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떨어질 때가 글로벌 우량주 매수 적기”


Special Interview 신동일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
[한경 머니 = 배현정 기자 | 사진 이승재 기자]

“강남 아파트보다 아마존 주식이 더 매력적이다.” 슈퍼리치들의 자산관리에 정통한 프라이빗뱅커(PB)인 신동일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해외 우량 주식이 ‘마지막 부의 사다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10억~20억 원 하는 강남 ‘로또’ 아파트를 바라봐야 할까요? 일확천금을 벌기 위해 비트코인에 들어갈까요? 슈퍼리치들은 포트폴리오에 글로벌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식을 담고 있습니다.”

은행권의 스타 프라이빗뱅커(PB)로 불리는 신동일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자산가들뿐 아니라 부(富)의 사다리가 절실한 일반인들이 4차 산업혁명 관련 글로벌 주식에 관심을 가져할 때다”라고 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주식 직구 매수 규모는 120억8000만 달러(약 12조8580억 원)에 이른다. 전년(63억7400만 달러)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특히 지난해 미국 증시가 활기를 띤 데다 4차 산업혁명 관련주가 주목받으며 미국 주식 직접투자액은 70억9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해외 주식 투자의 절반이 넘는다.

신동일 부센터장은 “그동안 부동산 투자나 사업으로 자산을 일군 슈퍼리치들이 손주를 위해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식을 담고 있다는 건 시사점이 크다”며 “최근에도 미국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 조정이 저가 매수의 기회인지 묻는 문의가 잇따랐다. 현재 환율 타이밍도 좋다”고 말했다.

부동산, 비트코인보다 ‘해외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식’이 어떤 면에서 매력적인가.
“1억 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해보자. 10년 후 부동산이 10배로 뛸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해외 우량 주식은 가능성이 있다. 강남 로또 아파트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빚 좋은 개살구’에 가깝다. 고령화 시대, 전망은 더 어둡다. 일본 도쿄의 노른자위 땅의 공실이 늘고 있다. 비트코인은 폭등 상황에서 대폭 조정을 받았다 해도 아직 실체나 규제로 인한 리스크가 크다. 일확천금 대신 장기 투자로 다가가면 해외 우량주가 승산이 높다.”

국내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식보다 해외 주식 투자를 주목하는 이유는.
“국내에서 한미약품, 셀트리온 같은 기업을 발굴하면 참 좋다. 그런데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글로벌 우량 기업은 더 많다.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4차 산업혁명 전선에선 더 큰 자본과 플랫폼을 가진 쪽이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나라를 떠나 전 세계를 이끄는 업종별 1등주가 유망하다. 2018년 2월 2일 현재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 중 51개사가 미국 기업이다. 중국도 매력적이지만, 중국 본토 시장보다는 알리바바나 텐센트처럼 미국과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권한다. 시장규모나 안정성, 지정학적 리스크 면에서 슈퍼리치들은 국내 시장보다 선진국 증시를 주목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대표주인 아마존은 이미 주가도 ‘공룡’급이라 가격 부담이 있다.
“오늘의 가격만 보면 아예 발을 담그지 못할 수 있다. 2007년 38달러에 불과했던 아마존은 2017년에 1100달러를 넘었고, 2018년 4월 1500달러 수준이다.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채널이자 미국 정보기술(IT)의 공룡인 아마존의 경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혁신 사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홀푸드마켓 인수 등 끊임없는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지나고 보면 현재가 저점일 수 있다. 10년 전인 2007년 5월 글로벌 시총 톱 5위에는 엑손모빌, 제너럴일렉트릭(GE), 마이크로소프트(MS), 시티그룹, 페트로차이나가 차지했다. 2018년 2월 상위 5위 안에는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대형 IT주들이 세계 증시를 견인하고 있다. 메가트렌드를 바꾸는 기업의 성장 속도, 실적 증가 등 전망을 주목해야 한다.”

환율 면에서도 해외 투자 적기라고 언급했는데.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크게 떨어졌다. 4월 1060원대를 오르내리는데 3년 내 최저점 수준이다. 환율이 떨어진 지금은 달러 자산에 투자할 적기다. 앞으로 환율은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해외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식은 장기 투자의 관점에서 환율이 내려갈 때마다 분할매수 하면 유리하다. 예컨대 투자 예정 금액의 10%를 1070원에 사고, 환율이 추가 하락해 1060원에 이르면 20% 매수하는 식으로 여러 차례 분할매수 하면 좋다.”

해외 주식투자는 세금도 부담스럽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해외 주식은 매매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22%)가 부과된다. 그런데 연간 250만 원의 수익까지 공제를 해준다는 것이 중요하다. 매년 250만 원 정도의 수익만 차익 실현을 하면 세금을 한 푼도 안 내도 된다. 수익이 공제 범위를 벗어나도, 고액자산가에게는 이점이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분리과세가 되고, 손실분을 차감하는 손실상계가 가능하다. 환차익에 대해선 별도의 세금도 없다.”

그렇다면 어떤 종목이 좋은가.
“글로벌 1등주를 중심으로 관심 분야에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 가령 영화를 좋아하면 넷플릭스, 그래픽에 관심이 있으면 엔비디아, 삼성 등으로 5~10개의 종목에 분산투자를 권한다. 여러 유망 해외 주식에 분산투자를 해 개별 종목 선택의 위험을 줄이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도 좋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국내에 상장된 ETF는 손에 꼽을 정도지만, 나스닥에 상장된 ETF는 관련 지수는 물론 주요 업종을 묶은 상품 등 다양하다.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 관련 ETF로는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유망한 미국 IT 기업에 자산을 배분해 투자하는 ‘퍼스트 트러스트 다우존스 인터넷 인덱스 펀드(FDN)’라는 상품이 있다.”

구체적인 목표수익률과 매수 전략은.
“거듭 강조하지만 분산해라. 금액도, 투자 시기도, 통화도 나누는 전략이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예컨대 투자자금이 1억 원이라고 하면, 2000만 원 이상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미국 우량 기업에 그중 50%를 투자할 만하다. 금액이 적든 많든 매월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4차 산업혁명 투자는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향후 2~3년은 주가가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5년, 또는 10년 뒤에는 값어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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