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걸 KEB하나은행 전무 “WM 혁신에 박차…글로벌 투자 솔루션 제시”


[한경 머니 = 공인호 기자] 기해년(己亥年) 초입 글로벌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혼돈의 시기’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리 경제의 혈맥을 담당하는 은행들, 특히 고액자산가들의 소중한 자산을 직접 관리하는 자산관리(WM) 사업부의 고민 역시 그만큼 깊어질 수밖에 없다. 각 은행 WM사업부를 총괄하는 그룹장(長)들이 자산 포트폴리오의 ‘안정성’과 ‘다각화’를 강조하고 있는 것도 혹시 모를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대목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향후 시장 흐름과 대응 방식과 관련해서는 일부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한경 머니는 7개 은행(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IBK기업, SC제일, 한국씨티) WM그룹장들의 미니 인터뷰(WM 전략 프리뷰)를 통해 올 한 해 각 사업부의 조직 및 투자 전략과 함께 증시, 부동산, 채권시장에 대한 분석과 전망, 유망 투자 상품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음은 KEB하나은행의 WM사업부를 총괄하는 박세걸 WM사업단 전무와의 일문일답.

WM사업부 조직 개편 및 전략 방향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의 조직 개편에 따른 큰 변화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우선 개인영업그룹에 속해 있던 자산관리영업과 연금영업이 ‘웰리빙그룹’으로 별도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했고, 둘째로 100세 시대라는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연금사업부와 은퇴설계센터를 묶어 연금사업본부를 신설했습니다. 마지막으로 25개 골드클럽과 PB센터지점을 WM사업단 직속으로 바꿔 하나금융투자 등 그룹 내 협업을 보다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WM사업단은 올해 관계사와의 적극적인 협업을 활용해 새롭고 안정적인 상품을 공급해 손님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충실히 관리해 나갈 예정입니다. 아울러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하이로보(HAI-Robo)와 모바일 방카슈랑스 등 손님들의 편의 개선을 위한 디지털 혁신도 지속해 나가는 한편, 국내 최대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주식, 해외 채권, 해외 부동산 등 글로벌 투자 솔루션도 제시해 나갈 계획입니다.

2019 금융시장 주요 위협 요인
무엇보다 국내외 경기 둔화 우려를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앞서 세계은행(WB)은 ‘하늘이 어두워지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을 3.0%에서 2.9%로 하향 조정했죠. 하나금융 계열인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18년 2.6%에서 2019년 2.4%로, 수출증가율은 5.5%에서 4.2%로 하락하는 것으로 전망하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여기에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도 우려 요인입니다. 상원 공화당-하원 민주당 구도하에 정치적 갈등 증대는 트럼프 정부의 부양 정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 셧다운 사태가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죠.

주식시장 전망 및 코스피 예상 밴드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는 2000~2350포인트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움직임은 ‘엔(N)자형’ 박스권, 즉 ‘상고-중저-하고’의 방향성을 예상하고 있죠.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완화, 중국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국내 기업의 자사주 매입 확대 등이 기회로 작용하겠지만,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매출 부진, 모건스탠리 신흥국 주식(MSCI EM) 지수 변경에 따른 외국인 수급 약화로 상승 탄력은 제한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올해 투자 전략 및 추천 섹터
경기 둔화기에는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가 변동성 확대에 대한 적응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하죠. 특히 대형주의 경우 자사주 매입-배당 확대 등의 주주 환원 정책에도 적극적입니다. 같은 이유로 해외 주식의 경우 일부 재정 취약 신흥국의 부실 우려 등을 고려할 때 선진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네요. 섹터별로는 ‘바이오’가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네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약품 수요가 지속되는 데다 제약바이오 업체의 기술 수출, 선진국으로의 의약품 수출 성장 등으로 우호적인 주가 흐름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금리 및 채권시장 전망
채권시장은 강세 유지, 시장금리는 하락을 점치고 있습니다. 올해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는 한국은행의 전망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상은 힘들다는 판단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에 국내 경기 여건을 반영해 시장금리가 이미 하락했기 때문에 올해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네요.

주거·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
올해 부동산 투자는 묻지마식 투자보다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유형별로는 대출 규제, 세금 중과 등 규제 강화로 인해 상승 동력이 다소 약해진 주거용 부동산보다는, 수익률이 양호한 물건을 중심으로 하는 상업용 부동산이 상대적으로 유망해 보이네요. 지역별로는 좀 더 세밀하게 살펴야 합니다. 같은 서울 내라고 해도 대규모 입주 물량이 있는지 등 국지적 요소를 확인해야 하고, 지방 역시 광주, 대구, 대전 등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지역의 경우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되겠지만 상승 분위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그 외 지방 지역, 특히 부산, 경남 등은 하락세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2019년 추천 투자 상품
우선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저변동성 상품을 추천합니다. 저변동성 상품으로는 채권형-혼합형-구조화상품 등이 대표적이죠. 둘째로 절대수익형 상품도 금융시장과의 연계성을 낮춘다는 의미에서 권하고 싶네요. 부동산 구조화상품 등이 여기 속합니다.
셋째로 통화분산형 상품도 경기둔화기를 극복하는 데 긍정적입니다. 글로벌 자산배분형 상품, 달러-유로화 직접투자 상품 등을 통해 위험 분산을 추천합니다. 아울러 달러보험은 안전자산인 달러자산에 투자하면서 통화 분산 효과와 함께 안정적인 확정금리(2019년 1월 현재 3.8%)를 누리면서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죠.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투자 TIP
첫째는 안전자산에 해당하는 달러화, 엔화, 금 등의 비중 확대를 권하고 사모펀드(구조화상품, 부동산 등 대체투자 상품 등)나 통화분산투자(달러보험, 역외펀드 등)를 통해 변동성을 낮추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둘째, 과도하게 저평가된 위험자산의 경우 분할 매수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올해 주식시장을 N자형 박스권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프라이빗뱅킹(PB)이나 금융사의 조언에 따라 투자 시기를 조절하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셋째로 자녀나 배우자에게 금융상품의 증여를 고민해보는 것도 어떨까 합니다. 평가 가치가 하락한 주식이나 펀드를 증여하면 향후 수익률이 회복됐을 때 발생한 수익이 온전히 자녀나 배우자의 몫이 됩니다. 부동산과 달리 금융상품은 증여 시에 취득세 등의 부담이 없는 것도 장점 중 하나가 되겠죠.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5호(2019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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