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기고 = 정명진 파이낸셜뉴스 의학전문기자] 개그맨 이용식이 방송에서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눈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이른바 ‘눈 중풍’인 망막혈관폐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는 어느 날 한쪽 눈이 까맣게 보이기 시작했는데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망막이 손상돼 시력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망막은 눈 뒤쪽에 있는 신경조직으로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아주 민감하고 예민하다. 여기에 피를 공급하는 미세혈관이 막히면서 망막혈관폐쇄라는 병이 생기게 된다. 혈관 폐쇄 부위에 따라 시력 저하 증상이 다른데 망막동맥이 막히면 통증 없이 갑자기 심한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고혈압 있으면 눈 중풍 조심해야
우리 몸의 혈관은 산소와 각종 영양분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곳곳의 세포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눈 속은 혈관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눈을 잘 관찰하면 혈관의 미세한 변화를 가장 먼저 발견할 수 있다. 혈관의 변화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가 고혈압이다. 고혈압이 발생하면 눈의 망막혈관에도 변화가 생겨 망막의 출혈, 삼출액, 유두부종 등 고혈압 망막병증이 발생한다.
눈 중풍의 정확한 명칭은 ‘망막혈관폐쇄’다. 망막혈관폐쇄는 망막 중심 혈관이나 망막 분지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생기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고혈압의 정도에 따라 질환의 정도와 관찰되는 증상이 다르다.
고혈압에 의한 망막혈관의 초기 변화는 혈관 연축과 혈관 운동 긴장에 의해 망막동맥이 전반적으로 가늘어진다. 이후 만성적인 동맥경화성 변화가 발생해 국소적 또는 전반적 망막혈관의 가늘어짐, 세동맥벽의 혼탁, 그리고 망막세동맥에 의한 망막세정맥의 눌림 등이 관찰된다.
심한 고혈압에서는 혈압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을 이루고 있는 근육과 내피세포가 손상받아 망막혈관 벽의 손상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지질의 누출, 망막 출혈 및 망막신경섬유층의 국소적 허혈이 발생한다.
매우 심한 고혈압에서는 시신경유두의 허혈 및 뇌압 상승에 따른 시신경유두부종이 관찰되기도 한다. 이 단계까지 진행한 경우 심장, 뇌, 신장의 기능부전과 이로 인한 생존율 저하가 동반될 수 있다.
폐쇄 위치에 따라 시력 저하 정도 달라
고혈압으로 인한 망막혈관 변화는 다른 망막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망막분지정맥폐쇄다. 또 동맥대혈관류, 비동맥염성 허혈시신경병증, 망막동정맥폐쇄 같은 시력에 영향을 주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망막중심동맥폐쇄가 발생하는 경우 급격한 시력 저하가 발생하며 망막분지동맥폐쇄는 폐쇄된 위치에 따라 시력 저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망막중심정맥폐쇄 또한 시력이 현저히 감소되고 망막분지정맥폐쇄는 분지동맥폐쇄와 마찬가지로 폐쇄된 위치에 따라 시력 저하의 정도가 결정된다.
망막혈관 질환의 진단은 눈의 검은자인 동공을 약물로 확대시켜 눈 안을 구석까지 살필 수 있도록 산동 후 안저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안저 검사는 렌즈를 이용한 세극등 현미경 안저 검사 또는 도상검안경 검사가 있다. 렌즈를 이용한 세극등 현미경 안저 검사는 고배율의 입체시가 가능하며 황반, 망막 내 미세혈관 이상, 혈관 폐쇄 부위 등을 관찰하는 데 적합하다. 도상검안경 검사는 넓은 시야를 얻을 수 있으므로 전반적인 출혈이나 삼출물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고, 주변부 이상 검사가 용이하다. 이 2가지 검사는 서로 보완적이므로 2가지 모두를 시행해야 한다.
망막동맥폐쇄, 2시간 내 응급실 방문해야
고혈압 망막병증의 치료는 혈압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망막의 변화가 진행되면 정도에 따라 시력이 떨어질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또 보통 한쪽 눈에만 발생하기 때문에 다른 쪽 눈이 잘 보일 경우 여러 달 방치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적극적인 고혈압 치료와 함께 1년에 1~2회 정도 정밀 망막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특히 갑자기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심한 두통이 발생할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안과에서 응급에 해당하는 질환이므로 즉시 치료가 필요하다. 폐쇄가 2시간 이상 지속되면 시력 회복이 어렵고 응급처치가 늦어지면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 따라서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 발병 후 2시간 이내에 적극적으로 안압을 낮추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망막정맥폐쇄로 인해 피가 혈관을 통과할 수 없게 되면 미세혈관이 울혈되고 터지면서 망막 출혈과 망막 부종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망막 손상이 초래된다.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황반에 부종이 생기게 되면 시력이 심하게 떨어질 수 있다. 또 망막 출혈과 망막 부종이 호전된다 하더라도 몇 년 후에 혈관 폐쇄 부위에 비정상적인 신생 혈관이 발생해 유리체 출혈이 발생한다. 이 경우에는 입원해 망막 수술을 해야 한다. 또 망막정맥폐쇄의 정도가 심할 경우에는 신생 혈관 녹내장이라는 무서운 합병증이 발생해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망막정맥폐쇄의 경우 황반부종이 있다면 유리체 내 항체 주사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치료에 사용한다. 이후 주기적인 경과 관찰과 재주사가 필요하다. 망막의 조직에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 신생 혈관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에는 예방적으로 레이저를 이용한 범망막 광응고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망막동맥폐쇄는 적절한 응급치료에도 시력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망막혈관 폐쇄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질환인 고혈압이나 당뇨를 가진 환자의 경우 질병 관리로 합병증 발생을 예방해야 한다. 망막혈관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금주, 금연,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등 올바른 생활습관이다. 하지만 망막혈관 폐쇄가 발생하기 전에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에 50대 이상은 1년에 1번 정도 안저 검사를 통해 망막혈관에 이상 소견이 없는지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고혈압, 당뇨 등 전신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필수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6호(2019년 03월) 기사입니다.]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망막이 손상돼 시력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망막은 눈 뒤쪽에 있는 신경조직으로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아주 민감하고 예민하다. 여기에 피를 공급하는 미세혈관이 막히면서 망막혈관폐쇄라는 병이 생기게 된다. 혈관 폐쇄 부위에 따라 시력 저하 증상이 다른데 망막동맥이 막히면 통증 없이 갑자기 심한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고혈압 있으면 눈 중풍 조심해야
우리 몸의 혈관은 산소와 각종 영양분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곳곳의 세포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눈 속은 혈관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눈을 잘 관찰하면 혈관의 미세한 변화를 가장 먼저 발견할 수 있다. 혈관의 변화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가 고혈압이다. 고혈압이 발생하면 눈의 망막혈관에도 변화가 생겨 망막의 출혈, 삼출액, 유두부종 등 고혈압 망막병증이 발생한다.
눈 중풍의 정확한 명칭은 ‘망막혈관폐쇄’다. 망막혈관폐쇄는 망막 중심 혈관이나 망막 분지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생기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고혈압의 정도에 따라 질환의 정도와 관찰되는 증상이 다르다.
고혈압에 의한 망막혈관의 초기 변화는 혈관 연축과 혈관 운동 긴장에 의해 망막동맥이 전반적으로 가늘어진다. 이후 만성적인 동맥경화성 변화가 발생해 국소적 또는 전반적 망막혈관의 가늘어짐, 세동맥벽의 혼탁, 그리고 망막세동맥에 의한 망막세정맥의 눌림 등이 관찰된다.
심한 고혈압에서는 혈압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을 이루고 있는 근육과 내피세포가 손상받아 망막혈관 벽의 손상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지질의 누출, 망막 출혈 및 망막신경섬유층의 국소적 허혈이 발생한다.
매우 심한 고혈압에서는 시신경유두의 허혈 및 뇌압 상승에 따른 시신경유두부종이 관찰되기도 한다. 이 단계까지 진행한 경우 심장, 뇌, 신장의 기능부전과 이로 인한 생존율 저하가 동반될 수 있다.
폐쇄 위치에 따라 시력 저하 정도 달라
고혈압으로 인한 망막혈관 변화는 다른 망막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망막분지정맥폐쇄다. 또 동맥대혈관류, 비동맥염성 허혈시신경병증, 망막동정맥폐쇄 같은 시력에 영향을 주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망막중심동맥폐쇄가 발생하는 경우 급격한 시력 저하가 발생하며 망막분지동맥폐쇄는 폐쇄된 위치에 따라 시력 저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망막중심정맥폐쇄 또한 시력이 현저히 감소되고 망막분지정맥폐쇄는 분지동맥폐쇄와 마찬가지로 폐쇄된 위치에 따라 시력 저하의 정도가 결정된다.
망막혈관 질환의 진단은 눈의 검은자인 동공을 약물로 확대시켜 눈 안을 구석까지 살필 수 있도록 산동 후 안저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안저 검사는 렌즈를 이용한 세극등 현미경 안저 검사 또는 도상검안경 검사가 있다. 렌즈를 이용한 세극등 현미경 안저 검사는 고배율의 입체시가 가능하며 황반, 망막 내 미세혈관 이상, 혈관 폐쇄 부위 등을 관찰하는 데 적합하다. 도상검안경 검사는 넓은 시야를 얻을 수 있으므로 전반적인 출혈이나 삼출물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고, 주변부 이상 검사가 용이하다. 이 2가지 검사는 서로 보완적이므로 2가지 모두를 시행해야 한다.
망막동맥폐쇄, 2시간 내 응급실 방문해야
고혈압 망막병증의 치료는 혈압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망막의 변화가 진행되면 정도에 따라 시력이 떨어질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또 보통 한쪽 눈에만 발생하기 때문에 다른 쪽 눈이 잘 보일 경우 여러 달 방치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적극적인 고혈압 치료와 함께 1년에 1~2회 정도 정밀 망막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특히 갑자기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심한 두통이 발생할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안과에서 응급에 해당하는 질환이므로 즉시 치료가 필요하다. 폐쇄가 2시간 이상 지속되면 시력 회복이 어렵고 응급처치가 늦어지면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 따라서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 발병 후 2시간 이내에 적극적으로 안압을 낮추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망막정맥폐쇄로 인해 피가 혈관을 통과할 수 없게 되면 미세혈관이 울혈되고 터지면서 망막 출혈과 망막 부종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망막 손상이 초래된다.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황반에 부종이 생기게 되면 시력이 심하게 떨어질 수 있다. 또 망막 출혈과 망막 부종이 호전된다 하더라도 몇 년 후에 혈관 폐쇄 부위에 비정상적인 신생 혈관이 발생해 유리체 출혈이 발생한다. 이 경우에는 입원해 망막 수술을 해야 한다. 또 망막정맥폐쇄의 정도가 심할 경우에는 신생 혈관 녹내장이라는 무서운 합병증이 발생해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망막정맥폐쇄의 경우 황반부종이 있다면 유리체 내 항체 주사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치료에 사용한다. 이후 주기적인 경과 관찰과 재주사가 필요하다. 망막의 조직에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 신생 혈관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에는 예방적으로 레이저를 이용한 범망막 광응고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망막동맥폐쇄는 적절한 응급치료에도 시력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망막혈관 폐쇄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질환인 고혈압이나 당뇨를 가진 환자의 경우 질병 관리로 합병증 발생을 예방해야 한다. 망막혈관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금주, 금연,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등 올바른 생활습관이다. 하지만 망막혈관 폐쇄가 발생하기 전에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에 50대 이상은 1년에 1번 정도 안저 검사를 통해 망막혈관에 이상 소견이 없는지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고혈압, 당뇨 등 전신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필수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6호(2019년 03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