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공인호 기자] 금융사의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 영역은 단순히 금융상품의 소개와 판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고객 수익률이 곧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WM)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됐던 과거와 달리 저금리와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될수록,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서비스의 질(質)적 측면과 다양성이 부각된다. 금융사들이 너도나도 ‘종합적 자산관리’를 WM 사업의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경 머니의 ‘2019 베스트 PB센터’ 조사에서도 이 같은 인식은 고스란히 반영됐다. 금융, 부동산은 물론 대안투자, 상속·증여를 위한 세무 서비스까지 포괄할 수 있는 금융사가 대한민국 베스트 PB센터에 이름을 올렸다.
이변은 없었다. 은행, 증권, 보험 등 업권을 불문한 많은 금융사들이 자산관리(WM) 시장을 놓고 총성 없는 전쟁을 벌였지만 2019년에도 업권별 1등 프라이빗뱅킹(PB)센터는 바뀌지 않았다. ‘대한민국 베스트 PB센터’라는 명성이 하루아침에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방증한다. 삼성생명은 올해에도 국내 금융권을 통틀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고, 지난해 실적 측면에서 국내 ‘리딩뱅크’ 입지를 되찾은 신한은행 역시 PB 부문에서도 6년 연속 종합 2위, 은행권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올해로 통합 3년 차를 맞은 미래에셋대우도 3년 연속 삼성증권을 따돌리고 업계 1위, 종합 3위에 안착한 모습이다. 이들 베스트 PB센터 외에 업권별 2~5위, 중상위권 금융사들은 일부 순위 변동이 있었지만, 눈에 띄는 변동 폭은 없었다. 한경 머니가 지난 2월 26일~3월 5일 실시한 ‘대한민국 베스트 PB센터’ 설문은 은행, 증권, 보험 등 국내 금융사 총 58곳의 PB(WM, FP)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설문의 공정성을 위해 자사의 순위 기입은 배제하도록 했다.
삼성생명, 전문가가 인정한 최고 PB 名家
대한민국 자산관리 서비스의 원조 격인 삼성생명은 올해 설문조사에서도 국내 최고의 PB센터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조사 대상 금융사 71곳(은행 16, 증권 32, 보험 23) 가운데 유일하게 총점 400점을 넘어서며 독보적 우위를 나타냈다. 세부 항목별로도 ‘펀드·증권 서비스’를 제외한 6개 분야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하며 경쟁 보험사들을 압도했다. 삼성생명의 이 같은 독주 체제는 사실상 자웅을 겨룰 상대가 전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보험업계 2위에 이름을 올린 교보생명의 총점은 219점으로 삼성생명(464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6년째 이어져 온 삼성생명의 독주 체제는 앞으로도 지속될 공산이 커 보인다.
반면 은행권의 경우 해가 갈수록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신한 vs 국민’의 리딩뱅크 경쟁 구도가 WM 부문으로 확전하는 양상이다. 신한은행은 은행·증권 협업 모델인 ‘PWM(Private Wealth Management)’의 원조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6년 연속 은행권 1위 자리를 지켰지만, KB국민은행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지난해 KEB하나은행에 밀려 3위로 밀려났던 KB국민은행은 절치부심 끝에 2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특히 지난해 동일 계열사인 KB증권과의 WM 협업을 위해 IPS(투자상품서비스)본부를 신설하는 등 지주사(KB금융) 중심의 원펌(One-Firm) 체제를 강화한 것이 순위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1, 2위 간 격차다. 총점 기준 200점이 넘는 큰 격차를 나타낸 보험업계와 달리 신한은행(337점)과 KB국민은행(302점)의 격차는 35점에 불과하다. 한 계단 하락한 KEB하나은행의 총점 역시 246점으로 2, 3위 격차도 56점에 불과하다. 1사(삼성생명) 독주 체제인 보험업계와 달리 은행권의 경우 언제든 1위 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올해에는 우리은행(105점, 5위)이 지주사 체제로 새롭게 출범하는 등 WM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재정비를 예고한 만큼 은행 간 순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증권업계 역시 미래에셋대우(327점)가 3년 연속 삼성증권(275점)을 차순위로 밀어내며 1위에 안착했지만 양사의 격차는 50점에 그친다. ‘통합’ 미래에셋대우 출범 이전까지 1위를 지켰던 삼성증권 역시 지난해 잇단 악재에서 벗어난 만큼 올해 조직 재정비 및 영업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돼 증권업 1위 경쟁도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증권, 종합자산관리 능력…보험은 상속·증여
올해 설문조사에서는 업권별 특화 서비스에 대한 인식도 엿볼 수 있었다. 은행과 증권 PB센터의 경우 ‘종합적 자산관리’가 최근 부각되는 주요 서비스로 꼽혔지만, 보험사 파이낸셜플래닝(FP)센터의 경우 상속·증여 서비스가 최우선 서비스로 인식됐다. 실제 ‘PB센터에서 가장 부각되는 서비스’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58명 가운데 18명이 은행과 증권의 경우 ‘종합자산관리’를 꼽은 반면, 보험사에 대해서는 무려 30명이 ‘상속·증여 서비스’를 가장 부각되는 서비스라고 답했다.
본업 중심의 특수성을 살리면서도 종합적 자산관리가 가능한 ‘만능(萬能)’ 금융사가 결국 WM 사업의 성패를 판가름한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올해 설문조사에서도 본업에 충실한 금융사가 베스트 PB센터에 이름을 올렸다. 실제 총점 1위 삼성생명은 증권사의 핵심 서비스인 ‘펀드·증권 서비스’에서는 다소 미흡한 42점(3위)을 기록했지만 보험사 특화 서비스인 ‘상속·증여 서비스’ 부문은 82점으로 2순위인 교보생명(30점)을 크게 따돌렸다.
상대적으로 대고객 서비스 및 종합자산관리 서비스가 강점으로 꼽히는 은행권 역시 이들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신한은행이 1위 자리를 꿰찼다. 다만 은행권의 경우 신한은행이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포함해 총 3개 부문에서 1위를, KB국민은행은 상속·증여 서비스 및 부동산 서비스 부문에서 최고점을 기록하는 등 부문별 경쟁도 치열했다. 업계 3위인 KEB하나은행도 전용상품 서비스와 대안투자 및 파생상품 서비스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각 항목별 1~2위 간 점수 차 역시 10~20점(부동산 서비스 제외) 내외에 그쳤다.
증권업계 역시 본업의 핵심 서비스인 전용상품 서비스 및 펀드·증권 서비스가 업계 1위를 결정짓는 무게 추 역할을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들 서비스 외에도 부동산 서비스와 대안투자 및 파생상품 서비스 부문에서 최고점을 기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고령화 현상과 함께 고자산 고객일수록 PB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복잡해지고 있다”며 “본업 전문성을 제고하면서도 부동산, 세무 등 다양한 상담 역량을 강화하는 권역 파괴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7호(2019년 04월) 기사입니다.]
이변은 없었다. 은행, 증권, 보험 등 업권을 불문한 많은 금융사들이 자산관리(WM) 시장을 놓고 총성 없는 전쟁을 벌였지만 2019년에도 업권별 1등 프라이빗뱅킹(PB)센터는 바뀌지 않았다. ‘대한민국 베스트 PB센터’라는 명성이 하루아침에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방증한다. 삼성생명은 올해에도 국내 금융권을 통틀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고, 지난해 실적 측면에서 국내 ‘리딩뱅크’ 입지를 되찾은 신한은행 역시 PB 부문에서도 6년 연속 종합 2위, 은행권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올해로 통합 3년 차를 맞은 미래에셋대우도 3년 연속 삼성증권을 따돌리고 업계 1위, 종합 3위에 안착한 모습이다. 이들 베스트 PB센터 외에 업권별 2~5위, 중상위권 금융사들은 일부 순위 변동이 있었지만, 눈에 띄는 변동 폭은 없었다. 한경 머니가 지난 2월 26일~3월 5일 실시한 ‘대한민국 베스트 PB센터’ 설문은 은행, 증권, 보험 등 국내 금융사 총 58곳의 PB(WM, FP)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설문의 공정성을 위해 자사의 순위 기입은 배제하도록 했다.
삼성생명, 전문가가 인정한 최고 PB 名家
대한민국 자산관리 서비스의 원조 격인 삼성생명은 올해 설문조사에서도 국내 최고의 PB센터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조사 대상 금융사 71곳(은행 16, 증권 32, 보험 23) 가운데 유일하게 총점 400점을 넘어서며 독보적 우위를 나타냈다. 세부 항목별로도 ‘펀드·증권 서비스’를 제외한 6개 분야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하며 경쟁 보험사들을 압도했다. 삼성생명의 이 같은 독주 체제는 사실상 자웅을 겨룰 상대가 전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보험업계 2위에 이름을 올린 교보생명의 총점은 219점으로 삼성생명(464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6년째 이어져 온 삼성생명의 독주 체제는 앞으로도 지속될 공산이 커 보인다.
반면 은행권의 경우 해가 갈수록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신한 vs 국민’의 리딩뱅크 경쟁 구도가 WM 부문으로 확전하는 양상이다. 신한은행은 은행·증권 협업 모델인 ‘PWM(Private Wealth Management)’의 원조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6년 연속 은행권 1위 자리를 지켰지만, KB국민은행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지난해 KEB하나은행에 밀려 3위로 밀려났던 KB국민은행은 절치부심 끝에 2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특히 지난해 동일 계열사인 KB증권과의 WM 협업을 위해 IPS(투자상품서비스)본부를 신설하는 등 지주사(KB금융) 중심의 원펌(One-Firm) 체제를 강화한 것이 순위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1, 2위 간 격차다. 총점 기준 200점이 넘는 큰 격차를 나타낸 보험업계와 달리 신한은행(337점)과 KB국민은행(302점)의 격차는 35점에 불과하다. 한 계단 하락한 KEB하나은행의 총점 역시 246점으로 2, 3위 격차도 56점에 불과하다. 1사(삼성생명) 독주 체제인 보험업계와 달리 은행권의 경우 언제든 1위 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올해에는 우리은행(105점, 5위)이 지주사 체제로 새롭게 출범하는 등 WM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재정비를 예고한 만큼 은행 간 순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증권업계 역시 미래에셋대우(327점)가 3년 연속 삼성증권(275점)을 차순위로 밀어내며 1위에 안착했지만 양사의 격차는 50점에 그친다. ‘통합’ 미래에셋대우 출범 이전까지 1위를 지켰던 삼성증권 역시 지난해 잇단 악재에서 벗어난 만큼 올해 조직 재정비 및 영업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돼 증권업 1위 경쟁도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증권, 종합자산관리 능력…보험은 상속·증여
올해 설문조사에서는 업권별 특화 서비스에 대한 인식도 엿볼 수 있었다. 은행과 증권 PB센터의 경우 ‘종합적 자산관리’가 최근 부각되는 주요 서비스로 꼽혔지만, 보험사 파이낸셜플래닝(FP)센터의 경우 상속·증여 서비스가 최우선 서비스로 인식됐다. 실제 ‘PB센터에서 가장 부각되는 서비스’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58명 가운데 18명이 은행과 증권의 경우 ‘종합자산관리’를 꼽은 반면, 보험사에 대해서는 무려 30명이 ‘상속·증여 서비스’를 가장 부각되는 서비스라고 답했다.
본업 중심의 특수성을 살리면서도 종합적 자산관리가 가능한 ‘만능(萬能)’ 금융사가 결국 WM 사업의 성패를 판가름한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올해 설문조사에서도 본업에 충실한 금융사가 베스트 PB센터에 이름을 올렸다. 실제 총점 1위 삼성생명은 증권사의 핵심 서비스인 ‘펀드·증권 서비스’에서는 다소 미흡한 42점(3위)을 기록했지만 보험사 특화 서비스인 ‘상속·증여 서비스’ 부문은 82점으로 2순위인 교보생명(30점)을 크게 따돌렸다.
상대적으로 대고객 서비스 및 종합자산관리 서비스가 강점으로 꼽히는 은행권 역시 이들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신한은행이 1위 자리를 꿰찼다. 다만 은행권의 경우 신한은행이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포함해 총 3개 부문에서 1위를, KB국민은행은 상속·증여 서비스 및 부동산 서비스 부문에서 최고점을 기록하는 등 부문별 경쟁도 치열했다. 업계 3위인 KEB하나은행도 전용상품 서비스와 대안투자 및 파생상품 서비스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각 항목별 1~2위 간 점수 차 역시 10~20점(부동산 서비스 제외) 내외에 그쳤다.
증권업계 역시 본업의 핵심 서비스인 전용상품 서비스 및 펀드·증권 서비스가 업계 1위를 결정짓는 무게 추 역할을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들 서비스 외에도 부동산 서비스와 대안투자 및 파생상품 서비스 부문에서 최고점을 기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고령화 현상과 함께 고자산 고객일수록 PB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복잡해지고 있다”며 “본업 전문성을 제고하면서도 부동산, 세무 등 다양한 상담 역량을 강화하는 권역 파괴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7호(2019년 04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