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다모(毛)익선, 청춘으로 변신하다

[한경 머니 = 이동찬 기자] 남자의 얼굴에서 ‘털’은 실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뽀얗고 앳된 얼굴이라도 탈모가 진행된 머리는 결코 젊어 보이는 분위기를 선사하지 않을 테니까. 휑한 눈썹 역시 빈약해 보이고 나이 든 인상을 주기 충분하다. 남성들의 탈모 치료와 눈썹 문신에 대한 관심이 매년 증가하는 이유다.


모발, 한 올도 소중하니까
탈모는 오래전부터 남성의 골칫거리였다. 우스갯소리로, 남성의 생식 능력과 머리카락 중 어떤 것을 포기하겠냐는 질문이 나돌 정도. 연애와 결혼, 육아를 과감히 포기하고 모발을 사수하겠다는 남성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 남자에게 머리카락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 수 있다. 실제로 건강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에는 탈모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가 11만 명이었으나, 4년 후에는 12만 명으로 늘었고, 치료비도 210억 원으로 뛰어올랐다. 스트레스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 등으로 탈모를 고민하는 남성의 수는 점점 더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탈모는 이르게는 30대 초중반, 혹은 20대 후반에도 찾아온다. 김택훈 부산맥스웰피부과 대표원장은 탈모가 심해서 가발을 쓰던 30대 중반 한 남성의 사례를 들었다. “연애 후 결혼을 결심하고 탈모가 있다는 걸 밝히자 상대방이 이별을 통보했다고 들었어요. 2번이나 같은 일을 겪고 나니 모발 이식을 결심하셨죠. 결국에는 결혼에 성공하셨어요.”

민경선 자올 닥터스오더 대표는 20~30대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헤어에 관심을 쏟는 50대 이상 중년층이 많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문의 게시판을 봐도 적극적으로 제품에 대해 궁금해하고 사용 후기를 남기는 50대 남성이 꽤 많아요. 가족들에게 선물을 받는 경우보다 자기 관리를 위해 직접 구매하는 비율이 훨씬 더 높은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어릴 때 골목에서 보던 아저씨들과 요즘 50대 남자들이 다르듯 수명이 길어지면서 젊음을 유지하려는 욕구가 훨씬 커진 것 같아요.”

익히 알고 있겠지만, 두피가 보일 정도로 휑한 머리숱 혹은 벗겨진 헤어라인은 노안으로 보이는 대표적인 요소다. 탈모 방지 제품들이나 가발을 광고할 때 전후 사진으로 가장 먼저 내세우는 것이 10년 젊어진 얼굴이니 말이다. 김택훈 원장 역시 어려 보이는 얼굴의 요소로 머리숱과 헤어라인을 꼽았다. “콧대와 이마로 이어지는 라인은 사람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기본 라인으로 볼 수 있는데, 이때 시선의 끝은 헤어라인에서 완성됩니다. 아무리 오똑한 콧대와 멋진 턱선을 가졌어도 그 끝인 헤어라인이 듬성듬성하거나 뒤로 밀려 있다면 촌스럽고 나이 들어 보일 수밖에 없죠. 또한 정수리의 가마 부위 모발이 가늘고 두피가 보일 정도로 숱이 없다면 원래 나이보다 훨씬 더 나이 들어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탈모를 처음 발견했을 때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치료법은 약물 치료다. 스트레스가 탈모 진행의 주된 악화 요인이긴 하지만 DHT라는 탈모를 진행시키는 호르몬이 탈모 전체 원인에 90% 이상을 차지하므로 먹는 약물로 탈모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탈모 치료의 시작이라고 김택훈 원장은 설명한다. “헤어라인이 엠(M)자 형태로 밀린 경우는 모발 이식을, 전체적으로 머리숱이 가늘어지고 약해진 경우에는 성장인자와 영양성분을 모낭에 직접 주입하는 메조테라피나 레이저 치료 등을 추천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후두부 모낭을 조금만 채취해서 증식시킨 이후에 그 모낭을 이식하는 법과 이식을 도와주는 로봇이 개발되고 있는데 아직 상용화돼 있지는 않아서 지켜봐야 합니다.”

(왼쪽) 가늘고 약해진 머리를 강화하는 레이저 치료. (오른쪽 위) 엠자 탈모 환자의 모발이식 시술 과정. (오른쪽 아래) 후두부에서 모발을 채취한 다음 탈모가 진행된 부위에 이식한다.
모발 이식은 후두부 모발을 채취해서 분리 후에 하나씩 탈모 부위에 옮기는 비교적 단순한 과정이다. 물론 말은 쉽지만, 모낭 분리 시 의료진의 숙련도, 이식할 때의 깊이 조절 및 간격 조절에 있어서 의사의 집중력과 경험에 따라 결과 차이가 꽤 많이 나는 시술이다. 김택훈 원장은 금액을 떠나 이식 후에 모발이 자라지 않고 생착률이 떨어지게 되면 소중한 후두부 모발을 허비하게 되므로 시술 경험이 많고 오랫동안 유지되는 병원에서 시술받으라고 조언한다. 또한 시술 후 이식 모발은 영구적이지만 기존 모발의 탈모는 진행할 수 있으므로 탈모를 억제하는 꾸준한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상에서 탈모를 관리하려면
모발 이식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평소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다. 특히 탈모 관련 샴푸나 트리트먼트 등을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과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사실 탈모 제품뿐만 아니라 안티에이징 화장품, 건강 보조제 등도 마찬가지지 않은가. 민경선 대표 역시 탈모 관리 제품들로 단기간에 효과를 보고자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한다. “탈모 제품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는 사용자의 의견을 살펴봤더니 단기간 발라보고 효과가 눈에 띄지 않아 섣불리 중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매일매일 두피에 영양을 충분히 공급해주면서 더불어 식습관 및 생활습관 개선도 함께 이루어진다면 탈모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안 될 수가 없습니다.”

두피와 탈모를 관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을 올바르게,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매일 꾸준히 사용하지 않고 간헐적으로 사용해도 효과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민 대표는 지적한다.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두피에 영양이 축적돼 유효한 효과를 내지 않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두피 관리법은 단순하다. 자올 닥터스오더는 ‘밤푸(밤에 하는 샴푸)’라는 단어를 만들고 캠페인을 진행할 정도로 밤에 머리 감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낮 동안 두피에 쌓인 땀과 피지, 외부 미세먼지 등 노폐물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자면 두피 모공을 막고, 이로 인해 염증과 각질 등이 생겨 탈모를 유발한다. 물론 샴푸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민 대표는 반드시 머리를 감은 후 두피를 완전히 말린 다음 영양을 공급하라고 조언한다.

“건강한 머리카락을 갖기 위해서는 두피, 즉 ‘밭’이 튼튼해야 합니다. 샴푸도 두피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고, 부스터 역시 두피에 영양을 충분히 주는 개념이기 때문에 좋은 영양과 올바른 습관이 서로 시너지를 내야 원하는 효과를 만날 수 있어요. 또한 제품이 두피에 좋은 성분이 들어 있는지 꼭 확인하고, 두피에 효과적으로 영양을 흡수하게 도와주는지도 체크하는 것은 물론, 공식기관에서 임상 받은 제품인지도 필히 확인해야 합니다.” 민 대표의 조언이다.

눈썹, 인상을 좌우하다
만약 배우 송승헌과 김수현에게 짙은 눈썹이 없었다면. 물론 그들의 수려한 외모가 시선을 끌 순 있겠지만, 아마 5% 부족한 느낌이 아니었을까. 남자 연예인들에게 있어서 눈썹을 다듬고 그리는 메이크업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지금은 공공연하게 눈썹 문신을 고백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메이크업으로는 마치 본인의 눈썹처럼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나 리앤채움의원 반영구화장센터장은 최근 남자 연예인들의 눈썹 문신에 대해 언급했다.

“SBS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이나 MBC <나 혼자 산다>와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는 남자 연예인들의 맨얼굴이 쉽게 노출되죠. 이런 예능 프로그램이 성행하면서 출연 결정 후 눈썹 문신을 시술하는 경우가 꽤 많아요. 진한 분장을 할 수 없는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도 마찬가지고요. 특히 한 올 한 올 본인의 눈썹처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눈썹 문신을 많이 선호하고 있어요.”

눈썹 문신은 비단 셀러브리티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반 남성들도 눈썹 문신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실제로 시술을 받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리앤채움의원이 제공한 ‘2014/2018 대한민국 동안시술 트렌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에서 40대의 1080명의 남녀 중 2014년 ‘반영구 화장을 하거나 고민한 적이 있다’에 응답한 남성의 비율은 10.6%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2018년에는 66%로 6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내원객 중 남자 눈썹 시술자는 2010년 11%, 2014년 21%, 2018년 45%로 집계돼 큰 증가 폭을 보이고 있었다.

남성에게 눈썹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수치다. 한나 센터장은 “눈썹이 군데군데 비어 있거나 숱이 적을 경우 얼굴이 전체적으로 밋밋해지고 나이 들어 보이기 쉬운데, 눈썹 문신을 통해 깔끔하게 정리된 눈썹은 또렷하고 반듯한 인상을 완성해 신뢰감은 물론 젊어 보이는 이미지를 주기도 한다”고 조언한다.

눈썹은 그 모양과 숱, 색상에 따라 이미지가 좌우되는데, 굵은 눈썹은 정적이면서 남성적인 느낌, 가늘고 옅은 눈썹은 부드러우면서 여성스러운 느낌, 짙은 눈썹은 정열적이면서 강한 느낌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어떤 눈썹이 어울리는지를 먼저 상담받는 것이 중요하다. “얼굴형이 둥글 경우 각진 눈썹, 사각형이나 역삼각형 얼굴에는 둥근 눈썹, 세로로 긴 얼굴은 일자 눈썹, 눈 크기가 작은 사람에게는 얇은 눈썹이 어울리는 편입니다. 단순히 멋진 디자인이 아니라 얼굴형과 인상, 전체적인 이목구비를 고려해 최대한 자신에게 어울리는 모양으로 시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나 센터장의 조언이다.

특히 중년 남성들의 경우 트렌드보다는 주로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편이다. 40대는 깔끔하고 신뢰감을 높이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 50대 이상은 탈모나 새치 등으로 빈약해 보이는 눈썹을 문신만으로도 한층 젊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시술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나 센터장은 경험 많은 전문 클리닉을 권한다. “최근엔 화장 눈썹(기계 눈썹)보다는 좀 더 입체적이고 자연스러운 엠보 눈썹(자연 눈썹)을 선호하는 추세인데, 엠보 눈썹도 잘못된 시술 시 찍히거나 번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시술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전문 클리닉에서 해야만 실패할 확률이 적습니다.”


사진 각 사 제공 | 도움말 김택훈 부산맥스웰피부과 대표원장·
민경선 자올 닥터스오더 대표·한나 리앤채움의원 반영구화장센터장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4호(2019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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