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LG, 오너메리트 1위…한진·금호 ‘리스크 수렁’
입력 2019-10-28 10:40:18
수정 2019-10-28 10:40:18
[한경 머니=공인호 기자] 한국 경제가 장기간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촉발된 신고립주의는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에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고, 일본의 경제보복과 들썩이는 국제유가는 우리 기업의 경영 환경을 극한으로 내몰고 있다. 또 안으로는 급격한 정책 변화로 인해 경제주체들의 혼란과 소비 위축이 지속되면서 일본형 장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서도 국내 대표 기업들은 저마다의 성과 도출과 함께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한경 머니는 이 같은 기업 오너십의 변화에 발맞춰 앞서 5년째 진행해 온 ‘오너리스크’ 평가를 올해부터 ‘베스트 오너십’ 평가로 바꿔 진행했다. 오너리스크가 적은 건강한 리더십에 초점을 맞춰 기업 오너들의 도전과 혁신에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다. ‘베스트 오너십’ 설문조사를 통해 한국 경제의 구원투수로 나선 기업 총수들의 면면을 직접 들여다봤다. 2019년 올해에도 기업들의 명운을 뒤흔들 만한 크고 작은 이슈들이 불거졌다. 상당수 기업들이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공정경제’ 칼날에서는 한발 비켜섰지만 한동안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제약·바이오 업종으로 경영 리스크가 번지는 모습이다. 이러한 최악의 경영 환경에서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킨 건강한 리더십이 있었던 반면 끝 모를 오너리스크에 허우적거리는 기업들도 상당했다. 올해로 6회째 진행되는 한경 머니의 ‘베스트 오너십(옛 오너리스크)’ 설문 평가는 은행, 증권, 투자자문사, 경제연구소 등 기업분석 전문가 5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설문 분석은 글로벌리서치(설문 기간 10월 1~7일)가 맡았다. 평가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상호출자제한)이면서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 28곳이다.
올해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베스트 오너십과 최악의 오너리스크 평가를 받은 기업들의 순위 변동이 상당했으며, 새로운 기업들이 순위권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특히 과거 ‘땅콩 회항’ 사태로 물의를 빚었던 한진그룹의 평판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과거 횡령, 배임, 탈세 등 오너 일가의 일탈 행위로 몸살을 앓았던 부영과 영풍 역시 최악의 오너리스크 기업에 수년째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그만큼 회복이 어려우며 기업들의 평판 관리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진 등 3사 최악 오너십…코오롱, 날개 없는 추락
올해 설문조사에 눈에 띄는 변화는 코오롱이 하위 순위권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코오롱은 총수가 있는 자산 10조 이상 기업집단 28곳 가운데 25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최악의 오너십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특히 ‘경영 전문성과 자질 평가’(5점 만점) 부문에서는 오너리스크 단골 기업인 금호아시아(2.31), 한진(2.75), 부영(2.75)에 이어 가장 낮은 2.86점을 기록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위기관리 능력’이 2.79점으로 가장 낮았고 ‘수익창출 능력’(2.81)과 ‘비전 제시(2.98)’ 항목에서도 3점대를 밑도는 혹평을 받았다.
코오롱에 대한 박한 평가는 계열사인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케이주) 파문’이 직격탄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보사는 지난 2017년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으나 주성분 중 하나가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세포로 뒤바뀐 정황이 확인돼 논란이 됐다. 이후 코오롱티슈진은 상장폐지 위기에까지 몰리기도 했지만, 최근 한국거래소가 12개월 개선 기간을 부여하면서 최악의 사태는 가까스로 피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웅렬 전 코오롱 회장이 코오롱티슈진 상장 과정에서 대규모 시세차익을 거둔 점과 함께 그룹 건설 부문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 등이 불거지며 오너리스크가 갈수록 심화되는 분위기다.
지난해까지 오너리스크 양대 기업으로 꼽혔던 한진과 금호아시아나 역시 올해 조사에서도 나란히 꼴찌 기업군에 이름을 올렸다. 한진그룹의 경우, 5년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시작된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은 이후에도 이명희, 조현민(한진칼 전무) 모녀가 잇달아 관세법 위반 및 ‘물컵 갑질’ 등으로 사회적 공분을 사면서 ‘오너리스크 대표 기업’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이후 지난 4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 소식은 그룹 지배구조에도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故) 조 전 회장의 한진칼(한진그룹 지주회사) 지분 17.8%를 법정 상속 비율대로 배분할 경우 조원태 회장 등 한진가 삼남매는 총 지분 24.71%를 나눠 갖게 되는데, 이럴 경우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세(勢) 대결을 벌이고 있는 KCGI(강성부 펀드)가 보유 지분 15.98%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갑질 논란의 당사자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6월 경영 복귀와 함께,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 역시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상당수 설문 응답자는 ‘조양호 회장의 부재’와 이로 인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한진그룹의 중대 리스크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실적 평가 및 경영 전문성 평가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아 종합평가 꼴찌에 이름을 올린 금호아시아나 역시 오너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금호아시나아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추진으로 그룹의 성장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데, 아시아나항공이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기업분석 전문가들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주된 원인을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의 ‘경영 실패’에서 찾는 목소리가 많다. 만약 금호아시아나의 매각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박 회장의 ‘그룹 재건의 꿈’이 무산되는 것은 물론 총자산에서도 중견기업 수준으로 추락하는 비운을 맞게 된다.
이외에도 매년 최악의 오너리스크 기업군이었던 부영 역시 지난해 말 이중근 회장의 배임, 횡령 등의 혐의가 인정되면서 법률 리스크가 지속되는 형국이며, CJ의 경우 실적 부진과 함께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이 마약 투약 및 밀반입 혐의로 구속 위기에 처한 점이 반영되며 24순위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롯데 역시 형제간 경영권 분쟁 및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실적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LG, 오너메리트 1위 재입성…카카오, 4위 ‘껑충’
올해 베스트 오너십 평가에서 오너리스크가 적은 기업, 즉 ‘오너메리트’ 기업 1위에 LG그룹이 재입성하며 눈길을 끌었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신규로 지정된 카카오는 첫해에 오너메리트 4위에 오르며 기염을 토했다.
LG는 지난해 구본무 전 회장의 타계에 따른 리더십 공백 우려로 삼성(1위)과 SK(2위)에 이어 오너메리트 기업 3위로 밀려난 바 있다. 하지만 여타 대기업과는 차별되는 합법적 승계와 구광모 회장의 ‘젊은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면서 ‘역시 LG’라는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설문에 참여한 상당수 전문가들 역시 ‘구본무 회장 별세 후 성공적인 승계’를 오너메리트의 주된 배경으로 꼽았다.
반면 지난해 처음으로 1위에 이름을 올렸던 삼성은 1년 만에 6위까지 추락하는 비운을 겪었다. 국내외를 넘나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현장경영 행보와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에도 불구하고 법률 리스크가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실제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태의 대법원 파기환송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 등으로 최악의 경우 재수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삼성은 또다시 리더십 부재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지난해 종합평가 15위에서 올해 2위까지 급격히 치솟은 현대·기아차(이하 현대차)의 순위 급등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현대차의 경우 최근 수년간 실적 부진 여파를 딛고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전문가들로부터 우호적 평가를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의 적극적인 경영 행보도 원활한 그룹 승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해 2위였던 SK는 현대차의 약진으로 한 계단 하락한 3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태원 회장 특유의 맏형 리더십은 시장에 안정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카카오의 깜짝 등장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카카오의 경우 올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신규로 지정됐는데, 첫해 설문조사에서 곧바로 오너메리트 4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카카오의 꾸준한 성장세와 함께 창업자로서 김범수 의장의 강력한 오너십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4호(2019년 11월) 기사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서도 국내 대표 기업들은 저마다의 성과 도출과 함께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한경 머니는 이 같은 기업 오너십의 변화에 발맞춰 앞서 5년째 진행해 온 ‘오너리스크’ 평가를 올해부터 ‘베스트 오너십’ 평가로 바꿔 진행했다. 오너리스크가 적은 건강한 리더십에 초점을 맞춰 기업 오너들의 도전과 혁신에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다. ‘베스트 오너십’ 설문조사를 통해 한국 경제의 구원투수로 나선 기업 총수들의 면면을 직접 들여다봤다. 2019년 올해에도 기업들의 명운을 뒤흔들 만한 크고 작은 이슈들이 불거졌다. 상당수 기업들이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공정경제’ 칼날에서는 한발 비켜섰지만 한동안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제약·바이오 업종으로 경영 리스크가 번지는 모습이다. 이러한 최악의 경영 환경에서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킨 건강한 리더십이 있었던 반면 끝 모를 오너리스크에 허우적거리는 기업들도 상당했다. 올해로 6회째 진행되는 한경 머니의 ‘베스트 오너십(옛 오너리스크)’ 설문 평가는 은행, 증권, 투자자문사, 경제연구소 등 기업분석 전문가 5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설문 분석은 글로벌리서치(설문 기간 10월 1~7일)가 맡았다. 평가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상호출자제한)이면서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 28곳이다.
올해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베스트 오너십과 최악의 오너리스크 평가를 받은 기업들의 순위 변동이 상당했으며, 새로운 기업들이 순위권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특히 과거 ‘땅콩 회항’ 사태로 물의를 빚었던 한진그룹의 평판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과거 횡령, 배임, 탈세 등 오너 일가의 일탈 행위로 몸살을 앓았던 부영과 영풍 역시 최악의 오너리스크 기업에 수년째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그만큼 회복이 어려우며 기업들의 평판 관리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진 등 3사 최악 오너십…코오롱, 날개 없는 추락
올해 설문조사에 눈에 띄는 변화는 코오롱이 하위 순위권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코오롱은 총수가 있는 자산 10조 이상 기업집단 28곳 가운데 25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최악의 오너십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특히 ‘경영 전문성과 자질 평가’(5점 만점) 부문에서는 오너리스크 단골 기업인 금호아시아(2.31), 한진(2.75), 부영(2.75)에 이어 가장 낮은 2.86점을 기록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위기관리 능력’이 2.79점으로 가장 낮았고 ‘수익창출 능력’(2.81)과 ‘비전 제시(2.98)’ 항목에서도 3점대를 밑도는 혹평을 받았다.
코오롱에 대한 박한 평가는 계열사인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케이주) 파문’이 직격탄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보사는 지난 2017년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으나 주성분 중 하나가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세포로 뒤바뀐 정황이 확인돼 논란이 됐다. 이후 코오롱티슈진은 상장폐지 위기에까지 몰리기도 했지만, 최근 한국거래소가 12개월 개선 기간을 부여하면서 최악의 사태는 가까스로 피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웅렬 전 코오롱 회장이 코오롱티슈진 상장 과정에서 대규모 시세차익을 거둔 점과 함께 그룹 건설 부문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 등이 불거지며 오너리스크가 갈수록 심화되는 분위기다.
지난해까지 오너리스크 양대 기업으로 꼽혔던 한진과 금호아시아나 역시 올해 조사에서도 나란히 꼴찌 기업군에 이름을 올렸다. 한진그룹의 경우, 5년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시작된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은 이후에도 이명희, 조현민(한진칼 전무) 모녀가 잇달아 관세법 위반 및 ‘물컵 갑질’ 등으로 사회적 공분을 사면서 ‘오너리스크 대표 기업’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이후 지난 4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 소식은 그룹 지배구조에도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故) 조 전 회장의 한진칼(한진그룹 지주회사) 지분 17.8%를 법정 상속 비율대로 배분할 경우 조원태 회장 등 한진가 삼남매는 총 지분 24.71%를 나눠 갖게 되는데, 이럴 경우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세(勢) 대결을 벌이고 있는 KCGI(강성부 펀드)가 보유 지분 15.98%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갑질 논란의 당사자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6월 경영 복귀와 함께,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 역시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상당수 설문 응답자는 ‘조양호 회장의 부재’와 이로 인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한진그룹의 중대 리스크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실적 평가 및 경영 전문성 평가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아 종합평가 꼴찌에 이름을 올린 금호아시아나 역시 오너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금호아시나아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추진으로 그룹의 성장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데, 아시아나항공이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기업분석 전문가들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주된 원인을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의 ‘경영 실패’에서 찾는 목소리가 많다. 만약 금호아시아나의 매각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박 회장의 ‘그룹 재건의 꿈’이 무산되는 것은 물론 총자산에서도 중견기업 수준으로 추락하는 비운을 맞게 된다.
이외에도 매년 최악의 오너리스크 기업군이었던 부영 역시 지난해 말 이중근 회장의 배임, 횡령 등의 혐의가 인정되면서 법률 리스크가 지속되는 형국이며, CJ의 경우 실적 부진과 함께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이 마약 투약 및 밀반입 혐의로 구속 위기에 처한 점이 반영되며 24순위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롯데 역시 형제간 경영권 분쟁 및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실적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LG, 오너메리트 1위 재입성…카카오, 4위 ‘껑충’
올해 베스트 오너십 평가에서 오너리스크가 적은 기업, 즉 ‘오너메리트’ 기업 1위에 LG그룹이 재입성하며 눈길을 끌었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신규로 지정된 카카오는 첫해에 오너메리트 4위에 오르며 기염을 토했다.
LG는 지난해 구본무 전 회장의 타계에 따른 리더십 공백 우려로 삼성(1위)과 SK(2위)에 이어 오너메리트 기업 3위로 밀려난 바 있다. 하지만 여타 대기업과는 차별되는 합법적 승계와 구광모 회장의 ‘젊은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면서 ‘역시 LG’라는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설문에 참여한 상당수 전문가들 역시 ‘구본무 회장 별세 후 성공적인 승계’를 오너메리트의 주된 배경으로 꼽았다.
반면 지난해 처음으로 1위에 이름을 올렸던 삼성은 1년 만에 6위까지 추락하는 비운을 겪었다. 국내외를 넘나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현장경영 행보와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에도 불구하고 법률 리스크가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실제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태의 대법원 파기환송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 등으로 최악의 경우 재수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삼성은 또다시 리더십 부재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지난해 종합평가 15위에서 올해 2위까지 급격히 치솟은 현대·기아차(이하 현대차)의 순위 급등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현대차의 경우 최근 수년간 실적 부진 여파를 딛고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전문가들로부터 우호적 평가를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의 적극적인 경영 행보도 원활한 그룹 승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해 2위였던 SK는 현대차의 약진으로 한 계단 하락한 3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태원 회장 특유의 맏형 리더십은 시장에 안정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카카오의 깜짝 등장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카카오의 경우 올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신규로 지정됐는데, 첫해 설문조사에서 곧바로 오너메리트 4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카카오의 꾸준한 성장세와 함께 창업자로서 김범수 의장의 강력한 오너십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4호(2019년 1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