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기고=정명진 파이낸셜뉴스 의학전문기자] 날씨가 추워지면서 오방난로, 온수매트, 핫팩 등 추위를 피하기 위한 제품이 많이 팔리고 있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저온화상’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에는 젊은 사람보다 피부 감각이 둔해져 뜨겁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지 못해 저온화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고온의 열에서만 화상을 입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섭씨 45도 정도의 열에도 지속해서 노출되면 화상의 위험이 있다. 이렇게 마치 데지 않을 것처럼 낮은 온도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후 화상을 입는 것이 바로 저온화상이다. 특히 뜨겁다고 느끼지 못하는 사이 피부 깊은 속까지 열이 침투하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사람의 피부는 단백질로 구성돼 있어 오랜 시간 열에 노출되면 변형이 일어난다. 끓는 물의 온도인 100도에는 닿기만 해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 48도에서는 5분, 50도에서는 3분, 60도 이상에서는 8초 정도 노출되면 단백질이 파괴돼 변형이 일어난다.
저온화상, 서서히 피부로 열 침투
저온화상은 낮은 온도에 오랜 시간 노출되는 특성상 고온에 의한 화상보다 상처 면적은 좁지만 깊이는 깊다. 이 때문에 저온화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80%가 3도 화상이다. 3도 화상은 피부 표피와 진피 모든 층이 화상을 입은 것을 말한다. 엉덩이나 허벅지와 같이 전기매트에 접촉하는 부위에 잘 생기고 피부가 괴사해 하얀 색상을 띤다. 감각이 없을 뿐 별다른 통증이 없어 자신이 화상을 입었는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이유로 며칠이 지난 후 병원을 찾는 사람이 대다수다. 또 치료는 깊은 상처 때문에 80% 이상이 피부이식수술을 필요로 한다. 예상치 않은 온도에 데여 씻을 수 없는 상처까지 남게 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저온화상을 입었을 때 스스로 할 수 있는 응급치료는 없다. 찬물로 환부를 식히는 쿨링 마사지도 화상을 입은 후 2시간 이내에만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피부 감각이 없거나 색이 하얗게 변했을 때는 저온화상을 의심하고 화상전문병원을 찾아야 한다. 고온화상은 누가 봐도 상태가 심각해 빠른 시간 내에 병원을 찾지만 저온화상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처가 깊어진 후 병원을 찾는다.
온열 제품, 저온화상 왜 생길까
핫팩은 보통 40도에서 70도까지 발열 온도를 내는데,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12시간 정도 온도가 유지된다. 처음 개봉해서 흔들어 열을 내면 70도 가까이 온도가 상승했다가 차츰 낮아져 평균 40~50도 사이를 유지한다. 물론 이 정도의 온도에서는 화상을 입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믿고 사용하지만 함정은 바로 ‘노출 시간’에 있다. 40~50도의 온도는 화상을 입기엔 비교적 낮은 온도지만 2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피부가 노출될 경우 자신도 모르게 피부 깊숙이까지 단백질 변성을 일으키게 되며, 저온화상을 입게 된다.
저온화상을 야기하는 것으로는 겨울철 많이 사용하는 전기매트와 전기장판이 있다. 최근 전자파가 없다는 이유로 많이 구입하는 온수매트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영하의 실외에서 오랜 시간 바깥 활동을 하다가 실내로 들어오면 따뜻한 아랫목부터 찾는다. 몸이 꽁꽁 얼었기에 온도가 높은 곳에 누워도 뜨겁다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더 따뜻함을 느끼기 위해 전기매트나 온수매트의 온도를 높인다. 이때 얼었던 몸이 녹으면서 나른해져 잠이 드는 경우도 많다. 뜨거운 온도에 놀라 깨면 다행이지만 깊은 잠에 빠지면 문제가 된다.
피부가 익어 감각이 무뎌지고 다시 피부가 타는 일이 벌어진다. 특히 술을 마셨거나 수면제를 먹었다면 저온화상을 입을 확률이 더 높아진다. 항히스타민제가 들어 있어 깊은 잠을 유도하는 감기약도 문제가 된다. 이외에도 뜨겁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참아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뜸이나 찜질기다. 이 두 가지는 치료 목적으로 흔하게 사용돼 많은 사람들이 ‘약발을 받기 위해서는 참아야 한다’며 인내하다가 화상을 입는다. 특히 뜸을 뜨다 배꼽 아래에 구멍이 뚫린 사례가 많고 찜질로 허리 부위에 화상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저온화상은 1도에서 4도로 발현 증상에 따라 구분된다. 고온화상처럼 즉각적으로 통증과 물집이 나타나지 않고 노출 부위가 붉게 달아올라 가렵고 따가운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는 열기를 제거하기 위해 흐르는 물에 화상 부위를 10분 정도 닿게 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얼음을 이용하는 것은 통증을 오히려 악화시키고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어 좋지 않다. 심한 경우 물집이 생기는데 함부로 터트리지 말고 즉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맨살에 닿지 않도록 주의
저온화상의 예방법은 간단하다. 전기장판이나 온수매트의 경우 그 위에 두꺼운 요 한 장만 깔면 된다. 이불로 열이 분산되고 살이 장판 또는 매트와 직접 맞닿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 전기장판 위에 아무것도 깔지 않고 누우면 접촉한 피부에 열이 밀집돼 온도가 더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조직이 괴사되면서 신경이 손상돼 감각이 없어진다.
또 믿을 수 있는 제조사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했다가는 화재로 이어지기 쉽다. 붙이는 핫팩의 경우는 반드시 옷 위에 붙여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한다. 전기난로 사용 시에는 최소 1m 이상 거리를 두고 사용한다. 저온화상은 한 자세로 오래 노출될 때 생기는 만큼 간지러우면 온도를 조절하거나 자세를 바꿔야 한다. 특히 피부가 건조하고 약한 노인과 어린이, 그리고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경우에는 피부 보습력이 낮으므로 온열기구 사용 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핫팩이나 온열기구 사용 후 피부가 붉어지면 곧바로 사용을 중지하고 로션을 발라 보습을 해주고 피부 마사지를 해준다. 피부가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전문 화상 치료가 필요하므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도록 한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3호(2018년 12월) 기사입니다.]
일반적으로 고온의 열에서만 화상을 입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섭씨 45도 정도의 열에도 지속해서 노출되면 화상의 위험이 있다. 이렇게 마치 데지 않을 것처럼 낮은 온도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후 화상을 입는 것이 바로 저온화상이다. 특히 뜨겁다고 느끼지 못하는 사이 피부 깊은 속까지 열이 침투하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사람의 피부는 단백질로 구성돼 있어 오랜 시간 열에 노출되면 변형이 일어난다. 끓는 물의 온도인 100도에는 닿기만 해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 48도에서는 5분, 50도에서는 3분, 60도 이상에서는 8초 정도 노출되면 단백질이 파괴돼 변형이 일어난다.
저온화상, 서서히 피부로 열 침투
저온화상은 낮은 온도에 오랜 시간 노출되는 특성상 고온에 의한 화상보다 상처 면적은 좁지만 깊이는 깊다. 이 때문에 저온화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80%가 3도 화상이다. 3도 화상은 피부 표피와 진피 모든 층이 화상을 입은 것을 말한다. 엉덩이나 허벅지와 같이 전기매트에 접촉하는 부위에 잘 생기고 피부가 괴사해 하얀 색상을 띤다. 감각이 없을 뿐 별다른 통증이 없어 자신이 화상을 입었는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이유로 며칠이 지난 후 병원을 찾는 사람이 대다수다. 또 치료는 깊은 상처 때문에 80% 이상이 피부이식수술을 필요로 한다. 예상치 않은 온도에 데여 씻을 수 없는 상처까지 남게 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저온화상을 입었을 때 스스로 할 수 있는 응급치료는 없다. 찬물로 환부를 식히는 쿨링 마사지도 화상을 입은 후 2시간 이내에만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피부 감각이 없거나 색이 하얗게 변했을 때는 저온화상을 의심하고 화상전문병원을 찾아야 한다. 고온화상은 누가 봐도 상태가 심각해 빠른 시간 내에 병원을 찾지만 저온화상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처가 깊어진 후 병원을 찾는다.
온열 제품, 저온화상 왜 생길까
핫팩은 보통 40도에서 70도까지 발열 온도를 내는데,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12시간 정도 온도가 유지된다. 처음 개봉해서 흔들어 열을 내면 70도 가까이 온도가 상승했다가 차츰 낮아져 평균 40~50도 사이를 유지한다. 물론 이 정도의 온도에서는 화상을 입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믿고 사용하지만 함정은 바로 ‘노출 시간’에 있다. 40~50도의 온도는 화상을 입기엔 비교적 낮은 온도지만 2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피부가 노출될 경우 자신도 모르게 피부 깊숙이까지 단백질 변성을 일으키게 되며, 저온화상을 입게 된다.
저온화상을 야기하는 것으로는 겨울철 많이 사용하는 전기매트와 전기장판이 있다. 최근 전자파가 없다는 이유로 많이 구입하는 온수매트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영하의 실외에서 오랜 시간 바깥 활동을 하다가 실내로 들어오면 따뜻한 아랫목부터 찾는다. 몸이 꽁꽁 얼었기에 온도가 높은 곳에 누워도 뜨겁다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더 따뜻함을 느끼기 위해 전기매트나 온수매트의 온도를 높인다. 이때 얼었던 몸이 녹으면서 나른해져 잠이 드는 경우도 많다. 뜨거운 온도에 놀라 깨면 다행이지만 깊은 잠에 빠지면 문제가 된다.
피부가 익어 감각이 무뎌지고 다시 피부가 타는 일이 벌어진다. 특히 술을 마셨거나 수면제를 먹었다면 저온화상을 입을 확률이 더 높아진다. 항히스타민제가 들어 있어 깊은 잠을 유도하는 감기약도 문제가 된다. 이외에도 뜨겁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참아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뜸이나 찜질기다. 이 두 가지는 치료 목적으로 흔하게 사용돼 많은 사람들이 ‘약발을 받기 위해서는 참아야 한다’며 인내하다가 화상을 입는다. 특히 뜸을 뜨다 배꼽 아래에 구멍이 뚫린 사례가 많고 찜질로 허리 부위에 화상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저온화상은 1도에서 4도로 발현 증상에 따라 구분된다. 고온화상처럼 즉각적으로 통증과 물집이 나타나지 않고 노출 부위가 붉게 달아올라 가렵고 따가운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는 열기를 제거하기 위해 흐르는 물에 화상 부위를 10분 정도 닿게 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얼음을 이용하는 것은 통증을 오히려 악화시키고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어 좋지 않다. 심한 경우 물집이 생기는데 함부로 터트리지 말고 즉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맨살에 닿지 않도록 주의
저온화상의 예방법은 간단하다. 전기장판이나 온수매트의 경우 그 위에 두꺼운 요 한 장만 깔면 된다. 이불로 열이 분산되고 살이 장판 또는 매트와 직접 맞닿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 전기장판 위에 아무것도 깔지 않고 누우면 접촉한 피부에 열이 밀집돼 온도가 더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조직이 괴사되면서 신경이 손상돼 감각이 없어진다.
또 믿을 수 있는 제조사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했다가는 화재로 이어지기 쉽다. 붙이는 핫팩의 경우는 반드시 옷 위에 붙여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한다. 전기난로 사용 시에는 최소 1m 이상 거리를 두고 사용한다. 저온화상은 한 자세로 오래 노출될 때 생기는 만큼 간지러우면 온도를 조절하거나 자세를 바꿔야 한다. 특히 피부가 건조하고 약한 노인과 어린이, 그리고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경우에는 피부 보습력이 낮으므로 온열기구 사용 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핫팩이나 온열기구 사용 후 피부가 붉어지면 곧바로 사용을 중지하고 로션을 발라 보습을 해주고 피부 마사지를 해준다. 피부가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전문 화상 치료가 필요하므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도록 한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3호(2018년 1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