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시계를 구입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조심스럽기만 하다. 정품인지도 의심스럽기도 하고 다른 사람보다 비싸게 사는 것은 아닌지 신경도 쓰인다. 더구나 고급 시계는 재테크 가치가 뛰어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고급 시계를 효과적으로 구입하는 방법은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있는 만큼 여러 브랜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손목에 둘러보면서 꼼꼼히 따져 구입해야 한다. 반드시 정품인지 스탬프를 확인하고, 보증서 등 레퍼런스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해외로 직접 나가 구입할 수도 있고,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해외 직구가 대중화되고 있는 만큼 보다 쉽게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해외에서 여러 매장을 둘러보며 발품을 파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다.
올해 발표된 세법 개정안에 따라 시계를 포함한 고가의 물품에 대한 개별소비세 과세 기준이 현행 2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올랐지만, 이를 훌쩍 뛰어넘는 가격대의 고급 시계를 구입하려면 부담은 여전하다. 또 해외 직구 과정에서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 적지 않아 무턱대고 고가의 시계를 구입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해외 직구와 연계된 한 관계자는 “구입자가 해외 직구로 고급 시계를 받았지만 받자마자 시계가 멈추고, 시침과 분침이 일치하지 않는 등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며 “외국이라 찾아가지도 못하는 불편함도 있기 때문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무래도 고급 시계를 믿고 구입할 곳으로는 백화점 고급 시계 매장만 한 데가 없다. 정찰제로 판매되고 있지만, 지점과 매장별 상품권 할인과 마일리지 프로모션에 제휴카드 할인까지 받을 수 있으니, 어느 정도 발품을 판다면 보다 좋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주기적으로 ‘오버홀 서비스’ 받아야
애초 좋은 시계를 구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시계의 영속성은 달라지기 일쑤다. 시간이 지날수록 생기는 문제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보다는 부주의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충격에 주의해야 하며, 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변에 흔히 널려 있는 컴퓨터나 오디오 등 자성이 있는 물건을 멀리하도록 하고, 가능한 시계 수납공간을 따로 마련해 보관하는 게 좋다. 습기가 있는 곳은 당연히 피하고, 사우나와 격한 운동 시 착용을 자제해야 한다.
박양일 몽블랑 홍보팀 대리는 “크로노그래프 기능이 장착된 시계는 물속에서 절대 조작하면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방수 시계라도 물놀이를 즐긴 후에는 녹 방지 및 먼지 제거를 위해 맑은 수돗물에 한 번 씻어주고 그늘에서 말린 뒤 부드러운 천으로 잘 닦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물에 자주 접촉했을 경우에는 반년에서 1년 정도 방수 기능을 체크해주는 것이 좋다”고 부연했다.
이현숙 템퍼스 코리아 부장은 “시계는 어쩔 수 없이 외관이 망가질 수밖에 없다”며 “외관을 미세하게 깎아내어 매끄럽게 다듬는 폴리싱의 경우, 일단 제품이 본래의 형태를 잃기 때문에 시계를 되팔거나 할 때 재테크로 독이 될 우려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런 면에서 골드 소재보다는 주로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가 좋다”는 게 이 부장의 말이다.
내부에 수많은 부품들이 얽혀 있는 고가의 기계식 시계일수록 훨씬 더 예민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중 한 가지 방법이 오버홀(overhaul) 서비스다. 시계 오버홀은 시계를 완전히 분해해 점검`, 수리,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기계식 시계의 경우, 보통 3~5년에 한 번씩은 오버홀을 받아야 한다. 오버홀 서비스는 전문가에게 맡겨 관리를 받아야 하는 사항으로 시계의 먼지를 닦고 느슨한 부분은 조이고 기름을 새로 쳐주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오버홀 비용은 시계 가격의 10~15%가량이다.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로 소홀히 했다가는 시계가 멈추게 될 경우, 더욱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할 수 있으니 정기적으로 오버홀 서비스를 받는 게 좋다.
파텍필립·롤렉스 등 투자가치 높아
고급 시계는 재테크 가치도 높다. 부피도 작을 뿐 아니라 손목에 차는 액세서리이기 때문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그 가치를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 재테크로서의 최대 이점이다. 남자가 시계에 열광하는 이유는 여럿 있겠지만, 그중 보관이 쉽고, 제품 목록이 확실하다는 점도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진품’으로 확인만 되면 가치에 따라 시세가 형성되기 때문에 중고 시장에서 언제든지 현금화를 할 수 있다. 2012년 크리스티 경매 당시 고든 베틴 콘티넨탈 에어라인 최고경영자(CEO)가 소장해 온 파텍필립과 롤렉스, 바쉐론 콘스탄틴 등은 예상가의 2배를 훌쩍 넘는 가격을 기록했는데 이 일례만 봐도 재테크로써의 매력을 가늠할 수 있다. 현재 서울 시내에 중고 수입 시계를 취급하는 매장은 100곳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오픈마켓과 시계 커뮤니티를 통한 거래도 부쩍 늘었다. 2차 시장이 안정적으로 형성되면, 1차 시장에서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품 가격 9000만 원 수준인 ‘파텍필립 월드타임 5131’의 중고 시세는 1억5000만~
2억 원대에 형성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레게, 오데마피게, 바쉐론 콘스탄틴 등의 브랜드도 연간 얼마 생산되지 않은 모델은 중고 가격이 신제품 가격을 뛰어넘는 일이 다반사다. 시계는 증여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익명을 요구한 시계 마니아 K씨는 “럭셔리 시계가 증여 수단으로 이용되면서 유명 장인이 만든 한정판으로 만들거나 특별 주문 제작한 시계는 부르는 게 값”이라고 귀띔했다.
나원재 기자
고급 시계를 효과적으로 구입하는 방법은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있는 만큼 여러 브랜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손목에 둘러보면서 꼼꼼히 따져 구입해야 한다. 반드시 정품인지 스탬프를 확인하고, 보증서 등 레퍼런스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해외로 직접 나가 구입할 수도 있고,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해외 직구가 대중화되고 있는 만큼 보다 쉽게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해외에서 여러 매장을 둘러보며 발품을 파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다.
올해 발표된 세법 개정안에 따라 시계를 포함한 고가의 물품에 대한 개별소비세 과세 기준이 현행 2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올랐지만, 이를 훌쩍 뛰어넘는 가격대의 고급 시계를 구입하려면 부담은 여전하다. 또 해외 직구 과정에서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 적지 않아 무턱대고 고가의 시계를 구입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해외 직구와 연계된 한 관계자는 “구입자가 해외 직구로 고급 시계를 받았지만 받자마자 시계가 멈추고, 시침과 분침이 일치하지 않는 등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며 “외국이라 찾아가지도 못하는 불편함도 있기 때문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무래도 고급 시계를 믿고 구입할 곳으로는 백화점 고급 시계 매장만 한 데가 없다. 정찰제로 판매되고 있지만, 지점과 매장별 상품권 할인과 마일리지 프로모션에 제휴카드 할인까지 받을 수 있으니, 어느 정도 발품을 판다면 보다 좋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주기적으로 ‘오버홀 서비스’ 받아야
애초 좋은 시계를 구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시계의 영속성은 달라지기 일쑤다. 시간이 지날수록 생기는 문제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보다는 부주의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충격에 주의해야 하며, 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변에 흔히 널려 있는 컴퓨터나 오디오 등 자성이 있는 물건을 멀리하도록 하고, 가능한 시계 수납공간을 따로 마련해 보관하는 게 좋다. 습기가 있는 곳은 당연히 피하고, 사우나와 격한 운동 시 착용을 자제해야 한다.
박양일 몽블랑 홍보팀 대리는 “크로노그래프 기능이 장착된 시계는 물속에서 절대 조작하면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방수 시계라도 물놀이를 즐긴 후에는 녹 방지 및 먼지 제거를 위해 맑은 수돗물에 한 번 씻어주고 그늘에서 말린 뒤 부드러운 천으로 잘 닦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물에 자주 접촉했을 경우에는 반년에서 1년 정도 방수 기능을 체크해주는 것이 좋다”고 부연했다.
이현숙 템퍼스 코리아 부장은 “시계는 어쩔 수 없이 외관이 망가질 수밖에 없다”며 “외관을 미세하게 깎아내어 매끄럽게 다듬는 폴리싱의 경우, 일단 제품이 본래의 형태를 잃기 때문에 시계를 되팔거나 할 때 재테크로 독이 될 우려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런 면에서 골드 소재보다는 주로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가 좋다”는 게 이 부장의 말이다.
내부에 수많은 부품들이 얽혀 있는 고가의 기계식 시계일수록 훨씬 더 예민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중 한 가지 방법이 오버홀(overhaul) 서비스다. 시계 오버홀은 시계를 완전히 분해해 점검`, 수리,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기계식 시계의 경우, 보통 3~5년에 한 번씩은 오버홀을 받아야 한다. 오버홀 서비스는 전문가에게 맡겨 관리를 받아야 하는 사항으로 시계의 먼지를 닦고 느슨한 부분은 조이고 기름을 새로 쳐주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오버홀 비용은 시계 가격의 10~15%가량이다.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로 소홀히 했다가는 시계가 멈추게 될 경우, 더욱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할 수 있으니 정기적으로 오버홀 서비스를 받는 게 좋다.
파텍필립·롤렉스 등 투자가치 높아
고급 시계는 재테크 가치도 높다. 부피도 작을 뿐 아니라 손목에 차는 액세서리이기 때문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그 가치를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 재테크로서의 최대 이점이다. 남자가 시계에 열광하는 이유는 여럿 있겠지만, 그중 보관이 쉽고, 제품 목록이 확실하다는 점도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진품’으로 확인만 되면 가치에 따라 시세가 형성되기 때문에 중고 시장에서 언제든지 현금화를 할 수 있다. 2012년 크리스티 경매 당시 고든 베틴 콘티넨탈 에어라인 최고경영자(CEO)가 소장해 온 파텍필립과 롤렉스, 바쉐론 콘스탄틴 등은 예상가의 2배를 훌쩍 넘는 가격을 기록했는데 이 일례만 봐도 재테크로써의 매력을 가늠할 수 있다. 현재 서울 시내에 중고 수입 시계를 취급하는 매장은 100곳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오픈마켓과 시계 커뮤니티를 통한 거래도 부쩍 늘었다. 2차 시장이 안정적으로 형성되면, 1차 시장에서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품 가격 9000만 원 수준인 ‘파텍필립 월드타임 5131’의 중고 시세는 1억5000만~
2억 원대에 형성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레게, 오데마피게, 바쉐론 콘스탄틴 등의 브랜드도 연간 얼마 생산되지 않은 모델은 중고 가격이 신제품 가격을 뛰어넘는 일이 다반사다. 시계는 증여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익명을 요구한 시계 마니아 K씨는 “럭셔리 시계가 증여 수단으로 이용되면서 유명 장인이 만든 한정판으로 만들거나 특별 주문 제작한 시계는 부르는 게 값”이라고 귀띔했다.
나원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