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공인호 기자 | 사진 서범세 기자] 국내 자산관리(WM) 시장을 둘러싼 금융권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프라이빗뱅킹(PB) 명가(名家)’ 타이틀을 둘러싼 은행 간 신경전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WM 부문의 전통 강자와 신흥 강자의 엎치락뒤치락하는 순위 싸움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 십여 년간 전통 PB 강자로 군림해 온 KEB하나은행이 자존심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 최우수 PB은행상’, ‘글로벌 혁신 비즈니스 모델 우수 PB은행상’, ‘남아시아 지역부문 우수 PB은행상’, ‘M&A를 통한 성장전략 보유 우수 PB은행상’.
KEB하나은행이 올 들어 유로머니(Euromoney), PBI(Private Banker International) 등 세계 주요 PB 전문 리서치 매체로부터 수상한 어워드다. 각각의 어워드는 KEB하나은행 자산관리(WM) 분야의 경쟁력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최근 수년간 WM 사업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면서 시중은행 간 경쟁우위 요인이 사라졌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KEB하나은행이 WM 시장의 개척자이자 전통 강자라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KEB하나은행은 PB 시장의 선도 능력과 함께 디지털 기반의 금융환경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인공지능(AI) 기반의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서비스, WM 협업 등에서 비교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WM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박세걸 본부장(단장)은 KEB하나은행 WM의 핵심 경쟁력은 ‘소프트 파워(soft power: 정보과학이나 문화, 예술 등이 행사하는 영향력)’라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옛 외환은행에 입행해 외화자금부 딜러, 주식운용팀장, PB사업부장을 거쳐 영업본부장까지 지내며 WM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탁월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임기 중 목표로 그룹 관계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WM 전통 강자의 면모를 재확인 시켜주고 싶다는 박 본부장을 직접 만났다.
본부장 취임 1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WM본부를 이끌어 오면서 느낀 소회를 말씀해주신다면.
“올해 만만치 않은 시장 여건에도 VIP 손님 수, 수수료, 그리고 연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점유율(market share)을 높였다는 점은 나름의 성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손님들에게 최적의 WM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사업단의 비전을 5개 부서가 모두 공유하고 유기적으로 협업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같은 성과를 위해 노력해준 사업단 직원들, 그리고 영업 현장에서 함께 노력해준 프라이빗뱅커(PB), VIP어드바이저를 비롯한 영업점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네요.”
KEB하나은행의 경우 전통적인 PB 강자로 꼽혀 왔습니다. 하지만 시중은행 간 경쟁 격화로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는데.
“과거 1980년대 미국 국력이 예전과 같지 않다며 ‘미국 쇠퇴론’이 퍼질 때,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조지프 나이(Joseph S. Nye) 교수가 ‘소프트 파워’라는 개념을 제시했었죠. 사람을 매혹시키는 것은 돈이나 힘이 아니라 문화와 같은 매력이며, 이러한 소프트 파워는 쉽게 흉내 내거나 따라잡기 어렵다고 말이죠. 사실 몇 년 전부터 많은 은행들이 이자이익 일변도에서 벗어나 수익 다변화를 위해 WM 영업을 확대하기 시작했고, 또 이를 위해 PB 부문을 강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단기간 교육을 통해 PB를 만들고 PB센터와 같은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저희가 시작했던 자녀 만남 서비스, 장례 지원 서비스, 세무 서비스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했죠. 따라서 손님들이 느끼기에는 겉으로 보이는 부분, 즉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차별성이 없어져 버린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소프트 파워 측면에서는 아직 KEB하나은행이 크게 앞서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KEB하나은행이 가진 강점을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세요.
“예를 들어 식당 외관이나 인테리어 같은 외형적인 모습은 금방 흉내 낼 수 있습니다. 메뉴도 그렇고요. 하지만 3대째 이어져 오는 식당, 20년 내공의 요리사가 있는 식당 같은 곳은 쉽게 따라오기 어렵죠. 미슐랭 가이드 같은 곳에서 인정받았다면 더욱 손님들이 몰리겠죠. 바로 이런 게 소프트 파워인데 저희가 갖고 있는 강점이기도 합니다. 타행과 차별되는 강점은 크게 3가지인데 첫째는 오랜 역사입니다. 지난 1995년 국내 최초로 현대적 개념의 PB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죠. 역사가 오래됐다는 것은 그만큼 노하우가 축적됐고 20년 이상의 베테랑 PB들도 많다는 의미입니다. 시장이 급변하고, 손님의 니즈가 다양해져도 오랜 내공과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거죠. 둘째는 브랜드 파워입니다. 유러머니, 뱅커, 글로벌 파이낸스 등 권위 있는 해외의 금융 전문지로부터 최우수 PB은행으로 가장 많이 선정된 곳이 바로 KEB하나은행입니다. 마지막으로 협업을 통한 그룹 차원의 강점 공유입니다. 하나금융투자는 ‘한경비즈니스’에서 2017년까지 4회 연속 베스트 증권사대상을 차지했고, 2018년 상반기에는 가장 많은 부문(전체 36개 중 13개)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배출했습니다. 이는 시장을 가장 잘 보는 증권사와 인력이 그룹 내에 함께 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나금융투자와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KEB하나은행 WM사업단은 손님들에게 가장 정확한 시장 정보와 전망을 드릴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지난해 말 국내 최대 규모의 초대형 PB센터를 오픈했는데 여타 은행과 차별화 요인이 있다면.
“하나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이 ‘휴머니티’입니다. 여러 가지 의미를 둘 수 있겠지만 ‘손님이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또 ‘손님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클럽원 PB센터’도 이런 고민에서 출발했죠. 금융을 금융으로만 접근하지 않고 손님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함께 어울리고 고민하다가 상황에 따라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곳이 클럽원 PB센터입니다. 건물 설계 과정에서부터 이런 콘셉트를 담아 금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시 건축 분야의 최고 권위상인 ‘2018년 서울시 건축상’ 대상까지 받았죠. 물론 역량 있는 PB들과 세무·부동산 전문가들이 항상 상주하고 있어 금융과 관련한 모든 니즈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도 있고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핫한 상품들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 법인을 방문했는데 WM 사업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갖고 있더군요. 글로벌 법인에 대한 본점 차원의 지원 방안은 있는지.
“KEB하나은행의 핵심 경쟁력 가운데 하나가 외국환 및 글로벌 사업이죠. 앞서 언급한 인도네시아 법인은 현지 개인 고객 비율이 95%에 이를 정도로 글로벌 진출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곳입니다. KEB하나은행은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 PB를 두고 있는데 WM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도 긴밀히 협업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인도네시아 교민들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세미나를 매년 지원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일환에서입니다. 올해 4월에도 KEB하나은행의 세무·부동산·상품 전문가 등이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교민 200명을 대상으로 자산관리를 위한 각종 정보와 함께 1대1 상담까지 제공했죠. 이와 함께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하이로보(HAI Robo)’를 인도네시아에서도 선보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10월 말 오픈 예정인데 국내에서도 압도적 성과(6000억 원 판매, 가입계좌 16만 좌)를 보였던 만큼 인도네시아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장선에서 글로벌 WM 전략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글로벌 전략이라고 하기엔 좀 거창하지만 앞서 소개한 ‘하이로보’ 같은 국내 성공 사례를 해외 현지법인과 공유하면서 글로벌 사업그룹, 그리고 글로벌 현지 네트워크와 협력을 긴밀히 해 나가려고 합니다. 여기에 홍콩, 인도네시아에 이어 향후에는 해외 PB와 국내 PB, 그리고 WM사업단이 협업을 바탕으로 크로스보더 자산관리 서비스(cross border wealth management)를 보다 확대할 예정입니다. 실제 사례이기도 한데 국내 PB 손님이 달러 표시 글로벌 채권을 원하실 때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홍콩에 있는 PB가 글로벌 시장 동향과 다양한 해외 채권 정보를 실시간으로 국내 PB에게 제공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PB는 손님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고, 홍콩의 KEB하나글로벌재무유한공사에서 채권을 직매입합니다. 이런 프로세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손님은 원하는 상품을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포트폴리오에 담을 수 있게 되는 거죠. 또한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국내 최초로 외국인 전용 PB센터를 오픈하기도 했습니다. 서울 지하철 역삼역에 있는 서울 IPC(International PB Center)인데, 중국하나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성과를 창출해 왔습니다. 서울 IPC에 이어 부산 IPC가 내년 상반기 오픈 예정인데 글로벌 자산관리 네트워크의 새로운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경쟁사에 비해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고객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지난 1995년 현대적 개념의 PB 비즈니스 모델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이후, 1997년 세무 지원 서비스, 2000년 자녀 만남 서비스, 2001년 장례 지원 서비스 등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였고, 2005년에는 금융기관 최초로 해외에 PB를 파견했습니다. 또 손님들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2011년 전문 자문 서비스인 상속증여센터를 최초로 설립했고 2015년에는 외국인 특화 서비스를 위해 역삼동에 인터내셔널 PB센터를, 2017년에는 문화와 금융이 만나는 클럽원 PB센터를 오픈했습니다. 이외에도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 시작한 현악기 컨설팅 서비스도 마찬가지죠. PB 손님들을 만나다 보면 자녀들이나 손자, 손녀가 전문적으로 또는 취미로 악기를 배우는 경우가 많은데, 바이올린, 첼로 등 현악기의 경우에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투명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얘기를 종종 듣습니다. 여기에 착안해 음대 교수, 교향악단 수석급 연주자, 악기 전문 딜러, 그리고 악기 복원 및 제작 전문가 등으로 팀을 꾸려 컨설팅을 하는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죠. 올해 세 차례 정도 진행했는데 ‘신선하다’는 평가도 있고, 특히 ‘손자에게 좋은 선물을 해준 것 같아 기쁘다’는 반응도 있어 보람을 느꼈습니다. 컬쳐뱅크는 1호점 방배서래(수공예)를 시작으로 광화문(라이브러리), 잠실(가드닝)까지 3개 점이 오픈을 했는데, 함께 나누는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 영업점에 대해 손님들의 반응도 호의적이고 내점하는 손님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남북 경제협력 이슈와 부동산 시장을 비롯해 미국 금리 인상, 신흥국 불안 등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연말 및 내년 시장 전망을 해주신다면.
“여러 경제연구소를 비롯해 증권사들이 전망한 것과 마찬가지로 내년 경기는 대체적으로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미·중 무역 갈등이 합의점을 찾기 시작하면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증시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도 글로벌 경제는 전반적으로 올해와 유사하거나 소폭 둔화될 것으로 전망돼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랠리를 기대하기보다는 국가별로 나눠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선진국 시장이라고 해도 성장성 측면에서 우선순위를 정해본다면 미국→유로존→일본 순서로 관심을 두는 것이 좋고, 신흥국 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자본 유출이 예상되기 때문에 외환건전성이 취약하거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은 국가인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보다는 아시아 신흥국인 베트남, 인도 등이 보다 양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4분기 국내 증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저평가 매력과 함께 중국 광군절,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특수로 인한 수출 회복 등으로 하방경직성은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11월 미국 중간선거 결과라든지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여부 등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인 만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고액자산가들이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 있다면.
“중국의 경우 지난 2015년 이후 기업과 정부가 대규모로 발행한 채권 만기가 내년과 내후년도에 집중 도래할 예정이죠. 미국 및 유로존 등 선진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가 큰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금융위기 가능성 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변동성에 강하고, 지수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건강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죠. 예를 들어 기울어진 불 스프레드(bull spread)를 활용한 펀드는 시장이 아무리 급락해도 하락률은 제한적인 반면 시장 상승 시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고, 공모주에 주로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 같은 상품은 시장 상황에 큰 흔들림 없이 일정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편입을 고려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의 쏠림 현상이 심한데, 이러한 경우 지수가 급락하는 경우에는 조기 상환이 이연되거나 손실 발생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 상품을 다양화한다는 측면에서 미국 기준금리의 점진적 상승 전망을 바탕으로 장단기 금리 차이에 투자하는 스프레드 파생결합증권(DLS)을 통해서 ELS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합니다. 그리고 유로, 달러 등의 통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통화 분산 차원에서 외화 포트폴리오를 일정 부분 보유하는 것도 유망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8·2 부동산대책에 이어 올해 9·13 부동산 대책까지 규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죠. 따라서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정부 정책을 주시하면서,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여유 자금의 규모, 유동성 흐름을 바탕으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고려하면 좋을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2019년 세법개정안의 특징 중 하나로 해외 자산에 대한 규제가 보다 강화됐습니다. 이미 해외금융계좌 보고대상금액이 10억 원에서 5억 원으로 하향됐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미신고 시 과태료와 함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강화했습니다. 또한 해외 부동산 취득·운영·매각도 기존에는 미신고 과태료가 취득가액의 1%였지만, 개정안에서는 10%로 대폭 상향됐죠.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가 많은 고액자산가의 경우에는 이러한 세법상 보고의무 강화 내용을 숙지해야 불필요한 과태료를 부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년 가까이 외환과 PB 부문에서 전문성을 쌓아 오면서 후배 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습니다. 후배 직원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사실 외환딜러도 해보고 주식 운용도 해봤는데 투자나 자산관리만큼 어렵고 정답이 없는 분야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유가 뭘까 나름대로 고민해본 적이 있는데 저의 예상보다 시장 흐름이, 그리고 손님의 트렌드가 훨씬 더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2가지를 항상 염두에 뒀으면 합니다. 하나는 손님에 대한 관심입니다. 뱅크(bank)라는 말은 이탈리아어 방코(banco)에서 유래됐는데 ‘긴 탁자’를 의미합니다. 손님과 은행원이 탁자에 마주앉아 상담하고 얘기하는 것이죠. 손님의 니즈와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는지, 무엇을 요구하는지 등 손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꾸준한 학습을 통해 전문성을 갖췄으면 합니다. 시장을 따라잡고, 손님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더 노력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손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꾸준히 실력을 키워 전문성을 갖춘다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은행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2호(2018년 11월) 기사입니다.]
‘대한민국 최우수 PB은행상’, ‘글로벌 혁신 비즈니스 모델 우수 PB은행상’, ‘남아시아 지역부문 우수 PB은행상’, ‘M&A를 통한 성장전략 보유 우수 PB은행상’.
KEB하나은행이 올 들어 유로머니(Euromoney), PBI(Private Banker International) 등 세계 주요 PB 전문 리서치 매체로부터 수상한 어워드다. 각각의 어워드는 KEB하나은행 자산관리(WM) 분야의 경쟁력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최근 수년간 WM 사업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면서 시중은행 간 경쟁우위 요인이 사라졌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KEB하나은행이 WM 시장의 개척자이자 전통 강자라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KEB하나은행은 PB 시장의 선도 능력과 함께 디지털 기반의 금융환경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인공지능(AI) 기반의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서비스, WM 협업 등에서 비교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WM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박세걸 본부장(단장)은 KEB하나은행 WM의 핵심 경쟁력은 ‘소프트 파워(soft power: 정보과학이나 문화, 예술 등이 행사하는 영향력)’라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옛 외환은행에 입행해 외화자금부 딜러, 주식운용팀장, PB사업부장을 거쳐 영업본부장까지 지내며 WM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탁월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임기 중 목표로 그룹 관계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WM 전통 강자의 면모를 재확인 시켜주고 싶다는 박 본부장을 직접 만났다.
본부장 취임 1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WM본부를 이끌어 오면서 느낀 소회를 말씀해주신다면.
“올해 만만치 않은 시장 여건에도 VIP 손님 수, 수수료, 그리고 연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점유율(market share)을 높였다는 점은 나름의 성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손님들에게 최적의 WM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사업단의 비전을 5개 부서가 모두 공유하고 유기적으로 협업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같은 성과를 위해 노력해준 사업단 직원들, 그리고 영업 현장에서 함께 노력해준 프라이빗뱅커(PB), VIP어드바이저를 비롯한 영업점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네요.”
KEB하나은행의 경우 전통적인 PB 강자로 꼽혀 왔습니다. 하지만 시중은행 간 경쟁 격화로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는데.
“과거 1980년대 미국 국력이 예전과 같지 않다며 ‘미국 쇠퇴론’이 퍼질 때,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조지프 나이(Joseph S. Nye) 교수가 ‘소프트 파워’라는 개념을 제시했었죠. 사람을 매혹시키는 것은 돈이나 힘이 아니라 문화와 같은 매력이며, 이러한 소프트 파워는 쉽게 흉내 내거나 따라잡기 어렵다고 말이죠. 사실 몇 년 전부터 많은 은행들이 이자이익 일변도에서 벗어나 수익 다변화를 위해 WM 영업을 확대하기 시작했고, 또 이를 위해 PB 부문을 강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단기간 교육을 통해 PB를 만들고 PB센터와 같은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저희가 시작했던 자녀 만남 서비스, 장례 지원 서비스, 세무 서비스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했죠. 따라서 손님들이 느끼기에는 겉으로 보이는 부분, 즉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차별성이 없어져 버린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소프트 파워 측면에서는 아직 KEB하나은행이 크게 앞서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KEB하나은행이 가진 강점을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세요.
“예를 들어 식당 외관이나 인테리어 같은 외형적인 모습은 금방 흉내 낼 수 있습니다. 메뉴도 그렇고요. 하지만 3대째 이어져 오는 식당, 20년 내공의 요리사가 있는 식당 같은 곳은 쉽게 따라오기 어렵죠. 미슐랭 가이드 같은 곳에서 인정받았다면 더욱 손님들이 몰리겠죠. 바로 이런 게 소프트 파워인데 저희가 갖고 있는 강점이기도 합니다. 타행과 차별되는 강점은 크게 3가지인데 첫째는 오랜 역사입니다. 지난 1995년 국내 최초로 현대적 개념의 PB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죠. 역사가 오래됐다는 것은 그만큼 노하우가 축적됐고 20년 이상의 베테랑 PB들도 많다는 의미입니다. 시장이 급변하고, 손님의 니즈가 다양해져도 오랜 내공과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거죠. 둘째는 브랜드 파워입니다. 유러머니, 뱅커, 글로벌 파이낸스 등 권위 있는 해외의 금융 전문지로부터 최우수 PB은행으로 가장 많이 선정된 곳이 바로 KEB하나은행입니다. 마지막으로 협업을 통한 그룹 차원의 강점 공유입니다. 하나금융투자는 ‘한경비즈니스’에서 2017년까지 4회 연속 베스트 증권사대상을 차지했고, 2018년 상반기에는 가장 많은 부문(전체 36개 중 13개)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배출했습니다. 이는 시장을 가장 잘 보는 증권사와 인력이 그룹 내에 함께 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나금융투자와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KEB하나은행 WM사업단은 손님들에게 가장 정확한 시장 정보와 전망을 드릴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지난해 말 국내 최대 규모의 초대형 PB센터를 오픈했는데 여타 은행과 차별화 요인이 있다면.
“하나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이 ‘휴머니티’입니다. 여러 가지 의미를 둘 수 있겠지만 ‘손님이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또 ‘손님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클럽원 PB센터’도 이런 고민에서 출발했죠. 금융을 금융으로만 접근하지 않고 손님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함께 어울리고 고민하다가 상황에 따라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곳이 클럽원 PB센터입니다. 건물 설계 과정에서부터 이런 콘셉트를 담아 금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시 건축 분야의 최고 권위상인 ‘2018년 서울시 건축상’ 대상까지 받았죠. 물론 역량 있는 PB들과 세무·부동산 전문가들이 항상 상주하고 있어 금융과 관련한 모든 니즈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도 있고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핫한 상품들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 법인을 방문했는데 WM 사업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갖고 있더군요. 글로벌 법인에 대한 본점 차원의 지원 방안은 있는지.
“KEB하나은행의 핵심 경쟁력 가운데 하나가 외국환 및 글로벌 사업이죠. 앞서 언급한 인도네시아 법인은 현지 개인 고객 비율이 95%에 이를 정도로 글로벌 진출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곳입니다. KEB하나은행은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 PB를 두고 있는데 WM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도 긴밀히 협업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인도네시아 교민들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세미나를 매년 지원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일환에서입니다. 올해 4월에도 KEB하나은행의 세무·부동산·상품 전문가 등이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교민 200명을 대상으로 자산관리를 위한 각종 정보와 함께 1대1 상담까지 제공했죠. 이와 함께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하이로보(HAI Robo)’를 인도네시아에서도 선보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10월 말 오픈 예정인데 국내에서도 압도적 성과(6000억 원 판매, 가입계좌 16만 좌)를 보였던 만큼 인도네시아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장선에서 글로벌 WM 전략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글로벌 전략이라고 하기엔 좀 거창하지만 앞서 소개한 ‘하이로보’ 같은 국내 성공 사례를 해외 현지법인과 공유하면서 글로벌 사업그룹, 그리고 글로벌 현지 네트워크와 협력을 긴밀히 해 나가려고 합니다. 여기에 홍콩, 인도네시아에 이어 향후에는 해외 PB와 국내 PB, 그리고 WM사업단이 협업을 바탕으로 크로스보더 자산관리 서비스(cross border wealth management)를 보다 확대할 예정입니다. 실제 사례이기도 한데 국내 PB 손님이 달러 표시 글로벌 채권을 원하실 때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홍콩에 있는 PB가 글로벌 시장 동향과 다양한 해외 채권 정보를 실시간으로 국내 PB에게 제공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PB는 손님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고, 홍콩의 KEB하나글로벌재무유한공사에서 채권을 직매입합니다. 이런 프로세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손님은 원하는 상품을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포트폴리오에 담을 수 있게 되는 거죠. 또한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국내 최초로 외국인 전용 PB센터를 오픈하기도 했습니다. 서울 지하철 역삼역에 있는 서울 IPC(International PB Center)인데, 중국하나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성과를 창출해 왔습니다. 서울 IPC에 이어 부산 IPC가 내년 상반기 오픈 예정인데 글로벌 자산관리 네트워크의 새로운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경쟁사에 비해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고객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지난 1995년 현대적 개념의 PB 비즈니스 모델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이후, 1997년 세무 지원 서비스, 2000년 자녀 만남 서비스, 2001년 장례 지원 서비스 등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였고, 2005년에는 금융기관 최초로 해외에 PB를 파견했습니다. 또 손님들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2011년 전문 자문 서비스인 상속증여센터를 최초로 설립했고 2015년에는 외국인 특화 서비스를 위해 역삼동에 인터내셔널 PB센터를, 2017년에는 문화와 금융이 만나는 클럽원 PB센터를 오픈했습니다. 이외에도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 시작한 현악기 컨설팅 서비스도 마찬가지죠. PB 손님들을 만나다 보면 자녀들이나 손자, 손녀가 전문적으로 또는 취미로 악기를 배우는 경우가 많은데, 바이올린, 첼로 등 현악기의 경우에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투명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얘기를 종종 듣습니다. 여기에 착안해 음대 교수, 교향악단 수석급 연주자, 악기 전문 딜러, 그리고 악기 복원 및 제작 전문가 등으로 팀을 꾸려 컨설팅을 하는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죠. 올해 세 차례 정도 진행했는데 ‘신선하다’는 평가도 있고, 특히 ‘손자에게 좋은 선물을 해준 것 같아 기쁘다’는 반응도 있어 보람을 느꼈습니다. 컬쳐뱅크는 1호점 방배서래(수공예)를 시작으로 광화문(라이브러리), 잠실(가드닝)까지 3개 점이 오픈을 했는데, 함께 나누는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 영업점에 대해 손님들의 반응도 호의적이고 내점하는 손님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남북 경제협력 이슈와 부동산 시장을 비롯해 미국 금리 인상, 신흥국 불안 등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연말 및 내년 시장 전망을 해주신다면.
“여러 경제연구소를 비롯해 증권사들이 전망한 것과 마찬가지로 내년 경기는 대체적으로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미·중 무역 갈등이 합의점을 찾기 시작하면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증시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도 글로벌 경제는 전반적으로 올해와 유사하거나 소폭 둔화될 것으로 전망돼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랠리를 기대하기보다는 국가별로 나눠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선진국 시장이라고 해도 성장성 측면에서 우선순위를 정해본다면 미국→유로존→일본 순서로 관심을 두는 것이 좋고, 신흥국 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자본 유출이 예상되기 때문에 외환건전성이 취약하거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은 국가인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보다는 아시아 신흥국인 베트남, 인도 등이 보다 양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4분기 국내 증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저평가 매력과 함께 중국 광군절,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특수로 인한 수출 회복 등으로 하방경직성은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11월 미국 중간선거 결과라든지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여부 등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인 만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고액자산가들이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 있다면.
“중국의 경우 지난 2015년 이후 기업과 정부가 대규모로 발행한 채권 만기가 내년과 내후년도에 집중 도래할 예정이죠. 미국 및 유로존 등 선진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가 큰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금융위기 가능성 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변동성에 강하고, 지수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건강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죠. 예를 들어 기울어진 불 스프레드(bull spread)를 활용한 펀드는 시장이 아무리 급락해도 하락률은 제한적인 반면 시장 상승 시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고, 공모주에 주로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 같은 상품은 시장 상황에 큰 흔들림 없이 일정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편입을 고려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의 쏠림 현상이 심한데, 이러한 경우 지수가 급락하는 경우에는 조기 상환이 이연되거나 손실 발생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 상품을 다양화한다는 측면에서 미국 기준금리의 점진적 상승 전망을 바탕으로 장단기 금리 차이에 투자하는 스프레드 파생결합증권(DLS)을 통해서 ELS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합니다. 그리고 유로, 달러 등의 통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통화 분산 차원에서 외화 포트폴리오를 일정 부분 보유하는 것도 유망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8·2 부동산대책에 이어 올해 9·13 부동산 대책까지 규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죠. 따라서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정부 정책을 주시하면서,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여유 자금의 규모, 유동성 흐름을 바탕으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고려하면 좋을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2019년 세법개정안의 특징 중 하나로 해외 자산에 대한 규제가 보다 강화됐습니다. 이미 해외금융계좌 보고대상금액이 10억 원에서 5억 원으로 하향됐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미신고 시 과태료와 함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강화했습니다. 또한 해외 부동산 취득·운영·매각도 기존에는 미신고 과태료가 취득가액의 1%였지만, 개정안에서는 10%로 대폭 상향됐죠.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가 많은 고액자산가의 경우에는 이러한 세법상 보고의무 강화 내용을 숙지해야 불필요한 과태료를 부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년 가까이 외환과 PB 부문에서 전문성을 쌓아 오면서 후배 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습니다. 후배 직원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사실 외환딜러도 해보고 주식 운용도 해봤는데 투자나 자산관리만큼 어렵고 정답이 없는 분야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유가 뭘까 나름대로 고민해본 적이 있는데 저의 예상보다 시장 흐름이, 그리고 손님의 트렌드가 훨씬 더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2가지를 항상 염두에 뒀으면 합니다. 하나는 손님에 대한 관심입니다. 뱅크(bank)라는 말은 이탈리아어 방코(banco)에서 유래됐는데 ‘긴 탁자’를 의미합니다. 손님과 은행원이 탁자에 마주앉아 상담하고 얘기하는 것이죠. 손님의 니즈와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는지, 무엇을 요구하는지 등 손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꾸준한 학습을 통해 전문성을 갖췄으면 합니다. 시장을 따라잡고, 손님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더 노력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손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꾸준히 실력을 키워 전문성을 갖춘다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은행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2호(2018년 1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