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이승률 프리랜서] 위스키 애호가들의 종착역이자 강력한 피트 향으로 무장한 그곳, 아일레이섬에서 온 위스키.
패션에도 트렌드가 있듯, 술에도 유행이 존재한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술을 꼽으라면, 두말할 나위 없이 싱글 몰트위스키다. 4~5년 전부터 마니아들 사이에서 슬금슬금 인기를 끌더니 어느새 주류 시장의 대세로 떠올랐다.
접대와 회식 자리에서 폭음하는 문화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술을 즐기는 문화가 정착됐고, 그 과정에서 맛과 향이 더욱 풍부한 싱글 몰트위스키가 인기를 끌게 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평이다. 요즘 ‘난리’라는 혼술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싱글 몰트위스키는 여럿이 마시기에도 즐겁지만, 스스로의 즐거움을 위해 마시는 술이기도 하다. 홀로 바에 앉아 칵테일을 마시는 남자는 어쩐지 외로워 보이지만, 몰트 잔을 기울이는 남자는 어딘지 모르게 섹시하다. 뭔가 아는 남자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근무하는 한 바텐더는 “싱글 몰트위스키는 증류소별로 맛과 향의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비교하면서 즐기는 손님도 많다”고 전한다. 각각의 증류소가 고수하고 있는 역사와 전통, 그리고 오랜 숙성 과정에서 비롯된 가치와 의미를 우리는 싱글 몰트위스키를 통해 소비하는 셈이다.
싱글 몰트위스키가 주류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좀 더 특별한 맛을 찾으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런 이들이 가장 즐겨 찾는 술이 바로 아일레이 지역의 싱글 몰트위스키다.
잘 알고 있듯, 거의 대부분의 싱글 몰트위스키는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된다. 스코틀랜드 위스키는 북부의 하이랜드와 스페이사이드, 남부의 로랜드와 스코틀랜드 주변의 수많은 섬에서 만들어지는데, 아일레이섬도 그중 하나다. 아일레이섬은 면적 600km², 인구 3000~4000여 명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위스키 애호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강력한 위스키를 생산지다.
아일레이에서 생산되는 모든 싱글 몰트위스키는 다른 위스키에서 접할 수 없는 풍미를 지녔다. 흔히 아는 글렌피딕, 맥캘란 등 대표적인 싱글 몰트들이 누가 마시더라도 깔끔하고 균형 잡힌 맛과 향을 보여준다면 아일레이 위스키는 그야말로 개성의 끝을 보여준다.
섬 전체를 뒤덮고 있는 이탄(석탄의 한 종류)을 사용해 몰트 보리를 볶기 때문에 스모키한 향이 배어 있을 뿐 아니라 해변에서 숙성한 탓에 해조류같이 짠맛과 요오드 향도 머금었다. 한 모금 들이키면 스모크한 향이 코를 쏘고 지나가면서 혀에는 강렬한 짠맛이 남는다.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병원 소독약 맛이 난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이 강렬한 피트 향을 즐기게 되는 순간 싱글 몰트로는 끝까지 온 셈이다. 그 독특함 덕분에 위스키 마니아들 사이에선 싱글 몰트위스키의 ‘종착역’으로 불린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에서 아일레이 위스키에 대해 이렇게 서술한 바 있다.
“한 모금 마시고 나면 당신은 ‘이게 도대체 뭐지’ 하고 놀랄지 모른다. 그러나 다시 한 모금 더 마시고 나면 ‘음, 좀 색다르지만 나쁘지 않은 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게 느낀다면, 당신은 아마도 세 모금 째에는 아일레이 싱글 몰트의 팬이 되고 말 것이다. 나도 똑같은 단계를 밟았다.”
만약 싱글 몰트위스키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거나, 전혀 새로운 맛을 찾고 있다면 꼭 한 번 도전해보시길.
Lagavulin 16 Years
다채롭다. 라가불린은 아일레이 싱글 몰트위스키 중 유일하게 셰리 오크통에서만 숙성한다. 피트의 날카롭고 거친 느낌 뒤로 셰리 오크 특유의 과일 향과 꽃 향기가 살포시 고개를 든다. 자극적인 맛과 감칠 맛, 상쾌함, 매끄러움 같은 다양한 매력이 혼재한다.
Caol Ila 18 Years
쿨 일라는 다른 아일레이 싱글 몰트위스키와 비교하면 맛과 향이 부드러운 편이다. 특히 첫 맛이 아주 달콤한데, 뒤로 넘어갈수록 피트 향이 서서히 피어오른다. 피트 향이 강하지는 않지만 여운이 꽤 긴 편. 짠맛보다는 짭쪼롬한 맛이다. 입문용 아일레이 위스키로 추천한다.
Bowmore 15 Darkest
위스키의 맛은 오크 숙성 과정에서 비롯된다. 보모어 15년 다키스트는 아메리칸 버번 오크와 유러피언 셰리 오크에서 숙성한 원액을 블렌딩한 후, 스페인산 올로로소 셰리 오크통에서 다시 숙성해 만든다. 스모키한 과일 향과 다크 초콜릿 맛이 느껴지며, 바닷가 증류소 특징인 요오드와 해초 향이 살아 있다.
Ardbeg 10 Years
세상에서 가장 도전적인 위스키라 할 만하다. 아드벡은 강렬한 피트 향이 코를 ‘훅’ 쏜다. 소독약 같은 냄새다. 미국 금주령 시절에는 아예 소독약이라고 속여 팔았을 정도. 피트 향이 지나간 자리엔 강렬한 짠맛이 긴 여운을 남긴다.
Big Peat
빅피트는 아일레이 싱글 몰트위스키의 끝판왕이라 불린다. 아드백과 보모어, 쿨 일라 등 엄선된 아일레이 위스키 원액을 블렌딩해 만든다. 피트 향이 얼마나 강한지 처음 접하는 사람은 레이블 속 남자처럼 얼굴을 잔뜩 찌푸리게 된다. 아일레이 위스키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후에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
Laphroaig 10 Years
위스키를 좋아했던 찰스 왕세자로부터 영국 왕실의 ‘로열 워런트’를 받은 라프로익. 진한 맛과 스모키한 피트 향, 기름지면서도 바다의 짠맛이 느껴지는 요오드 향 등 아일레이 위스키의 정수를 보여준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 어떤 싱글 몰트위스키보다 특별함을 가진 위스키라고 표현한 바 있다.
사진 박원태
문의 매직무역 02-831-4769 디아지오 코리아 02-2112-1400 선보 주류 교역 02-2233-9610 MH샴페인즈앤드와인즈 코리아 02-2188-5100
패션에도 트렌드가 있듯, 술에도 유행이 존재한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술을 꼽으라면, 두말할 나위 없이 싱글 몰트위스키다. 4~5년 전부터 마니아들 사이에서 슬금슬금 인기를 끌더니 어느새 주류 시장의 대세로 떠올랐다.
접대와 회식 자리에서 폭음하는 문화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술을 즐기는 문화가 정착됐고, 그 과정에서 맛과 향이 더욱 풍부한 싱글 몰트위스키가 인기를 끌게 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평이다. 요즘 ‘난리’라는 혼술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싱글 몰트위스키는 여럿이 마시기에도 즐겁지만, 스스로의 즐거움을 위해 마시는 술이기도 하다. 홀로 바에 앉아 칵테일을 마시는 남자는 어쩐지 외로워 보이지만, 몰트 잔을 기울이는 남자는 어딘지 모르게 섹시하다. 뭔가 아는 남자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근무하는 한 바텐더는 “싱글 몰트위스키는 증류소별로 맛과 향의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비교하면서 즐기는 손님도 많다”고 전한다. 각각의 증류소가 고수하고 있는 역사와 전통, 그리고 오랜 숙성 과정에서 비롯된 가치와 의미를 우리는 싱글 몰트위스키를 통해 소비하는 셈이다.
싱글 몰트위스키가 주류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좀 더 특별한 맛을 찾으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런 이들이 가장 즐겨 찾는 술이 바로 아일레이 지역의 싱글 몰트위스키다.
잘 알고 있듯, 거의 대부분의 싱글 몰트위스키는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된다. 스코틀랜드 위스키는 북부의 하이랜드와 스페이사이드, 남부의 로랜드와 스코틀랜드 주변의 수많은 섬에서 만들어지는데, 아일레이섬도 그중 하나다. 아일레이섬은 면적 600km², 인구 3000~4000여 명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위스키 애호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강력한 위스키를 생산지다.
아일레이에서 생산되는 모든 싱글 몰트위스키는 다른 위스키에서 접할 수 없는 풍미를 지녔다. 흔히 아는 글렌피딕, 맥캘란 등 대표적인 싱글 몰트들이 누가 마시더라도 깔끔하고 균형 잡힌 맛과 향을 보여준다면 아일레이 위스키는 그야말로 개성의 끝을 보여준다.
섬 전체를 뒤덮고 있는 이탄(석탄의 한 종류)을 사용해 몰트 보리를 볶기 때문에 스모키한 향이 배어 있을 뿐 아니라 해변에서 숙성한 탓에 해조류같이 짠맛과 요오드 향도 머금었다. 한 모금 들이키면 스모크한 향이 코를 쏘고 지나가면서 혀에는 강렬한 짠맛이 남는다.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병원 소독약 맛이 난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이 강렬한 피트 향을 즐기게 되는 순간 싱글 몰트로는 끝까지 온 셈이다. 그 독특함 덕분에 위스키 마니아들 사이에선 싱글 몰트위스키의 ‘종착역’으로 불린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에서 아일레이 위스키에 대해 이렇게 서술한 바 있다.
“한 모금 마시고 나면 당신은 ‘이게 도대체 뭐지’ 하고 놀랄지 모른다. 그러나 다시 한 모금 더 마시고 나면 ‘음, 좀 색다르지만 나쁘지 않은 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게 느낀다면, 당신은 아마도 세 모금 째에는 아일레이 싱글 몰트의 팬이 되고 말 것이다. 나도 똑같은 단계를 밟았다.”
만약 싱글 몰트위스키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거나, 전혀 새로운 맛을 찾고 있다면 꼭 한 번 도전해보시길.
Lagavulin 16 Years
다채롭다. 라가불린은 아일레이 싱글 몰트위스키 중 유일하게 셰리 오크통에서만 숙성한다. 피트의 날카롭고 거친 느낌 뒤로 셰리 오크 특유의 과일 향과 꽃 향기가 살포시 고개를 든다. 자극적인 맛과 감칠 맛, 상쾌함, 매끄러움 같은 다양한 매력이 혼재한다.
Caol Ila 18 Years
쿨 일라는 다른 아일레이 싱글 몰트위스키와 비교하면 맛과 향이 부드러운 편이다. 특히 첫 맛이 아주 달콤한데, 뒤로 넘어갈수록 피트 향이 서서히 피어오른다. 피트 향이 강하지는 않지만 여운이 꽤 긴 편. 짠맛보다는 짭쪼롬한 맛이다. 입문용 아일레이 위스키로 추천한다.
Bowmore 15 Darkest
위스키의 맛은 오크 숙성 과정에서 비롯된다. 보모어 15년 다키스트는 아메리칸 버번 오크와 유러피언 셰리 오크에서 숙성한 원액을 블렌딩한 후, 스페인산 올로로소 셰리 오크통에서 다시 숙성해 만든다. 스모키한 과일 향과 다크 초콜릿 맛이 느껴지며, 바닷가 증류소 특징인 요오드와 해초 향이 살아 있다.
Ardbeg 10 Years
세상에서 가장 도전적인 위스키라 할 만하다. 아드벡은 강렬한 피트 향이 코를 ‘훅’ 쏜다. 소독약 같은 냄새다. 미국 금주령 시절에는 아예 소독약이라고 속여 팔았을 정도. 피트 향이 지나간 자리엔 강렬한 짠맛이 긴 여운을 남긴다.
Big Peat
빅피트는 아일레이 싱글 몰트위스키의 끝판왕이라 불린다. 아드백과 보모어, 쿨 일라 등 엄선된 아일레이 위스키 원액을 블렌딩해 만든다. 피트 향이 얼마나 강한지 처음 접하는 사람은 레이블 속 남자처럼 얼굴을 잔뜩 찌푸리게 된다. 아일레이 위스키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후에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
Laphroaig 10 Years
위스키를 좋아했던 찰스 왕세자로부터 영국 왕실의 ‘로열 워런트’를 받은 라프로익. 진한 맛과 스모키한 피트 향, 기름지면서도 바다의 짠맛이 느껴지는 요오드 향 등 아일레이 위스키의 정수를 보여준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 어떤 싱글 몰트위스키보다 특별함을 가진 위스키라고 표현한 바 있다.
사진 박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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