로벌 현대차
지금의 글로벌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의 ‘뚝심 리더십’이 바탕이 됐다. 정 회장은 지난 1998년 현대차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2000년 국내 최초로 자동차 전문 그룹을 출범시킨 장본인이다. 취임 당시 세계 판매 순위 10위였던 현대차는 2000년대 들어 유례없는 성장세를 통해 세계 5위 수준의 자동차 제조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정 회장의 강력한 추진력과 빠른 의사결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특히 정 회장이 진두지휘한 ‘품질경영’은 글로벌 현대차를 이끈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실제 현대차의 꾸준한 품질 개발로 탄생한 제네시스는 2009년 미국 ‘올해의 차’에 선정됐으며, 주력 모델인 쏘나타 역시 2011년 전기자동차인 제너럴모터스(GM) 볼트, 닛산 리프와 함께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또 베스트셀러 아반떼는 2012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발표된 ‘북미 올해의 차’를 시작으로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지역에서 잇달아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탁월한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런 정 회장의 품질경영은 그룹의 외형 확대로 이어지며 지난 2015년 기준 총자산 154조4000억 원으로 재계 2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은 “짧은 기간에 판매 800만 대를 달성하며 전 세계 다섯 번째 자동차 생산국이 된 것은 역사적으로 50~70년은 돼야 가능하다고 봤을 때 전례 없는 일”이라며 “그룹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미래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하며, 세계 시장에서 자동차 산업의 기술 혁신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정의선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혁신경영’
정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품질경영은 후계자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의 혁신 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친환경’과 ‘자율주행’이 자동차업계의 화두로 등장하면서 현대차 내부적으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버금가는 혁신이 강조되고 있다.
올해 글로벌 톱3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체인 미국 ‘앱티브’와 손잡고 2조4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도 정 부회장의 ‘작품’이다. 현대차가 조(兆) 단위 투자에 나선 것은 창사 52년 만에 처음이기도 했지만, 정 부회장의 통 큰 결단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2022년까지 4단계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내비쳤다.
정 부회장은 “자율주행 분야에서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현대차그룹의 역량이 결합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그는 친환경과 자율주행 등 미래차 분야에 2025년까지 총 41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장기 플랜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그동안 현대차는 다른 대기업에 비해 대규모 투자에 인색한 비판이 있었지만, 정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하면서 친환경, 자율주행은 물론 차량 공유 및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드론 기술 등 투자 분야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4호(2019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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