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 Interview 도중섭 워커힐 총괄
[한경 머니 = 배현정 기자 | 사진 이승재 기자·워커힐 제공]
지난 4월 토종 브랜드로 다시 태어난 ‘비스타 워커힐 서울’(옛 W호텔). 단순한 숙박 공간을 넘어 자연과 테크놀로지가 조화된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진화했다. 도중섭 워커힐 총괄이 안내하는 비스타 워커힐 서울에는 전혀 다른 4차원의 새로움이 가득하다.
800년 된 올리브 나무, 가상현실(VR) 존과 인공지능(AI) 거울 등 기존 호텔에서 떠올릴 수 없는 새로운 경험들이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도중섭 워커힐 총괄은 “호텔은 단순히 숙박과 식음 기능만을 가진 공간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SK네트웍스가 호텔 체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의 W와 쉐라톤 브랜드 사용을 종료하고 독립을 선언하면서 W워커힐은 ‘비스타 워커힐 서울’로,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은 ‘그랜드 워커힐 서울’로 거듭났다. 특히 비스타 워커힐 서울은 지난 1월부터 영업도 중단한 채 변신을 준비해 왔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SK네트웍스 두바이 지사장과 철강본부장 등을 거친 도 총괄은 다년간의 마케팅 경험과 리더십을 토대로 2015년부터 총지배인으로 워커힐 사업부를 이끌어 왔다. 지난해 진행된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리뉴얼에 이어 비스타 워커힐 서울의 변신을 지휘했다. 도 총괄은 “호텔인으로서 경험이 부족한 대신 고객의 관점으로 다가가려 했다”며 “제3자의 시선으로 호텔업의 미래를 그려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새롭게 제안하는 ‘비스타 워커힐 서울’의 키워드는 사람과 자연, 그리고 미래(테크놀로지)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이 새롭게 문을 열었는데, 반응은 어떻습니까.
“호텔이 더 호텔다워졌다는 반응이 참 감사합니다. 자연 속 워커힐에 어울리는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물론 과거 W의 강렬한 빨간색이 없어져 섭섭해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웃음) 사실 리뉴얼 오픈을 준비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도 떨리는 부분이 많고요. 지난 한 달여의 반응이 모든 평가를 대변할 순 없으니 앞으로도 끊임없이 신선한 시도를 하되, 고객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워커힐의 입지에 어울리는 모습이란 어떤 것인가요.
“W호텔의 객실 하면 라운드 침대, 빨간색 등이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화려하다고 좋아하는 고객들도 있고, 남사스럽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죠. 호불호가 엇갈리지만, 그 화려함 때문에 객실에 들어오면 창밖 풍경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비스타(Vista)’는 워커힐의 대표적 전경인 한강과 아차산의 형상을 브이(V)와 에이(A)로 표현한 것입니다. 은은한 그레이와 블루 톤을 배색한 감각적이면서 차분한 인테리어의 객실에서 워커힐의 최대 매력인 아차산과 한강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도록 재해석했습니다.”
미래지향적인 공간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워커힐의 멋진 자연경관에, 제4차 산업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급속히 발전하는 기술을 접목해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사람을 위해 자연과 기술이 어떻게 잘 결합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로비를 ‘호텔의 얼굴’이라고 볼 수 있는데, 자연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고목을 선택했습니다. 800년 된 고목나무에 로봇암(robot arms)으로 시시각각 빛을 쏘면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호텔 로비에 벽화를 거는 대신 인공지능 거울을 설치했습니다. 인공지능 거울에 비치는 모습은 어떤 때는 피카소로, 또 어떤 시점에는 마티스로, 마치 11명의 화가가 그린 듯한 표현 기법으로 고객과 주변의 모습을 비춰줍니다. 4층 바비큐 공간은 보태니컬 가든 ‘스카이야드(Skyard)’로 꾸몄어요. 딕소니아 나무 등 식물을 감상하고 한강을 바라보며 요가와 족욕을 하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실험은 모두 자연과 기술이 어우러진 고객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체험공간이 많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스카이야드 같은 요소들은 가족 고객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것입니다. 서울 광장동에 있는 워커힐 호텔의 위치상 업무를 위해 묵는 비즈니스 고객보다 편안한 휴식과 체험을 원하는 가족 고객들이 많습니다. 가족친화적인 특징은 비스타 워커힐 서울 뿐만 아니라
그랜드 워커힐 서울 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린 아이들이 부모와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실내 수영장에 수심 40cm의 키즈풀을 신설했고, 신나게 놀 수 있는 놀이시설과 다양한 체험을 돕는 키즈클럽도 새롭게 오픈했습니다. 워커힐 라이브러리는 집처럼 아주 편안한 분위기에서 책도 읽고 차도 마실 수 있는 공간입니다. 서울 시내 호텔 가운데 이례적으로 글램핑 시설과 패밀리 고객이 많이 찾는 야외 수영장도 갖추고 있죠. 앞으로도 ‘패밀리 프렌들리’ 정책을 지속하면서 보강해 나갈 계획입니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 고객이 앞서 언급하신 라이브러리 같은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시설과 체험공간을 같이 이용할 수 있나요.
“예. 그렇습니다. 예전의 W호텔과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때는 각 브랜드의 정책에 따라 각각 다른 호텔이었습니다. 하지만 비스타 워커힐과 그랜드 워커힐은 색깔은 차별화하지만, 바탕은 하나의 호텔로 연결됩니다. 고객이 원한다면 대부분의 서비스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할 겁니다.”
글로벌 유명 호텔 체인과 결별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워커힐은 그동안 40년(쉐라톤), 12년(W)을 함께 한 글로벌 유명 호텔 체인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인터내셔널 브랜드를 오래 했어도 저희 브랜드가 아니다 보니, 독자적 마케팅 활동에 제약이 있었습니다. 그 지역에 맞는 고객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반영하기가 어려웠죠.
사실 호텔이 서양에서 태동했고, 초창기에는 인터내셔널 브랜드의 축적되고 발달된 브랜드 파워와 체계를 배우기 위한 측면이 컸습니다. 하지만 30~4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호텔 노하우와 인적 자산이 축적됐습니다. 복잡한 실시간 예약 시스템과 멤버십도 독자적인 브랜드로 설계가 가능해졌습니다. 이제는 국내 브랜드로 경쟁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판단했고, 국가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워커힐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워커힐 호텔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가요.
“워커힐은 더 이상 호텔이 아닙니다. 워커힐 고유의 자연과 서비스를 전하는 최고급 도심 속 복합리조트로 나아갈 것입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치열하게 고민했고 그 결과로 ‘워커힐리조트스파’ 프로젝트가 추진 중입니다. 내년 9월 착공해 2020년 5월에 완공 예정입니다. 세계 최장의 인피니티(infinity) 풀과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스파 시설을 갖춘 4층 건물이 한강을 따라서 늘어서게 됩니다.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를 능가하는, 관광객이 오면 꼭 들러야 하는 명소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도중섭 총괄은…
2017년워커힐 총괄(그랜드 워커힐 서울 호텔 & 비스타 워커힐 서울 호텔 총지배인)
2016년워커힐 본부장 (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총지배인 겸 세일즈 & 마케팅 담당
2015년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총지배인 겸 세일즈 & 마케팅 담당
2014년 워커힐 세일즈 & 마케팅 담당
2012년 SK홀딩스 G&G 터키 사무소
2010년 워커힐 전략본부장/ 마케팅 사업부장
2009년SK네트웍스 GLDP(Global Leadership Development Program) 연수 수료
2006년 SK네트웍스 철강본부장(상무)
2003년 SK네트웍스 두바이 지사장
도중섭 총괄이 추천하는 워커힐의 특별한 체험 공간
워커힐 라이브러리
워커힐 라이브러리는 국내외 소설 및 에세이, 역사, 과학, 예술, 자기계발, 자녀 교육, 취미, 실용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3000여 권의 도서가 비치돼 있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책을 읽으며 힐링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며, 워커힐에서 개발한 ‘워커힐 시그니처 블랜드’의 고급스러운 커피 맛을 즐길 수 있다. 그랜드 워커힐 호텔 2층에 위치한다.
스카이야드 시그니처 보타닉 가든
‘스카이야드’는 고생대 고사리과 나무 딕소니아를 비롯한 다양한 식물로 둘러싸인 정원, 한강 전경을 바라보며 즐기는 풋 바스 시설, 테라스 바를 포함해 지압길, 요가 데크 등 건강을 생각한 산책길로 조성됐다.
올리브 나무
올리브 나무는 지중해 최대의 섬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태어난 800년 된 나무다. 세계적인 플랜트 헌터(plant hunter) 니시하타 세이준의 국내 첫 큐레이션 프로젝트 작품이다. 로보틱스 아트팀인 팀보이드 등과의 컬래버레이션 작업으로, 국내 최초로 로봇암을 활용해 자연을 미래지향적으로 표현한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 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