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Best PB Center] PB 名家 Top3 ‘굳건’ 중위권 ‘지각변동’
입력 2018-04-02 10:35:52
수정 2018-04-02 10:35:52
PB 名家, 총력전 차별화로 승부 건다
[한경 머니=배현정·공인호·이현주 기자 | 사진 김기남 기자] 대한민국 ‘1등 PB(프라이빗뱅킹)’를 향한 금융사들의 총성 없는 전쟁은 올해에도 계속됐다. 핀테크(FinTech)의 급격한 발전과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의 등장은 PB 서비스의 대중화를 가속화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초(超)프리미엄 PB 서비스에 대한 자산가들의 눈높이도 그만큼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각 금융사들은 대고객 서비스와 종합자산관리 능력은 기본이고 부동산, 상속·증여, 대안투자 등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워 우량 고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경 머니는 2018년 다섯 번째로 ‘대한민국 베스트 PB센터’를 선정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은 은행, 증권, 보험 등 국내 주요 금융사의 PB센터(FP·WM센터 포함) 실무자 50여 명을 대상으로 했다.올해 한경 머니가 진행한 ‘대한민국 베스트 PB센터’ 조사에서는 일부 지각변동이 있었던
지난해와는 달리 PB 명가(名家) 톱3의 순위 변동은 없었다. ‘PB 명가’의 명성이 쉽게 얻어진 게 아니라는 점을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한 셈이다. 하지만 각 업권별 차순위를 둘러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국내 자산관리(WM) 분야의 개척자이자 전통 강자로 꼽혀 온 삼성생명은 올해에도 단단한 위상을 자랑하며 이른바 ‘원조 프리미엄’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국내 최초로 은행과 증권 협업 모델인 PWM(Private Wealth Management)을 선보인 신한은행 역시 5년 연속 종합 2위, 업권별 1위를 지켜내며 은행 프라이빗뱅킹(PB)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지난해 처음으로 종합 3위(업권 1위)에 오른 미래에셋대우는 대우증권과의 합병 이후 2년 연속 삼성증권을 차순위로 밀어내는 저력을 보였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대한민국 베스트 PB센터’ 설문조사는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3일까지 닷새간 진행됐으며, 설문 대상은 PB 서비스의 전문성을 감안해 은행, 증권, 보험사의 PB센터(FP·WM센터 포함) 실무자 및 담당 임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총 27개 금융사에서 50여 개의 답변이 취합됐으며 설문 통계는 리서치 전문 업체인 글로벌리서치에서 진행했다. 설문 방식은 ▲고객 서비스 ▲전용상품 서비스 ▲상속·증여 서비스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부동산 서비스 ▲펀드·증권 서비스 ▲대안투자 및 파생상품 서비스 등 총 7개 세부 항목에 대해 자사를 뺀 우수 금융사를 업권별로 1, 2위 순위까지 지목하는 방법(1순위 2점, 2순위 1점 부여)을 택했다.
◆ 삼성생명 ‘독주체제’ 지속…全 항목 ‘1순위’
삼성생명은 올해 설문조사에서 392점(총점)을 기록하며 금융권을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더욱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업권별로 진행된 항목별 순위에서도 모두 1순위를 기록하며 보험업계 2위인 교보생명(174점)과의 격차를 2배 가까이 벌려 놨다. 사실상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1사 독주체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생명 FP의 핵심 경쟁력은 초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상속·증여 및 가업승계 등을 컨설팅 서비스로 구현해낸 원조 모델이라는 점이다. 이는 중장기로 운용되는 보험업 특유의 자산관리 노하우가 밑바탕이 됐으며, 업계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파이낸셜플래너(FP) 조직과 함께 ‘삼성’이라는 브랜드 가치 역시 삼성생명 FP만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삼성생명은 상속·증여 서비스 항목에서 무려 74점을 기록하며 2순위인 교보생명(26점)은 물론, 타 업권 1순위인 KEB하나은행(43점), 삼성증권(42점)을 크게 앞질렀다. 이외에도 고객 서비스(63점), 전용상품 서비스(57점), 종합자산관리 서비스(52점)는 물론 부동산 서비스(57점) 항목에서도 절대적 우위를 나타냈다.
삼성생명의 뒤를 이어 업계 2, 3위를 기록한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의 순위 변동은 없었다. 교보생명은 고객 서비스(32점) 및 부동산 서비스(31점)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종합자산관리 서비스(17점), 대안투자 및 파생상품 서비스(18점) 평가는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 신한銀 5년 연속 ‘1위’…미래에셋 ‘통합’ 시너지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이 5년 연속 베스트 PB센터에 이름을 올리며 PB 부문에서만큼은 ‘리딩뱅크’ 수성에 성공한 모습이다. 삼성생명과 함께 유일하게 총점 ‘300 클럽’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반면 지난해 업계 2위였던 KB국민은행은 총점 235점으로 KEB하나은행(253점)에 재차 차순위를 내주며 엎치락뒤치락 순위 경쟁을 이어갔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은행과 증권의 협업 모델을 바탕으로 한 PWM 자산관리 플랫폼을 만들어 은행 PB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처음에는 다소 생소했던 복합금융점포는 다양한 상품과 차별화된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거래 고객의 만족도는 물론 자산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나타냈고, 현재는 경쟁사들이 PWM 사업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단계다.
특히 신한은행은 PWM 사업 지원을 위해 종합 투자 솔루션 조직인 IPS(Investment Products and Service)본부를 신설해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투자 상품과 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부동산 서비스 강화를 위해 부동산투자자문센터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의 성과는 설문조사 결과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신한은행은 고객 서비스(46점), 전용상품 서비스(49점), 종합자산관리 서비스(51점), 펀드·증권 서비스(53점) 항목에서 업권별 1순위에 랭크됐다.
다만 상속·증여 서비스, 대안투자 및 파생상품 서비스 항목에서는 오랜 기간 관련 노하우를 인정받고 있는 KEB하나은행(각 43점, 41점)에 1순위를 내줬고, 부동산 서비스에서는 강력한 부동산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KB국민은행(59점)을 넘어서지 못했다.
한편 지난해 ‘자본금 1위’의 초대형 증권사로 발돋움 한 미래에셋대우는 2년 연속 베스트 PB센터에 선정되며 합병 시너지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증권업계 2위인 삼성증권과의 격차가 더욱 확대됐다는 점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항목별 평가에서 부동산 서비스, 펀드·증권 서비스, 대안투자 및 파생상품 서비스를 제외한 4개 항목(고객, 전용상품, 상속·증여, 종합자산관리)에서 비교 열위를 나타냈다. 하지만 올해는 상속·증여 서비스를 제외하고 전 항목에서 1순위를 탈환하는 뒷심을 보였다.
이는 대우증권과의 합병 시너지뿐 아니라 국내 증권사 처음으로 8조 원대 자기자본 규모를 갖추며 국내 유일의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이 가능하게 됐다는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기자본 8조 원은 2위 그룹인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올해 차순위 경쟁에서는 삼성증권에 이어 지난해 각각 업계 3순위, 5순위를 기록했던 한국투자증권(총점 112점→77점)과 NH투자증권(100점→120점)이 자리를 바꿔 눈길을 끌었고, 4순위를 유지한 신한금융투자(110점→119점)의 선전도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