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문혜원 객원기자│사진 이가출판사 제공]돈이 새어 나가는 집, 들어오는 집의 인테리어는 어떻게 구별될까. 전항수 한국풍수지리연구원장으로부터 복을 부르는 풍수 인테리어에 관해 들어봤다.
우리 삶 속에 풍수지리는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가령 현관에는 거울을 놓으면 복이 반사돼 나간다든가 집 안에 죽은 꽃을 두면 좋지 않다는 등 순간 떠오르는 풍수지리 관련 이야기도 너덧 가지는 된다.
재미로 흘려들어도 좋다. 하지만 이미 기업들이 사옥을 짓거나 지점을 새롭게 낼 때 풍수지리학자의 컨설팅을 받고 있을 정도라는 것. 회사 대표의 방을 꾸미거나 직원의 사무실을 만들 때에도 마찬가지. 이미 부자들 사이에서도 풍수지리를 인테리어 요소에 빼놓지 않는다고 하니 마냥 미신으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전항수 한국풍수지리연구원장에게 풍수 인테리어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전 원장이 말하는 ‘기’나 ‘운’이라는 단어가 어딘지 불편하다면 ‘건강’쯤으로 해석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듯하다.
복을 불러오는 현관
현관 혹은 대문은 그 집의 얼굴과 마찬가지다. 전 원장에 따르면 현관은 출입하는 사람들로 인해 외부의 기운이 가장 많이 전달되는 곳이다. 풍수와 무관하게 현관은 집주인의 이미지를 처음 느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전 원장은 현관이 집주인의 사업적 능력과 재물운의 중심이기 때문에 절대 소홀히 넘길 수 없다고 강조한다. 가족들의 몸과 마음, 두뇌 활동과도 매우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현관이 지저분하면 음(陰)의 기운이 쌓여 집 안 전체의 운이 떨어집니다. 현관을 통해 좋은 기가 많이 들어올 수 있게 하려면 밝고 깨끗하고 좋은 향기가 풍기게 꾸미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곧바로 집 안이 훤히 드러나는 구조는 피해 나쁜 기운은 막고 좋은 기운은 바로 빠져나가지 않고 머무르게 해야 합니다.”
집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라면 중문을 만들거나 가벽을 세워 시야를 차단하는 것이 좋다. 내부가 보이거나 가족들의 일거수일투족이 훤히 노출되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일상생활이 안정되지 않고 노출에 따른 심리적 불안과 행동에 제약을 받는 등 불편함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남에게 보여주기 꺼려하는 욕실이나 부엌이 정면으로 보이는 것도 좋지 않다.
전 원장은 “욕실은 집에서 나쁜 기운이 발생하기 쉬운 공간이므로 첫눈에 노출된다는 것은 탁한 기운이 바로 영향을 미쳐 그 집의 이미지까지 나빠질 수 있다”며 “현관 맞은편에 욕실이 보이면 재물이 쌓이지 않는다. 항상 닫아 두고 그 앞에 적당한 크기의 콘솔에 화분을 올려놓아 가려주는 것이 좋다. 부엌이 정면으로 바로 보이는 것도 금전이 쌓이지 않는 배치다”라고 말했다.
풍수지리에서 가장 대중에게 알려진 것이 바로 현관에 거울을 놓으면 좋지 않다는 것. 전 원장은 현관문을 열었을 때 거울이 바로 보인다면 사람의 기운을 빼앗고 집 안으로 들어오는 행운을 되돌려 보낸다고 설명한다. 현관에 거울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불운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현관문을 열었을 때 거울이 왼쪽에 있다면 재물운이 상승하며, 오른쪽일 경우 출세운이 좋아진다는 설명. 거울은 나무 테두리가 있는 작고 둥근 것이 좋다. 혹시라도 정면에 커다란 거울을 걸어야 할 상황이라면 금속이나 나무 재질의 테두리가 있는 것을 선택하고 거울 앞에는 관엽식물을 두는 것이 좋다.
“현관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는 빨간색이나 주황색 꽃그림을 걸어 두면 재물운이 올라갑니다. 부정적인 기운을 내뿜는 구둣주걱, 우산, 쓰레기 등은 두지 않아야 하죠. 현관 바닥이 지저분하면 재물운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 방의 비밀
가정에서 아이 방은 잠자리, 학습 공간, 놀이 공간까지 겸하는 멀티 공간이다. 그런 만큼 풍수 인테리어에서는 침대와 책상의 위치가 중요하다. 전 원장은 아이 침대의 위치를 방문에서 대각선 방향에 설치할 것을 권한다. 침대의 머리 방향은 누워서 방문을 바라볼 수 있는 쪽으로 하고 벽에 바짝 붙이지 말아야 한다. 벽 쪽으로 붙이면 벽의 찬 기운이 아이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다.
“책상은 방문을 등지거나 창문을 마주보고 있게 해서는 안 됩니다. 문은 사람과 기가 들어오기 때문에 문을 등지고 앉으면 심리적인 불안으로 정신이 산만하고 집중력이 저하되기 때문이죠. 또 창문 바로 밑에 책상을 배치하면 양기가 너무 세게 들어와 방의 균형을 깨면서 집중력과 지구력을 상실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책상은 한쪽 벽에 붙이되 옆면이 방문 쪽을 향하도록 해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살필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것. 전 원장은 가능하다면 책상머리가 북쪽을 향하도록 하면 학습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풍수지리에 따르면 동서남북 사방위 선정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책상과 침대를 이에 적절히 위치할 것을 주문한다.
“책상이 서쪽으로 향해 있으면 의욕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남쪽은 감성이 풍부하고 예술 계통에 소질이 있는 아이에게 적합하지만 진득하니 앉아 있지 못하는 성격이라면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아이 방의 가구나 소품은 나무 소재로 된 밝은 색이 좋다. 부드러우면서 은은한 색감이 아이들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 준다. 너무 많은 색깔은 기(氣)의 흐름을 산만하게 하므로 주의한다. 또 아이 방에는 전신 거울과 발코니로 통하는 유리문이 없어야 좋다. 거울이나 유리는 기를 산만하게 만들고 발코니 쪽에 물건이 보여도 집중을 방해한다. 유리문이 크게 있다면 커튼으로 가리는 것도 방법이다.
침실, 내 사주와 최적화된 색깔로 꾸며야
침실은 하루에서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곳인 데다가 재충전을 하는 장소다. 그렇기 때문에 잘 쉬는 것이 기본 중 기본이다. 풍수 인테리어도 이를 가장 고려한다. 침대는 벽에서 최소한 20~ 30cm 떨어져 놓게 하라는 것. 벽과 가까이 붙어 있으면 온도 차로 인해 수면에 방해가 된다. 풍수지리학적으로는 방 안과 외부는 벽을 두고서 서로 다른 기운이 부딪히기 때문이다. 또 전기콘센트에서 최소한 30cm 이상 떨어져야 하는데 이는 콘센트로부터 발생하는 전자파로부터 몸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풍수지리에서 색깔은 부족한 기를 보호하고 넘치는 기를 상충시키는 작용을 한다. 전 원장은 이에 따라 오행의 본색을 따라 침구의 색을 정해야 한다고 한다.
“침대 커버, 베개 커버, 커튼 등은 침실과 침대 위치에 따라 오행의 본색(本色)이나 간색(間色) 또는 상생시켜주는 색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침대나 베개 커버를 자주 갈고 잠옷도 새로 세탁한 것을 입으면 재물운이 상승합니다.”
본색은 푸른색, 빨간색, 노란색, 흰색, 검은색이고 간색은 녹색, 홍색, 검은 황색, 옥색, 자주색이다. 자신의 사주에 부족한 색을 침구 색이나 잠옷 색으로 하라는 것. 예를 들어 목(木)의 기운이 약한 사주라면 파란색, 화(火)의 기운이 약하다면 빨강색, 토(土)의 기운이 약하다면 황토색이나 오렌지색 , 금(金)의 기운이 약하다면 흰색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매일 머리를 두고 자는 베개에도 운이 숨어 있습니다. 큰 베개를 사용하면 재물운이 상승하죠. 검은색이나 원색보다 녹색이나 노란색이 금전을 불러들이는 색입니다. 침대에 베개를 둘 때는 하나만 두지 말고 2개 이상을 세트로 갖춰 놓는 것이 좋습니다.”
재물운을 부르는 부엌
풍수지리에 따르면 재물운은 물의 깨끗한 정도에 따라 기가 좌우된다. 전 원장은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부엌에서 사용하는 물은 가능하면 정수기를 통해 오염을 거를 것을 추천한다. 전 원장은 “음용은 물론 차를 끓이고 찻잔을 씻고 도자기 제품의 그릇을 세척할 때 역시 정수기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에 따르면 주방의 소품도 신경을 써야 한다. 키친 매트는 부엌에 퍼져 있는 강한 불의 기운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색깔은 밝은 녹색이나 황토색 계통을 선택하고 부엌의 전체 색깔은 밝은 색으로 한다.
“부엌에서 음양을 조절해주는 최고의 소품은 꽃과 식물입니다. 물 주변에는 항상 꽃을 장식하고, 불의 기운이 강한 가스레인지 근처에는 도기 그릇에 담은 관엽식물을 놓는 것이 좋습니다. 플라스틱 화분은 피해야 합니다. 관엽식물은 물과 불이 상충되는 공간을 상생의 장소로 바꿔주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부엌으로 가는 길목에 잎이 작고 무성한 스킨답서스나 산호수 등을 두면 주부의 건강에 좋습니다.”
전 원장은 또 창가에 예쁜 화분을 올려 두면 재물운을 부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거실이나 현관에서 부엌 전체가 보이는 구조라면 잎이 무성한 화분을 여러 개 두어 시선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전 원장이 부엌 인테리어에서 가장 금기시하는 것은 바로 지갑을 두지 말라는 것이다. 왜일까.
“풍수 인테리어에서 침실은 수입을, 욕실은 지출을, 부엌은 저축을 의미합니다. 특히 부엌은 저축과 관련 있는 공간이기에 지갑을 두는 것을 금해야 합니다. 부엌에는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 등 불의 기운이 머무는 공간이기 때문에 지갑을 놔두게 되면 재물이 빠져나가기 때문입니다.”
mini interview 전항수 한국풍수지리연구원장
“풍수지리도 내 취향에 맞게 응용해야”
전항수 한국풍수지리연구원장은 “우리 스스로 좋은 땅과 풍수지리에 맞게 집을 지어 살 수 있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대부분은 이미 지어진 집에 거주한다”며 “따라서 풍수 인테리어를 통해 이미 지어진 공간에서 보완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전 원장은 중국건설은행 서울지점, 대우건설 본사, 미래에셋증권, 경찰교육원, 국민은행 본점, HSBC은행 본점, 하나은행 본점 등의 위치를 컨설팅했다.
기업에서는 주로 어떤 컨설팅을 하나요.
“주로 터에 대한 것을 상담합니다. 또 건설사는 동 배치와 구조에 관한 것을 주로 얘기합니다. 출입문, 안방, 주방 등을 양택 3요소[배산임수(背山臨水), 전저후고(前低後高), 전착후관
(前窄後寬)]에 따라 배치하죠. 기업의 이윤에 따라서 이를 완벽히 충족하지 못할 경우도 있는데 그럴 경우에도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현대사회에서는 풍수지리를 미신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람들이 흔히 얘기하는 과학적인 것과 비과학적인 것은 수치를 근거로 댈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풍수지리는 정확한 수치를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 때문에 비과학적이라고 치부되는 것입니다. 이를 믿고 안 믿고는 개인의 선택일 뿐이죠. 다만 여러 기업과 은행에서도 풍수지리를 적용하고 있는 사례가 많습니다.”
개인들에게는 어떤 컨설팅을 해주나요.
“부자일수록 풍수지리에 관심이 높습니다. 자연의 흐름에 맞는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구조는 가장의 사주에 따라서 배치해줍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3호(2019년 10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