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절세 위한 부동산 증여 A to Z

상속 플랜

[한경 머니 기고 = 마상미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매해 한국 자산가들의 부동산 증여가 늘어나면서 이를 활용한 절세 플랜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절세를 위한 합리적인 부동산 증여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절세와 탈세는 모두 납세자가 자기의 세금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목적에서 행해지나, 세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 있을 때에는 ‘절세’이고, 사기,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세금 부담을 줄이는 것은 ‘탈세’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납세의무자로서는 조세법률주의의 토대 위에서 조세의 부담을 제거하거나 완화하는 거래 방법을 선택할 수 있으며, 그것이 가장행위나 위법한 거래로 평가되지 않는 한 납세의무자의 권리로서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즉,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방법으로 합법적으로 절세를 하는 것은 납세의무자의 권리지만 실질과 부합하지 않는 가장행위를 한다면 탈세가 될 수 있다. 당장의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잘못된 방식을 택할 경우 과소 납부한 세액에 대해 추징과 함께 무신고 또는 과소신고가산세,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부담하게 되는 등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증여세를 신고해야 할 자가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내야 할 세금의 20%(또는 40%), 신고해야 할 금액에 미달하게 신고한 경우에는 내야 할 세금의 10%(또는 40%)에 상당하는 가산세를 물어야 한다. 또 납부할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거나 납부해야 할 세금에 미달하게 납부한 때에는 납부하지 않은 기간 동안 1일에 0.03%를 곱한 금액을 추가로 내야 한다. 만약 부정행위를 통해 증여세를 포탈하면 형사 처분까지 이를 수 있다.

부동산 증여 시 꼭 챙겨야 할 절세 팁
우선, 부동산을 증여받는 자녀에게 증여세를 납부할 자산이 없다면 증여세까지 한꺼번에 증여하는 것이 좋다. 현금으로 증여받으면 그것으로 세금을 납부하면 되지만 부동산을 받으면 이를 처분하지 않는 한 세금을 납부할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세금을 내지 않을 수도 없으므로 결국 부모가 대신 납부하게 되는데 이와 같이 자녀를 대신해 납부한 증여세는 부모가 또다시 증여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당초 증여한 재산가액에 대신 납부한 증여세를 합산해 추가로 과세한다.

다만 비거주자 자녀의 증여세는 부모가 대신 납부할 수 있다. 국내 거주자인 부모는 비거주자인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동시에 연대납세의무가 생기는데, 국세청은 증여하는 부모가 비거주자인 자녀를 대신해 증여세를 납부할 경우 이를 별도의 증여로 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둘째, 부담부증여를 활용하는 것은 대표적으로 꼽히는 절세 방법이다. 증여자의 증여재산에 담보된 채무를 수증자가 인수하는 것이 부담부증여다. 예를 들어 부동산 담보대출채무나 부동산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수증자가 인수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증여재산가액에서 채무액을 공제하게 돼 증여세 과세표준액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고, 세율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단, 증여를 한 부모는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때 해당 채무는 반드시 증여를 받은 자녀가 상환해야 한다. 채무에 대해 증여를 받은 자녀가 아닌 부모가 대신 갚아주었거나 임대보증금 반환채무를 증여해준 부모가 갚는다면 증여세가 추징될 수 있다. 담보대출채무를 부모가 대신 상환하는 것도 국세청에 꼽는 대표적인 위법행위다. 국세청에서는 수증자가 부채를 실제로 인수한 것인지를 확인해 그 상환자금의 출처는 어디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부담부증여 시 수증자가 인수한 채무에 대해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

셋째, 부담부증여가 절세의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증여를 받은 자녀가 채무를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부증여를 할 때에는 임대수익이 발생하는 부동산을 증여하는 것이 좋다. 임대수익을 가지고 자녀가 담보대출채무를 상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이때에도 유의할 점이 있다. 국세청에서 적발한 사례 중에 고액의 상가건물을 본인과 두 딸의 공동명의로 대출을 받아 구입한 후, 상가에서 나온 임대수입을 두 딸의 지분만큼 배분해야 함에도 이보다 더 많이 지급해 그 자금으로 두 딸이 갚아야 할 담보대출금을 상환하도록 한 사례가 있다. 임대수입은 공유지분대로 배분해야 한다.

넷째, 직접적인 부동산 증여의 문제는 아니지만 국세청에서 적발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부동산 구입자금, 즉 현금을 지급하고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는 사례들이다. 만연해 있는 사례들로 결혼하는 자녀가 집을 구입하는 데 지원해주거나 전세자금을 지원해주었는데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면 이는 명백히 위법한 탈세행위다. 사실 사전증여는 그 자체로 합법적인 절세 방법이 될 수 있다.

사전증여(생전증여)를 한 후 10년이 지나면 해당 재산은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증여 후에 부모 등 피상속인이 10년 내 사망하더라도 해당 부동산은 증여 당시의 가격으로 상속재산에 포함되기 때문에 그만큼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25세인 아들에게 1억2000만 원짜리 부동산을 증여하면 자녀공제 5000만 원을 공제한 7000만 원에 대해 증여세가 과세되는데, 이에 대한 세율이 10%이므로 700만 원이 세금이 되며, 이 금액을 3개월 내에 자진 신고하고 납부하면 5%를 공제해주므로 내야 할 세금은 665만 원이 된다.

그런데 증여를 하지 않고 20년 후에 아버지가 사망했다고 가정할 경우, 사망 당시 상속재산이 50억 원가량 되고 위 부동산가액이 5억 원이라면 상속세는 50%의 세율이 적용돼 이 재산에 대한 상속세만 하더라도 2억5000만 원이 된다. 따라서 세금 부담이 약 40배 정도 늘어난다.

또한 6억 원 이하의 범위에서 배우자에게 사전증여를 한다면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고 추후 상속세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이와 같이 먼저 증여 자체가 절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증여세를 납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상미 변호사는…
이화여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제47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37기)을 수료했다. 현재 법무법인 (유한)지평 상속가사팀 및 건설부동산팀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풀어 쓴 <상속전쟁>(공저) 등이 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1호(2018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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