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quor] 名士의 술

[한경 머니 = 이승률 프리랜서] 명사들이 즐겨 마시던 술에는 그림자처럼 그들의 이름이 따라다닌다.



윈스턴 처칠+폴 로저
영국의 대표 지도자이자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은 일생에 거쳐 샴페인을 사랑했다. “승리의 순간에 샴페인은 당연하다. 그건 패배의 순간에도 마찬가지다”라는 말을 남겼을 정도다. 특히 폴 로저에 대한 처칠의 사랑은 유별났다. 1928년산 폴 로저에 반한 나머지 평생 마실 술을 한자리에서 주문했는가 하면, 자신의 경주마를 폴 로저라 부르기도 했다.
기록에 따르면 전쟁터에서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폴 로저를 마셨다고. 노후에 건강이 악화됐는데도 이런 습관을 버리지 못하자 폴 로저 가문에서 원래는 생산하지 않는 작은 사이즈(500㎖)의 샴페인을 매달 처칠에게 보낸 일화도 유명하다. 1965년 91세의 나이로 처칠이 사망하자 폴 로저는 영국에서 출시되는 모든 샴페인에 검은 리본을 달아 애도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윈스턴 처칠과 폴 로저의 특별한 인연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1975년부터 폴 로저에서 생산하는 최고의 샴페인에 ‘폴 로저 퀴베 서 윈스턴 처칠’이라는 이름을 붙여 그에 대한 존경을 표하고 있는 것. 생전 윈스턴 처칠은 폴 로저의 맛을 이렇게 표현했다. “내 입맛은 단순하다. 나는 최고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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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왕세자+라프로익
영국에서 생산되는 싱글 몰트위스키는 많지만, 영국 왕실인증서인 로열 워런트를 받은 술은 오직 라프로익뿐이다. 라프로익 증류소를 방문한 찰스 왕세자가 특유의 맛과 향에 심취해 방문 당일 로열 워런트를 수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라프로익이 로열 워런트를 받은 데에는 아주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진다. 1994년 찰스 왕세자는 위스키 산업 격려차 스코틀랜드의 라프로익 증류소를 방문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정이 빠듯해 20분 정도만 머물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가 탄 비행기가 착륙 시 경미한 사고를 일으킨 것.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비행기를 수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이 바람에 찰스 왕세자는 라프로익 증류소에서 2시간 반을 머무르며 증류소 구석구석을 돌아보아야만 했다. 라프로익 입장에선 행운이었다. 라프로익의 증류소 매니저는 정성을 다해 찰스 왕세자에게 위스키 제조 과정을 설명했고 그도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라프로익 15년을 시음할 땐, ‘세계 최고의 술’이라 극찬하며 직접 몰팅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 라프로익은 지금까지도 왕실에 공식 납품돼 찰스 왕세자의 술상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찰스 왕세자는 2008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다시 라프로익 증류소를 찾았다.
셰익스피어를 기리는 만년필 몽블랑 스트라이프 보타이 브리오니 라이터 에스.티. 듀퐁 시가, 세라믹 시가 재떨이 모두 피에르 시가 그린 대리석 케이스에 담긴 향초 불리 1803



앤디 워홀+앱솔루트
앱솔루트는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에 가장 적극적인 브랜드 중 하나다. 그동안 선보인 컬래버레이션만 수천 작품에 달할 정도. 그중 첫 번째 작업물은 1985년 팝 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손에서 탄생했다. 지금도 워홀의 대표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 ‘앱솔루트 워홀(ABSOLUT WARHOL)’이다.
사실 이 둘의 만남은 도전에 가까웠다. 1980년대는 아티스트와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이란 개념조차 적립되지 않은 시기였다.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다. ‘앱솔루트 워홀’ 덕에 앱솔루트의 미국 내 시장점유율이 2.5%에서 45%까지 솟구쳤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트 마케팅’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워홀은 앱솔루트를 주제로 한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으며, 앱솔루트를 즐겨 마신 것은 물론, 애프터셰이브로 사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독특한 관절 구조의 아물레토 트리티니 스탠드 라문 코리아 앤디 워홀의 바나나 그림 모티프 쿠션 킨키로봇 다양한 컬러의 노트 몰스킨 부엉이 양초 G.M.U 건조한 몸에 수분을 더하는 레졸루트 하이드레이팅 바디밤 이솝



문재인+강서·달서 맥주
지난여름, 대한민국의 관심이 온통 이 맥주 두 병에 집중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기업인과의 회동 자리에서 이 맥주들을 만찬용 술로 낙점했기 때문이다. 사실 역대 정부에서도 청와대가 공식 행사에 내놓는 만찬주는 주로 국산 술이 담당해 왔다. 우리 고유의 방식으로 빚은 전통 증류주가 주로 사용됐고, 이따금씩 오미자 와인 등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맥주는 처음이었다.
더욱이 맥주를 만드는 대기업의 총수가 초청됐음에도 소상공인이 만든 세븐브로이 맥주를 선택해 더욱 관심이 쏠렸다. 관계자들은 세븐브로이가 순수 국내 자본으로 세워진 중소기업이라는 점과 한국 최초의 수제 맥주 기업이라는 점, 그리고 창업 초기부터 완전 정규직 고용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임을 주목했다. 사실 문 대통령은 은근 맥주와의 인연이 깊다. 특히 캠퍼스 커플인 부인 김정숙 여사가 학교 축제에서 시원하게 맥주 따 마시는 모습에 결혼을 결심했다는 것은 지난 후보 시절부터 널리 알려진 이야기. 문 대통령의 선택을 받은 맥주는 세븐브로이의 강서 맥주와 달서 맥주로 진한 과일 향과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 청와대에선 “서로 부드럽게 화합해 모두가 향기로운 행복을 품을 수 있기를 바라는 의미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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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원태 | 문의 G.M.U 02-542-1821 에스.티. 듀퐁 02-2106-3400 금양 인터네셔날 02-2109-9200 라문 코리아 1600-1547 몰스킨 02-554-0911 몽블랑 1670-4810 불리 1803 02-6920-2029 브리오니 02-3274-6482 선보주류교역 02-2233-9610 세븐브로이맥주 02-2659-1950 유니페어 02-542-0370 이솝 1800-1987 킨키로봇 02-551-7031 토니스콧 02-558-9391 파카 02-554-0911 페르노리카 코리아 02-3466-5700 피에르 시가 02-790-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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