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알아야 할 IT 트렌드③ 홈코노미, 조정석 핸들을 잡아라
입력 2019-09-27 12:51:41
수정 2019-09-27 12:51:41
[한경 머니=정순인 LG전자 책임연구원·<당신이 잊지 못할 강의> 저자] “가장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도 아니고, 가장 현명한 자가 살아남는 것도 아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자는
변화할 수 있는 자다.”
찰스 다윈의 말이다. 지금, 무엇이 변화하고 있을까? 우리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최고경영자(CEO)가 알아야 할 정보기술(IT) 트렌드 특집에서 알아보자. ‘CEO가 알아야 할 IT 트렌드’의 세 번째 주제는 ‘밀레니얼 세대와 홈코노미’다.
‘홈코노미(home+economy)’는 집에서 의식주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중요한 경제활동들이 이뤄진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한 집 관련 키워드 언급량 변화를 분석한 결과 ‘홈트레이닝’은 2017년 대비 2018년에 무려 213%가 늘었다. 홈캉스(160%), 홈카페(53%), 홈요가(43%), 홈쿡(19%), 홈술·홈바(13%), 홈베이킹(12%), 홈스쿨(7%) 순으로 언급량이 증가했다. 이른바 ‘홈소싱족’들로 이들은 과거 밖에서 해야 했던 일(아웃소싱)을 집에서 해결한다.
집에서 모든 것을 하는 홈코노미 시대, 가전의 전략
국내 핵심 생산가능인구 중 밀레니얼 세대 비중은 2017년 48.2%에서 2025년 83.2%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밀레니얼 세대가 ‘휴가’와 관련된 키워드로 1위에 꼽은 것이 ‘스테이케이션’이다(DBR 2019년 3월 269호) 흥미롭지 않은가? 유명 여행지도, 재미있는 축제도, 특별한 체험도 아닌, 내 집에 머무는 것이 ‘휴가’라니.
밀레니얼 세대는 필요한 일도 집에서, 필요한 공부도 집에서, 그리고 힐링도 집에서 머물면서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홈코노미가 대세가 됐다는 것은 집 안에서 내 욕구가 다 해결된다는 전제, 사회적 인프라가 탄탄하다는 전제, 필요한 기기가 제공된다는 전제가 성립 또는 만족됐다는 뜻이다.
이 같은 홈코노미 시대에 가전업계에서는 주력 소비자층을 밀레니얼 세대로 설정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소소한 행복을 찾고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짙다. 기성세대처럼 저축을 중시하는 습성이 강하긴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물건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원하는 제품에 대해선 지불 용의가 높고 전반적으로 구매력이 높기 때문이다. 본인에게 가져다주는 효용이 확실하다면 고가 제품도 선뜻 구매하는 소비자층인 만큼 프리미엄 제품 구매율도 높다.
요즘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모두 공통된 가전제품 전략이 있다. ‘크기 최소화+기능 파워풀+디자인 다양화’다. 크기가 작을수록 공간 효율성, 이동성, 수납성에 용이하므로 용량은 1인 가구 홈코노미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물론 기능과 디자인까지 잡아야 까다로운 밀레니얼 세대가 움직인다는 점은 당연지사다.
LG전자는 ‘나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목표로 한 가전과 가구의 융·복합 제품 ‘LG 오브제’를 선보였다. 냉장고, 가습 공기청정기, 오디오, TV와 같이 어느 집에나 꼭 필요한 핵심 제품들을 기능과 디자인 양쪽을 다 잡아 가전+가구의 역할을 하게 한다. 삼성전자는 레고처럼 냉장고 조합을 이렇게 저렇게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비스포크 냉장고를 출시했다. 냉장고 소재와 색상을 취향에 따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천편일률적인 소품종 대량 생산된 기성품이 아니라 소비자의 개성과 취향을 반영한 제품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만족시키겠다는 뜻이다.
크기 또한 작아지고 기능은 다양해졌다. 먼저 밥솥을 살펴보자. 밀레니얼 세대 식습관을 고려한 제품 라인업이 나오고 있다. 전기밥솥은 크기가 작아졌고, 취사 후 밥을 냉동 보관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이를 고려한 기능도 나오고 있다. 초소형 공기청정기도 나왔다. 기존 제품 대비 크기는 줄여서 휴대가 가능하고 지금 꼭 필요한 공간에 집중 청정이 가능하다.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의류건조기, 소형 세탁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외부 환경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제품이다. 홈코노미뿐 아니라 1인 가구와 맞벌이부부가 늘어나는 것도 건강 지킴이 가전의 수요 증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 인터넷 쇼핑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홈트레이닝 상품인 운동기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했다고 한다. 홈뷰티 상품인 발광다이오드(LED)마스크의 지난해 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0% 정도 늘었다. 홈코노미 상품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커지자 홈인테리어 시장도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말 한화L&C를 인수했다. 한화L&C는 창호, 바닥재, 인조대리석 등 리빙 인테리어 건자재 사업으로 지난해
1조600억의 매출을 냈었다.
‘코크핏(cockpit)’은 항공기, 보트, 경주용 자동차의 조종석을 말한다. 홈코노미를 중앙에서 컨트롤할 코크핏의 주인은 누구일까. 어떤 스마트 디바이스가 밀레니얼 세대의 가전 라이프스타일과 홈코노미를 좌지우지할까.
맞춤형 가전, 스마트 디바이스 경쟁 치열
국내 및 해외 가전업계는 앞 다투어 인공지능(AI) TV를 출시했다. 소비자의 마음을 바로 읽어서 원하는 채널, 영화, 정보를 찾아다준다. 빅데이터를 통해 쌓은 정보로 소비자가 집 안에서 모든 정보를 얻고 모든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게 한다. 리모컨 없이 말만으로 바로 TV 화면에 원하는 콘텐츠를 척척 가져다준다. LG전자는 자사 인공지능 TV에서 독자 AI 플랫폼인 ‘LG 씽큐(LG ThinQ)’를 토대로 구글의 인공지능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 아마존의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Alexa)’를 연동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에서 “TV가 좀 더 많은 호환성을 갖고 많은 디바이스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발표하며, 삼성전자의 스마트 TV에 애플 아이튠스 무비·TV쇼와 에어플레이2를 탑재한다고도 했다.
인공지능 TV 말고, 인공지능 스피커도 있다. 소비자가 말만 하면 필요한 제품을 자동 구매해주고, 집 안에 고장 난 스마트 기기를 알려준다. 이렇게 가전업계는 이 홈코노미의 코크핏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앞 다투어 강력한 스마트 기기를 선보이고 있다. 이 코크핏 기기를 중심으로 모든 홈코노미와 스마트홈이 구축될 터이니 놓칠 수 없다.
홈코노미는 다양한 맞춤형 기능성 가전을 몰고 올 것이다. 가전은 홈인테리어 시장을 비롯해 홈 가전 전체를 확장시킬 것이다. 그리고 이 홈코노미를 중앙에서 컨트롤할 코크핏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인공지능 TV, 인공지능 스피커 같은 스마트 디바이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정순인 책임연구원은…
LG전자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에서 오토모티브(Automotive) SPICE 인증과 품질보증(Quality Assurance) 업무를 한다. 소프트웨어공학(SW Engineering), Technical Documentation 사내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내에서 2016~
2017년 연속 최우수 강사상을 수상했다. 강의와 프레젠테이션 기법을 다룬 책 <당신이 잊지 못할 강의>를 썼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3호(2019년 10월) 기사입니다.]
변화할 수 있는 자다.”
찰스 다윈의 말이다. 지금, 무엇이 변화하고 있을까? 우리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최고경영자(CEO)가 알아야 할 정보기술(IT) 트렌드 특집에서 알아보자. ‘CEO가 알아야 할 IT 트렌드’의 세 번째 주제는 ‘밀레니얼 세대와 홈코노미’다.
‘홈코노미(home+economy)’는 집에서 의식주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중요한 경제활동들이 이뤄진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한 집 관련 키워드 언급량 변화를 분석한 결과 ‘홈트레이닝’은 2017년 대비 2018년에 무려 213%가 늘었다. 홈캉스(160%), 홈카페(53%), 홈요가(43%), 홈쿡(19%), 홈술·홈바(13%), 홈베이킹(12%), 홈스쿨(7%) 순으로 언급량이 증가했다. 이른바 ‘홈소싱족’들로 이들은 과거 밖에서 해야 했던 일(아웃소싱)을 집에서 해결한다.
집에서 모든 것을 하는 홈코노미 시대, 가전의 전략
국내 핵심 생산가능인구 중 밀레니얼 세대 비중은 2017년 48.2%에서 2025년 83.2%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밀레니얼 세대가 ‘휴가’와 관련된 키워드로 1위에 꼽은 것이 ‘스테이케이션’이다(DBR 2019년 3월 269호) 흥미롭지 않은가? 유명 여행지도, 재미있는 축제도, 특별한 체험도 아닌, 내 집에 머무는 것이 ‘휴가’라니.
밀레니얼 세대는 필요한 일도 집에서, 필요한 공부도 집에서, 그리고 힐링도 집에서 머물면서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홈코노미가 대세가 됐다는 것은 집 안에서 내 욕구가 다 해결된다는 전제, 사회적 인프라가 탄탄하다는 전제, 필요한 기기가 제공된다는 전제가 성립 또는 만족됐다는 뜻이다.
이 같은 홈코노미 시대에 가전업계에서는 주력 소비자층을 밀레니얼 세대로 설정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소소한 행복을 찾고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짙다. 기성세대처럼 저축을 중시하는 습성이 강하긴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물건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원하는 제품에 대해선 지불 용의가 높고 전반적으로 구매력이 높기 때문이다. 본인에게 가져다주는 효용이 확실하다면 고가 제품도 선뜻 구매하는 소비자층인 만큼 프리미엄 제품 구매율도 높다.
요즘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모두 공통된 가전제품 전략이 있다. ‘크기 최소화+기능 파워풀+디자인 다양화’다. 크기가 작을수록 공간 효율성, 이동성, 수납성에 용이하므로 용량은 1인 가구 홈코노미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물론 기능과 디자인까지 잡아야 까다로운 밀레니얼 세대가 움직인다는 점은 당연지사다.
LG전자는 ‘나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목표로 한 가전과 가구의 융·복합 제품 ‘LG 오브제’를 선보였다. 냉장고, 가습 공기청정기, 오디오, TV와 같이 어느 집에나 꼭 필요한 핵심 제품들을 기능과 디자인 양쪽을 다 잡아 가전+가구의 역할을 하게 한다. 삼성전자는 레고처럼 냉장고 조합을 이렇게 저렇게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비스포크 냉장고를 출시했다. 냉장고 소재와 색상을 취향에 따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천편일률적인 소품종 대량 생산된 기성품이 아니라 소비자의 개성과 취향을 반영한 제품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만족시키겠다는 뜻이다.
크기 또한 작아지고 기능은 다양해졌다. 먼저 밥솥을 살펴보자. 밀레니얼 세대 식습관을 고려한 제품 라인업이 나오고 있다. 전기밥솥은 크기가 작아졌고, 취사 후 밥을 냉동 보관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이를 고려한 기능도 나오고 있다. 초소형 공기청정기도 나왔다. 기존 제품 대비 크기는 줄여서 휴대가 가능하고 지금 꼭 필요한 공간에 집중 청정이 가능하다.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의류건조기, 소형 세탁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외부 환경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제품이다. 홈코노미뿐 아니라 1인 가구와 맞벌이부부가 늘어나는 것도 건강 지킴이 가전의 수요 증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 인터넷 쇼핑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홈트레이닝 상품인 운동기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했다고 한다. 홈뷰티 상품인 발광다이오드(LED)마스크의 지난해 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0% 정도 늘었다. 홈코노미 상품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커지자 홈인테리어 시장도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말 한화L&C를 인수했다. 한화L&C는 창호, 바닥재, 인조대리석 등 리빙 인테리어 건자재 사업으로 지난해
1조600억의 매출을 냈었다.
‘코크핏(cockpit)’은 항공기, 보트, 경주용 자동차의 조종석을 말한다. 홈코노미를 중앙에서 컨트롤할 코크핏의 주인은 누구일까. 어떤 스마트 디바이스가 밀레니얼 세대의 가전 라이프스타일과 홈코노미를 좌지우지할까.
맞춤형 가전, 스마트 디바이스 경쟁 치열
국내 및 해외 가전업계는 앞 다투어 인공지능(AI) TV를 출시했다. 소비자의 마음을 바로 읽어서 원하는 채널, 영화, 정보를 찾아다준다. 빅데이터를 통해 쌓은 정보로 소비자가 집 안에서 모든 정보를 얻고 모든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게 한다. 리모컨 없이 말만으로 바로 TV 화면에 원하는 콘텐츠를 척척 가져다준다. LG전자는 자사 인공지능 TV에서 독자 AI 플랫폼인 ‘LG 씽큐(LG ThinQ)’를 토대로 구글의 인공지능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 아마존의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Alexa)’를 연동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에서 “TV가 좀 더 많은 호환성을 갖고 많은 디바이스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발표하며, 삼성전자의 스마트 TV에 애플 아이튠스 무비·TV쇼와 에어플레이2를 탑재한다고도 했다.
인공지능 TV 말고, 인공지능 스피커도 있다. 소비자가 말만 하면 필요한 제품을 자동 구매해주고, 집 안에 고장 난 스마트 기기를 알려준다. 이렇게 가전업계는 이 홈코노미의 코크핏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앞 다투어 강력한 스마트 기기를 선보이고 있다. 이 코크핏 기기를 중심으로 모든 홈코노미와 스마트홈이 구축될 터이니 놓칠 수 없다.
홈코노미는 다양한 맞춤형 기능성 가전을 몰고 올 것이다. 가전은 홈인테리어 시장을 비롯해 홈 가전 전체를 확장시킬 것이다. 그리고 이 홈코노미를 중앙에서 컨트롤할 코크핏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인공지능 TV, 인공지능 스피커 같은 스마트 디바이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정순인 책임연구원은…
LG전자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에서 오토모티브(Automotive) SPICE 인증과 품질보증(Quality Assurance) 업무를 한다. 소프트웨어공학(SW Engineering), Technical Documentation 사내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내에서 2016~
2017년 연속 최우수 강사상을 수상했다. 강의와 프레젠테이션 기법을 다룬 책 <당신이 잊지 못할 강의>를 썼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3호(2019년 10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