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기고=황정하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장] 지난해 이후 금융시장에서 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아마도 ‘변동성’일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분쟁이 맞물리며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변동성 국면에서 유효한 투자 전략은 무엇일까.
지난해 말 크게 하락했던 글로벌 주식시장이 올해가 시작되자마자 미·중 양국의 무역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빠르게 반등했다. 미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 역시 글로벌 위험 선호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5월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합의에 어깃장을 놓으며 무역분쟁 관련 우려가 재점화됐고, 추가 관세 부과와 함께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커졌다.
한국 주식시장은 그러한 변동성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는 증시 중 하나다. 이는 중간재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 탓에 글로벌 위험 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다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 역시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둔화로 기업이익 전망치가 꾸준히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도 부정적이다. 이렇다 보니 2017년 상승세로 오랜 박스권 장세를 돌파하는 듯했던 코스피가 다시 박스권 장세로 돌아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위기가 있으면 기회도 있는 법이라 했다. 현시점에서 한국 증시 내 배당주의 투자 매력이 눈에 띈다. 물론 여름에 배당주를 투자하라는 말이 낯설게 들릴 수 있다. 사실 연말 배당 시즌에 앞서 배당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배당주에 투자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는 데는 다음의 3가지 이유가 있다.
배당주의 삼박자 매력
우선,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당분간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 모두 경제적·정치적 환경을 고려하면 지금의 갈등이 장기화되기보다 궁극적으로는 협상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기술 이전, 시장 개방 등 첨예한 이슈들로 대립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합의에 이르기보다는 3~4개월, 또는 그 이상 협상 과정이 진행되며 변동성 국면이 지속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변동성 국면에서는 방어적 특성으로 인해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게 된다.
둘째는 저금리 기조다. 한국의 저금리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배당주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시장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시장금리의 지표로 활용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5월의 2.3%를 고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했고 최근에는 1.5%대까지 낮아졌다. 시장금리가 현재 기준금리인 1.75%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 반등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저성장 국면을 고려하면 시장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보다는 낮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금리가 하락하거나 낮게 유지되는 기간에는 배당주가 시장 대비 강세를 나타낸다. 이는 금리 하락과 함께 인컴 자산(배당, 이자와 같이 꾸준히 현금 수익을 제공하는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후 코스피의 배당수익률이 예·적금의 시중금리를 상회하고 있다는 점 역시 배당주에 긍정적이다.
끝으로 계절성이다. 계절성 측면에서도 여름이 배당주 투자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 주요 배당주지수의 코스피 대비 상대 성과를 월별로 살펴보면 배당주의 상대 성과가 6~7월 중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실제 배당금이 지급되는 12월의 상대 성과가 가장 높지만, 12월 다음으로는 6월과 7월이 가장 높다. 즉, 여름에 배당주를 사서 가을에 차익을 실현하거나 12월의 배당금 지급 시점까지 보유하는 것이 시장 대비 우수한 성과를 기록할 수 있는 배당주 투자 전략이라는 것이다.
기업 배당 성향 상승세
이러한 배당주에 대한 투자 기회가 단기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중장기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과 같은 주주환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을 기반으로 2014년 이후 한국 기업들의 주주환원 증가세가 시작됐고, 최근에는 투자자들 역시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기관투자가가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몇몇 재벌 기업들의 갑질 논란을 통해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여론 역시 확대되고 있다. 주요 그룹사의 지배구조 개편과 그룹 승계를 위한 자금 소요 필요성 역시 배당 증가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코스피의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으로 지급된 비율로 주주환원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은 2012년 이후 2017년 한 해를 제외하고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주주환원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 주요국 대비 한국의 배당수익률이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한국 기업들의 주주환원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여름도 지난해처럼 매우 더울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덥다고 여름을 없애거나 여름으로부터 도망칠 수는 없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시장이 어렵다고 투자를 멈출 수는 없다. 올여름, 배당주 투자를 통해 어려운 투자 환경을 돌파해보는 것은 어떨까.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0호(2019년 07월)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 크게 하락했던 글로벌 주식시장이 올해가 시작되자마자 미·중 양국의 무역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빠르게 반등했다. 미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 역시 글로벌 위험 선호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5월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합의에 어깃장을 놓으며 무역분쟁 관련 우려가 재점화됐고, 추가 관세 부과와 함께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커졌다.
한국 주식시장은 그러한 변동성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는 증시 중 하나다. 이는 중간재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 탓에 글로벌 위험 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다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 역시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둔화로 기업이익 전망치가 꾸준히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도 부정적이다. 이렇다 보니 2017년 상승세로 오랜 박스권 장세를 돌파하는 듯했던 코스피가 다시 박스권 장세로 돌아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위기가 있으면 기회도 있는 법이라 했다. 현시점에서 한국 증시 내 배당주의 투자 매력이 눈에 띈다. 물론 여름에 배당주를 투자하라는 말이 낯설게 들릴 수 있다. 사실 연말 배당 시즌에 앞서 배당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배당주에 투자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는 데는 다음의 3가지 이유가 있다.
배당주의 삼박자 매력
우선,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당분간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 모두 경제적·정치적 환경을 고려하면 지금의 갈등이 장기화되기보다 궁극적으로는 협상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기술 이전, 시장 개방 등 첨예한 이슈들로 대립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합의에 이르기보다는 3~4개월, 또는 그 이상 협상 과정이 진행되며 변동성 국면이 지속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변동성 국면에서는 방어적 특성으로 인해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게 된다.
둘째는 저금리 기조다. 한국의 저금리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배당주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시장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시장금리의 지표로 활용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5월의 2.3%를 고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했고 최근에는 1.5%대까지 낮아졌다. 시장금리가 현재 기준금리인 1.75%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 반등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저성장 국면을 고려하면 시장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보다는 낮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금리가 하락하거나 낮게 유지되는 기간에는 배당주가 시장 대비 강세를 나타낸다. 이는 금리 하락과 함께 인컴 자산(배당, 이자와 같이 꾸준히 현금 수익을 제공하는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후 코스피의 배당수익률이 예·적금의 시중금리를 상회하고 있다는 점 역시 배당주에 긍정적이다.
끝으로 계절성이다. 계절성 측면에서도 여름이 배당주 투자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 주요 배당주지수의 코스피 대비 상대 성과를 월별로 살펴보면 배당주의 상대 성과가 6~7월 중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실제 배당금이 지급되는 12월의 상대 성과가 가장 높지만, 12월 다음으로는 6월과 7월이 가장 높다. 즉, 여름에 배당주를 사서 가을에 차익을 실현하거나 12월의 배당금 지급 시점까지 보유하는 것이 시장 대비 우수한 성과를 기록할 수 있는 배당주 투자 전략이라는 것이다.
기업 배당 성향 상승세
이러한 배당주에 대한 투자 기회가 단기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중장기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과 같은 주주환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을 기반으로 2014년 이후 한국 기업들의 주주환원 증가세가 시작됐고, 최근에는 투자자들 역시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기관투자가가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몇몇 재벌 기업들의 갑질 논란을 통해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여론 역시 확대되고 있다. 주요 그룹사의 지배구조 개편과 그룹 승계를 위한 자금 소요 필요성 역시 배당 증가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코스피의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으로 지급된 비율로 주주환원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은 2012년 이후 2017년 한 해를 제외하고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주주환원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 주요국 대비 한국의 배당수익률이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한국 기업들의 주주환원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여름도 지난해처럼 매우 더울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덥다고 여름을 없애거나 여름으로부터 도망칠 수는 없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시장이 어렵다고 투자를 멈출 수는 없다. 올여름, 배당주 투자를 통해 어려운 투자 환경을 돌파해보는 것은 어떨까.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0호(2019년 07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