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기고 = 김재은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이사] 2019년 기해년(己亥年)이 밝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은 여전하다. 2018년 금융시장을 흔들었던 여러 변동성 요인들이 이렇다 할 해결점을 찾지 못한 채 새해를 맞았기 때문일 것이다. 투자자들의 고민도 당연히 깊다. 새해인 만큼 심기일전해 자산을 지키고 키우는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경제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기본이다.
둔화되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
글로벌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를 종합해보면 2019년 글로벌 경제 전망은 2018년보다 어둡다. 대표적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을 살펴보자. IMF는 2018년 11월 세계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9년 성장률 전망치를 전년과 동일한 3.7%로 제시했다. 그러나 주요국 전망치는 대폭 하향 조정했다.
미국과 중국은 2018년 각각 2.9%, 6.6%를 예상했지만, 2019년에는 2.5%, 6.2%로 낮췄다. 무역전쟁의 여파 때문이다. 아시아와 한국 역시 2018년에는 각각 5.6%, 2.8%의 예상치를 제시했으나, 2019년에는 5.4%, 2.6%로 하향 조정됐다.
2018년 말 퇴임한 모리스 옵스펠드 IMF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설명은 더 구체적이다. “세계 경제의 풍선에 바람이 빠지고 있다. 미국 성장률은 더 낮아질 것이며, 다른 나라들의 성장률 둔화는 더 극적일 것이다. 미국의 둔화세가 다른 국가들에 전염될 것이다.”
이벤트에 좌우되는 금융시장
2019년 경제 성장률 둔화세는 경기 사이클의 후반부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변동성 요인들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특히 ▲미국의 통화정책 ▲미·중 무역 분쟁 ▲유럽의 정치 이슈는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 재생산되는 양상이다.
미국의 통화정책은 시장금리, 달러 등의 경로를 통해 금융시장에 직접적으로 크고 작은 파도를 만든다. 2018년 4분기를 지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 인상 속도를 상대적으로 완화 기조로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경제지표를 감안해’라는 Fed의 원론적 입장이 아니더라도, 최근 주요 실물경제 및 인플레이션 지표를 보면 금리 인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반면 미·중 무역 분쟁의 경우 장기화되고 있다. 2018년에는 미국과 중국 각자의 입장(원하는 바와 이 문제에 임하는 자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가 확실하게 알게 된 건 미·중 간 갈등이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니라 정치·경제적 패권 경쟁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단기간 내 갈등이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특히 타협을 위한 정치적 명분이 필요하다는 점이 협상 타결을 더욱 어렵게 한다. 아마도 미·중 무역 갈등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고, 글로벌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유럽의 정치 이슈 역시 글로벌 시장에는 부정적 이벤트다. 지금 당장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가 그렇다. 브렉시트는 향후 유로존의 정체성 및 금융시장 전반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그리스 등 정부 재정이 취약한 핵심 국가들의 정치 이슈가 유럽을, 나아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다.
다가오는 위기를 준비할 때...자산·지역·통화의 다각화
2018년 글로벌 금융시장을 지배했던 주요 이벤트(미 금리 인상, 미·중 무역 분쟁, 브렉시트)는 2019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이들 이벤트들이 단기간 내 해결되기 힘든 테일 리스크(tail risk: 꼬리 위험)라는 점에서 우려가 매우 크다.
다만 어떤 이유에서든지 동시에 우려가 완화될 경우에는 단기 반등을 이끌 수도 있다. 즉, 위험 자산 관점에서는 상하방 리스크가 모두 존재한다는 판단이다. 이런 이유로 적절히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러 주요 금융기관의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은 금융 자산보다는 부동산 등 비금융 자산을 더 선호하며, 금융 자산 중에서는 주식, 그리고 지역적으로는 한국을, 통화는 대체로 원화 베이스로 투자하고 있다.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을 지속하는 시기에는 이러한 자산 쏠림도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경기 사이클이 완연하게 후반부를 향하고 있고, 불확실성이 큰 이벤트들로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면 당장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고려해야 한다. 자산, 지역, 통화의 다각화를 통해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위기를 준비하고, 내 자산을 지키면서도 꾸준하게 수익을 확보할 능동적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4호(2019년 01월) 기사입니다.]
둔화되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
글로벌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를 종합해보면 2019년 글로벌 경제 전망은 2018년보다 어둡다. 대표적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을 살펴보자. IMF는 2018년 11월 세계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9년 성장률 전망치를 전년과 동일한 3.7%로 제시했다. 그러나 주요국 전망치는 대폭 하향 조정했다.
미국과 중국은 2018년 각각 2.9%, 6.6%를 예상했지만, 2019년에는 2.5%, 6.2%로 낮췄다. 무역전쟁의 여파 때문이다. 아시아와 한국 역시 2018년에는 각각 5.6%, 2.8%의 예상치를 제시했으나, 2019년에는 5.4%, 2.6%로 하향 조정됐다.
2018년 말 퇴임한 모리스 옵스펠드 IMF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설명은 더 구체적이다. “세계 경제의 풍선에 바람이 빠지고 있다. 미국 성장률은 더 낮아질 것이며, 다른 나라들의 성장률 둔화는 더 극적일 것이다. 미국의 둔화세가 다른 국가들에 전염될 것이다.”
이벤트에 좌우되는 금융시장
2019년 경제 성장률 둔화세는 경기 사이클의 후반부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변동성 요인들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특히 ▲미국의 통화정책 ▲미·중 무역 분쟁 ▲유럽의 정치 이슈는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 재생산되는 양상이다.
미국의 통화정책은 시장금리, 달러 등의 경로를 통해 금융시장에 직접적으로 크고 작은 파도를 만든다. 2018년 4분기를 지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 인상 속도를 상대적으로 완화 기조로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경제지표를 감안해’라는 Fed의 원론적 입장이 아니더라도, 최근 주요 실물경제 및 인플레이션 지표를 보면 금리 인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반면 미·중 무역 분쟁의 경우 장기화되고 있다. 2018년에는 미국과 중국 각자의 입장(원하는 바와 이 문제에 임하는 자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가 확실하게 알게 된 건 미·중 간 갈등이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니라 정치·경제적 패권 경쟁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단기간 내 갈등이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특히 타협을 위한 정치적 명분이 필요하다는 점이 협상 타결을 더욱 어렵게 한다. 아마도 미·중 무역 갈등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고, 글로벌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유럽의 정치 이슈 역시 글로벌 시장에는 부정적 이벤트다. 지금 당장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가 그렇다. 브렉시트는 향후 유로존의 정체성 및 금융시장 전반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그리스 등 정부 재정이 취약한 핵심 국가들의 정치 이슈가 유럽을, 나아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다.
다가오는 위기를 준비할 때...자산·지역·통화의 다각화
2018년 글로벌 금융시장을 지배했던 주요 이벤트(미 금리 인상, 미·중 무역 분쟁, 브렉시트)는 2019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이들 이벤트들이 단기간 내 해결되기 힘든 테일 리스크(tail risk: 꼬리 위험)라는 점에서 우려가 매우 크다.
다만 어떤 이유에서든지 동시에 우려가 완화될 경우에는 단기 반등을 이끌 수도 있다. 즉, 위험 자산 관점에서는 상하방 리스크가 모두 존재한다는 판단이다. 이런 이유로 적절히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러 주요 금융기관의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은 금융 자산보다는 부동산 등 비금융 자산을 더 선호하며, 금융 자산 중에서는 주식, 그리고 지역적으로는 한국을, 통화는 대체로 원화 베이스로 투자하고 있다.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을 지속하는 시기에는 이러한 자산 쏠림도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경기 사이클이 완연하게 후반부를 향하고 있고, 불확실성이 큰 이벤트들로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면 당장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고려해야 한다. 자산, 지역, 통화의 다각화를 통해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위기를 준비하고, 내 자산을 지키면서도 꾸준하게 수익을 확보할 능동적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4호(2019년 0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