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자녀 사랑의 기술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최고의 ‘쌍방향’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요. 남녀 간 사랑이 아닐까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길게는 50년, 60년간 어느 한 쪽이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한 집에서 아침저녁으로 얼굴 보며 사는 사이니, 이런 운명적인 사랑이 또 어디 있을까요. 그렇다면 최고의 ‘일방향’ 사랑은 뭘까요. 너무 쉬운 질문입니다. 당연히 부모의 자식 사랑입니다. 몇 발자국 앞서 도로를 건너는 자식이 달려오는 트럭에 부딪힐 위기에 처하자, 자식을 밀어내고 본인이 죽음을 맞이하는 게 부모의 자식 사랑입니다. 한 마디로 목숨을 던지는 사랑이지요.

남녀의 사랑이건, 부모자식 간 사랑이건 사랑은 저절로 숙성되거나 성장하지 않는 게 이치입니다. 노력이 필요합니다. 기술이 요구됩니다. 오래 산 부부들이 평소 행복하지 않거나, 더 나아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혼하는 것은 두 사람의 노력과 사랑의 기술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사랑의 기술은 면허증을 발급받는 것은 아닐지라도 저절로 익혀지는 것도 아니라서 학습과 실천의 반복이 필요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갓 사랑에 빠진 연인과 5년 차 부부의 사랑 방정식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열정은 순간이고, 이 열정이 사그라진 자리를 채울 또 다른 뭔가를 찾아내는 노력이야말로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의 도리로 여겨집니다. 사랑에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요구된다는 뜻입니다.

부모의 자식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의 인품과 삶의 방식은 부모와 함께 사는 미성년 시절에 거의 결정이 된다고 보면 되는데, 이 과정에서 부모의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부모의 삶의 태도와 가치관, 생활습관 등이 자녀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어떤 방식으로 교육을 하느냐에 따라 자녀의 인생은 180도 달라집니다. 그런 면에서 2014년 12월 내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머니가 2015년 신년호 ‘빅 스토리’ 테마를 ‘돈이 아닌 자격의 대물림 2015 교육·상속 플랜’으로 잡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우리는 ‘빅 스토리’에서 교육과 상속 플랜으로 나눠 자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설계해봤습니다.

머니는 2015년을 맞아 일부 콘텐츠를 개편했습니다. 수명이 길어지고 노령층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환경을 감안해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 지면을 신설했습니다.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개척한 분들의 이야기를 담은 ‘세컨드 액트(Second Act)’와 라이프스타일을 컨설팅해주는 ‘라이프스타일 디자인(Lifestyle Design)’ 등은 제2의 인생을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정보가 될 것입니다. 이밖에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의학과 교수의 ‘하우 투 엔조이 라이프(How to Enjoy Life)’, 오경아 가든 디자이너의 ‘가든 앤 휴먼(Garden & Human’ 등은 여가 후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지침서 역할을 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지구의 공전과 자전을 멈출 수 없듯이 시간도 인간의 의지로 잡을 수 없습니다. 알뜰한 주부는 하루도 빠짐없이 꼼꼼하게 가계부를 기록합니다. 가계부를 통해 어제와 오늘을 확인하고 내일을 계획합니다. 머니는 독자 여러분들의 충실한 ‘가계부’가 되겠습니다. 2015년 을미년 새해, 행복하십시오. Happy New Year!


편집장 권오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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