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양정원 기자] 멋진 사람이 좋은 일을 하면 더 매력적인 법. 비탈레 바르베리스 까노니꼬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원단 회사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책임을 오래전부터 실천해 온 훌륭한 기업이기도 하다. 명망 있는 섬유 전시회인 밀라노 우니카에서, VBC의 근사한 면모를 엿봤다.
1663년 창립해, 약 350년의 세월 동안 13세대에 이어 가족경영으로 운영된 비탈레 바르베리스 까노니꼬(Vitale Barberis Canonico, 이하 VBC)가 지난 7월 9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된 20/21 추계 밀라노 우니카(Milano UNICA) 전시회에 참가했다. 이 전시회는 밀라노(Milano), 코모(Como), 프라토(Prato) 등에서 분야별로 나누어 개최되던 5개의 전시회를 2005년에 통합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파리 프리미에르비죵(Première Vision)과 함께 유럽 섬유전시회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VBC는 제 24회 밀라노 우니카를 통해 환경에 최대한 적은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원단 컬렉션 H.O.P.E.와 회사의 지속가능성(Company Sustainability Report)에 대한 첫 보고서를 발표했다.
인간과 자연을 위한 새로운 원단 H.O.P.E.
지난 350년간 VBC는 가능한 최상의 원단을 만듦에 있어, 환경과 바로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존중하고자 애써 왔다. H.O.P.E.는 ‘How to Optimise People and Environment’의 약자로, 인간과 자연을 돌보고 가꾸겠다는 취지의 VBC가 하는 모든 작업들에 환경적인 영향을 최소한으로 한 새로운 라인이다.
이는 사람들이 더 살기 좋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믿도록 돕는 긍정적인 메시지이자, 환경지속성을 노래하는 하나의 작은 외침이다. 더불어 단테가 1320년 그의 <신곡(Divine Comedy)>에서 언급했듯, 희망을 상징하는 그린 컬러와 연관되기도 한다. VBC는 이 라인을 통해 자연 그대로의 염색 과정을 가하지 않거나, 재활용 섬유나 식물성 섬유를 사용하고도 질 좋고 아름다운 원단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다.
H.O.P.E. 라인은 3가지 콘셉트가 적용됐다. 첫 번째는 염색되지 않은 천연의 섬유로 만드는 것. 동물 복지를 고려한 단조로운 색상의 낙타털, 알파카나 모레타 울로 만들어진 오버코트와 재킷을 위한 원단으로 염료 가공이나 염색 공정을 일절 거치지 않은 원단이다. 특히 스페인에서 전통적으로 키워진 양에서 채취한 모레타 울은 대략 26.5마이크론 굵기 정도로 미세해 촘촘하다.
두 번째는, 재생 실을 포함하는 것. 버려진 옷에서 재생 실을 추출해 재킷 원단을 만든다. 전형적인 360g의 플란넬 원단의 경우 2가지 방법이 사용되는데, 한 가지는 씨실에 15%가량의 재생 실을 섞는 방법, 또 한 가지는 30%가량의 재생 실을 날실과 씨실에 함께 섞는 방법이다. 이러한 직조 공정을 통해 멋스러우면서도 담백한 옷을 얻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재활용된 멤브레인(membrane)을 지닌 원단을 활용하는 것. 멤브레인은 옷의 방수, 방풍, 발수를 강화하는 코팅막이다. 75%의 멤브레인이 포함된 방모 플란넬은 새로운 폴리우레탄과 동일한 성능을 발휘한다. 그 과정에서 코팅 막이 다소 두꺼워지지만, 통기성은 여전히 우수하고, 불소를 사용하지 않고도 방수와 방풍, 발수 기능이 그대로 유지된다.
더불어 VBC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미래에 발표할 새로운 소재를 위한 연구·개발 프로젝트로 사탕수수나 옥수수에서 추출한 식물성 폴리에스터 섬유로, 완벽히 자연분해가 가능한 폴리락타이드(Polylactides)를 포함한 섬유가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식물에 기반을 둔 합성섬유의 사용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40%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
밀라노 우니카 전시를 위해 설치된 비탈레 바르베리스 까노니꼬의 부스는 전적으로 언급된 H.O.P.E. 프로젝트를 소개하기 위해 3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준비됐다. 중앙은 주요 테마를 연주하는 H.O.P.E. 밴드가 자리하고 회사가 환경과 인류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종국에 그곳을 더 깨끗하게 하는 데 기여한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라운지에는 몇 종의 새로운 라인업을 떠올리게 하는 전시물이 CD를 형상화해서 전시된다. 또한 터치스크린을 통해 VBC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보고서를 열람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보고서
기업의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 파괴, 그리고 비윤리적인 생산 방식 등은 오래전부터 사회적인 이슈였다. 인간 스스로 이러한 문제에 대한 고찰 없이는 결국 모두의 멸망을 초래할 것이라고 판단, 기업들은 앞 다퉈 그들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조금 늦은 편이지만, 패션업계 역시 이 흐름에 동참했다.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방식으로 원단을 제작하거나, 버려진 옷들을 재활용하거나, 윤리적인 방식으로 동물의 털이나 가죽을 취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러한 이슈들은 VBC에게 있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비록 문서화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생산 과정이나 그 결과에 있어서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투자해 왔기 때문이다. 2018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소통하고 또 강화하기 위해, VBC는 이러한 행동들을 공식적으로 기록한 첫 번째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경제적, 사회적, 그리고 환경적 측면에서 수행돼 온 미션들과 주요 성과들을 설명하며 VBC의 지속가능성 전략들과 비엘라(Biellese) 지역에 있는 2곳의 생산지, 프라트리베로(Pratrivero)와 프라이(Pray)에서의 연관된 노력들을 담고 있다.
윤리와 도덕성, 투명성을 고려한 기본적인 가치와 함께 이 보고서는 전 직원의 전문성에 높은 가치를 두고, 근무환경과 연관해 건강과 안전을 챙기며,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회사가 위치한 지역사회를 존중하는 등 세세한 가치들도 명시했다. 물론 이는 VBC 가문이 역사적으로도 지켜 왔던 가치들이기도 하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2호(2019년 09월) 기사입니다.]
1663년 창립해, 약 350년의 세월 동안 13세대에 이어 가족경영으로 운영된 비탈레 바르베리스 까노니꼬(Vitale Barberis Canonico, 이하 VBC)가 지난 7월 9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된 20/21 추계 밀라노 우니카(Milano UNICA) 전시회에 참가했다. 이 전시회는 밀라노(Milano), 코모(Como), 프라토(Prato) 등에서 분야별로 나누어 개최되던 5개의 전시회를 2005년에 통합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파리 프리미에르비죵(Première Vision)과 함께 유럽 섬유전시회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VBC는 제 24회 밀라노 우니카를 통해 환경에 최대한 적은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원단 컬렉션 H.O.P.E.와 회사의 지속가능성(Company Sustainability Report)에 대한 첫 보고서를 발표했다.
인간과 자연을 위한 새로운 원단 H.O.P.E.
지난 350년간 VBC는 가능한 최상의 원단을 만듦에 있어, 환경과 바로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존중하고자 애써 왔다. H.O.P.E.는 ‘How to Optimise People and Environment’의 약자로, 인간과 자연을 돌보고 가꾸겠다는 취지의 VBC가 하는 모든 작업들에 환경적인 영향을 최소한으로 한 새로운 라인이다.
이는 사람들이 더 살기 좋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믿도록 돕는 긍정적인 메시지이자, 환경지속성을 노래하는 하나의 작은 외침이다. 더불어 단테가 1320년 그의 <신곡(Divine Comedy)>에서 언급했듯, 희망을 상징하는 그린 컬러와 연관되기도 한다. VBC는 이 라인을 통해 자연 그대로의 염색 과정을 가하지 않거나, 재활용 섬유나 식물성 섬유를 사용하고도 질 좋고 아름다운 원단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다.
H.O.P.E. 라인은 3가지 콘셉트가 적용됐다. 첫 번째는 염색되지 않은 천연의 섬유로 만드는 것. 동물 복지를 고려한 단조로운 색상의 낙타털, 알파카나 모레타 울로 만들어진 오버코트와 재킷을 위한 원단으로 염료 가공이나 염색 공정을 일절 거치지 않은 원단이다. 특히 스페인에서 전통적으로 키워진 양에서 채취한 모레타 울은 대략 26.5마이크론 굵기 정도로 미세해 촘촘하다.
두 번째는, 재생 실을 포함하는 것. 버려진 옷에서 재생 실을 추출해 재킷 원단을 만든다. 전형적인 360g의 플란넬 원단의 경우 2가지 방법이 사용되는데, 한 가지는 씨실에 15%가량의 재생 실을 섞는 방법, 또 한 가지는 30%가량의 재생 실을 날실과 씨실에 함께 섞는 방법이다. 이러한 직조 공정을 통해 멋스러우면서도 담백한 옷을 얻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재활용된 멤브레인(membrane)을 지닌 원단을 활용하는 것. 멤브레인은 옷의 방수, 방풍, 발수를 강화하는 코팅막이다. 75%의 멤브레인이 포함된 방모 플란넬은 새로운 폴리우레탄과 동일한 성능을 발휘한다. 그 과정에서 코팅 막이 다소 두꺼워지지만, 통기성은 여전히 우수하고, 불소를 사용하지 않고도 방수와 방풍, 발수 기능이 그대로 유지된다.
더불어 VBC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미래에 발표할 새로운 소재를 위한 연구·개발 프로젝트로 사탕수수나 옥수수에서 추출한 식물성 폴리에스터 섬유로, 완벽히 자연분해가 가능한 폴리락타이드(Polylactides)를 포함한 섬유가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식물에 기반을 둔 합성섬유의 사용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40%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
밀라노 우니카 전시를 위해 설치된 비탈레 바르베리스 까노니꼬의 부스는 전적으로 언급된 H.O.P.E. 프로젝트를 소개하기 위해 3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준비됐다. 중앙은 주요 테마를 연주하는 H.O.P.E. 밴드가 자리하고 회사가 환경과 인류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종국에 그곳을 더 깨끗하게 하는 데 기여한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라운지에는 몇 종의 새로운 라인업을 떠올리게 하는 전시물이 CD를 형상화해서 전시된다. 또한 터치스크린을 통해 VBC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보고서를 열람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보고서
기업의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 파괴, 그리고 비윤리적인 생산 방식 등은 오래전부터 사회적인 이슈였다. 인간 스스로 이러한 문제에 대한 고찰 없이는 결국 모두의 멸망을 초래할 것이라고 판단, 기업들은 앞 다퉈 그들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조금 늦은 편이지만, 패션업계 역시 이 흐름에 동참했다.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방식으로 원단을 제작하거나, 버려진 옷들을 재활용하거나, 윤리적인 방식으로 동물의 털이나 가죽을 취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러한 이슈들은 VBC에게 있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비록 문서화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생산 과정이나 그 결과에 있어서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투자해 왔기 때문이다. 2018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소통하고 또 강화하기 위해, VBC는 이러한 행동들을 공식적으로 기록한 첫 번째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경제적, 사회적, 그리고 환경적 측면에서 수행돼 온 미션들과 주요 성과들을 설명하며 VBC의 지속가능성 전략들과 비엘라(Biellese) 지역에 있는 2곳의 생산지, 프라트리베로(Pratrivero)와 프라이(Pray)에서의 연관된 노력들을 담고 있다.
윤리와 도덕성, 투명성을 고려한 기본적인 가치와 함께 이 보고서는 전 직원의 전문성에 높은 가치를 두고, 근무환경과 연관해 건강과 안전을 챙기며,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회사가 위치한 지역사회를 존중하는 등 세세한 가치들도 명시했다. 물론 이는 VBC 가문이 역사적으로도 지켜 왔던 가치들이기도 하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2호(2019년 09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